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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5 | 문화현장
모악재의 변신, 유휴열 미술관 개관
지역 문화 예술에 작은 보탬 되고파
김하람(2020-05-12 19:45:09)

모악재의 변신, 유휴열 미술관 개관
지역 문화 예술에
작은 보탬 되고파




2000년대 초반 중단됐던 ‘전북청년미술상’도 부활
“구이 허허벌판에 땅을 파고 살림집과 작업실을 지은 지 33년. 10년 뒤에 갤러리를 짓고 다시 20년 뒤에 수장고를 지었습니다.”

모악산 자락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수많은 작품을 남긴 작가 유휴열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미술관을 개관했다. 2000년에 열었던 ‘미술관 모악재’의 내•외부 시설을 정비해 ‘유휴열미술관’(관장 유가림)으로 재개관한 것.

처음 자리 잡았을 때 논과 밭 사이에 감나무와 깨죽나무, 팽나무만 덜렁 있던 곳에 봄이 올 때마다 나무와 꽃을 심어 지금은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고 있다.

작가는 “해를 거듭할수록 작업실과 수장고에는 작품이 쌓여 갔다”며 “이제는 우리 가족만의 작품으로 국한시키기보다는 그림을 좋아하고 나무와 꽃과 바람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이곳을 미술관으로 새롭게 오픈한다”고 밝혔다.

작가는 미술관 운영을 위해 ‘사단법인 모악재’를 꾸렸다. 사단법인 모악재는 전북지역의 문화예술이 고유의 개성을 가지고 뻗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고, 나아가서는 그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문화단체를 표방한다.

미술관 개관과 함께 주목되는 것은 ‘전북청년미술상’의 부활이다. ‘전북청년미술상’은 지역의 청년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하여 청년들의 창작의욕을 높이고 융성한 지역문화예술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이 상은 1990년, 작가가 사비를 들여 제정, 2000년대 초반까지 운영되면서 전북미술의 독창성과 지역성, 개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해 왔다. 상금 마련이나 전시 및 기타 비용까지 사비로 진행하다 보니 부담이 커져 아쉽게도 중단됐었다. 역대 전북청년미술상 수상자는 임택준(서양화), 강용면(조각), 이반(설치미술), 유경상(도예), 고 지용출(판화), 이철규(한국화), 홍선기(서양화), 차유림(서양화), 고보연(설치미술), 이정웅(서양화) 작가 등이다.



작가는 미술관을 개관하면서 늘 마음에 두고 있던 이 상을 부활시켜 미술관의 중요한 사업으로 이끌어 갈 계획이다. 원활한 운영을 위해 ‘전북청년미술상운영위원회’를 별도로 조직하고, 45세 미만의 청년작가들을 대상으로 매년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작가를 선정해 일정 상금을 수여, 유휴열미술관에서의 전시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유휴열미술관은 1년에 네 차례 기획 전시를 진행한다. 오픈과 함께 미술관에서는 작가의 최근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미술관 한편에는 작가의 아트상품 판매와 함께 관람객들이 쉴 수 있는 카페 ‘르 모악’도 문을 열었다.
미술관은 작가의 딸인 유가림 씨가 맡아 운영한다. 유 관장은 “평생을 이곳에서 작업만 해온 유휴열 작가와 또 다른 많은 작가들의 공간뿐만 아니라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정서적인 재충전과 진정한 휴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고, 오래오래 세월이 흘러 그림뿐 아니라 다른 예술 문화의 장소로도 성장,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유휴열은 정읍 출생으로 전주대학교 미술교육과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500여 회의 단체 및 초대전, 개인전을 진행했으며 현재까지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82년 벨기에 국제 회화전 특별상, 1986년 예술평론가협회 제정 최우수 작가선정 최우수 작가상, 1997년 MANIF 서울 국제 아트페어 대상, 1999년 목정문화상, 2008년 전북대상, 2016년 제1회 한국작가상, 2019년 제1회 전북예술대상 등을 수상했다.
김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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