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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8 | 연재 [안봉주의 생태사진]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
도화정(2018-08-30 10:55:43)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안도현 시 '사랑' 전문


매미는 느릿느릿 자신의 몸을 밀어낸다. 까만 눈, 투명한 초록빛 날개, 그것이 무엇이든 생명의 탄생은 신비롭다.
매미가 빠져나온 곳에는 또 다른 매미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다.

매미가 벗어놓은 허물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노라면 안쓰럽다.

빛도 들지 않는 어둡고 단단한 땅 속에서 자신을 키우느라 속으로 얼마나 깊은 울음을 삼켰을까.


매미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여름이라고, 뜨거운 여름이라고, 악을 쓰며 외치는 것 같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짝짓기를 위한 것. 울음소리가 더 큰 수컷이 짝짓기를 더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매미들은 더 큰 소리로 운다.


안도현 시인은 여름은 매미가 울어서 뜨거운 것이라고 했다.
땅 속에서 7년을 버티다가 세상으로 나와 겨우 2주를 살다가는 매미.

그 고단한 일생에 울음마저 토해낼 수 없다면 너무도 억울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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