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호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8.8 | 기획 [여성, 영화로 만나다]
왜곡과 편견을 바로잡는 통로
인터뷰_노현정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2018-08-30 11:04:25)



조금더거슬러올라가면강남역살인사건이일어난 2016년즈음일까? 그끔찍한사건이비로소사회적이슈로떠오르기전까지여성문제는우리사회에서늘변방, 그것도끝자락에있었다. 주목받지못했던우리의문제, 왜곡된성문화의현실또한그러한여성문제와맞닿아있었다.
"10년째됐을때다들놀라더라. 그렇게오래됐냐고. 10년이나지속해온영화제인데, 이런영화제가있다는걸모르더라. 그만큼관심이없었다는것을반증하는것아니겠는가."
하지만올해, 상황은달라졌다. 더이상여성문제는시야밖의문제가아니었고, 이시대우리가해결해야할과제로눈앞에던져졌다. 변화의조짐이두드러진분위기속에서진행된열두번째전북여성인권영화제. 미투이후처음치러진여성영화제는우리사회에무엇을전했을까. 전북여성영화제를줄곧주관해온노현정전북여성단체연합사무처장을만났다.


영화제를시작한계기가궁금하다
사람들이페미니즘, 페미니스트라고자신있게말하기시작한지가얼마되지않았다. 한 2년됐나? 그전까지페미니스트라고하면사람들은왜곡된시선을던졌다. 기가센여자, 사나운여자, 자기밖에모르는여자라고당연하단듯이왜곡했다. 여성운동하는사람으로서그런왜곡들을바로잡고싶었는데, 영화가가장사람에게다가가기쉬울것같았다. 페미니즘은당신들이얘기하는그런게아니다, 라는말을영화를통해서쉽게전달하고싶었다.
영화는여성문제를알리는데에도효과적이다. 전북지역대학두곳에서미투운동이있었는데, 알고있었나? 개막작'헌팅그라운드(감독커버딕)'는미국을배경으로하지만, 대학이라는공통분모안에서우리는어떤지다시한번생각하게한다. 영화의적나라함을통해관객들은피해자의고통이이정도였구나, 가해자와대학이저런방식으로피해자를보호해주지않는구나, 하고이해하게된다. 그런감정이입과역지사지는영화의강점이라고생각한다.


올해영화제에서특별히눈에띄었던점은?
관객층이많이달라졌다. 기존에는전북여성단체연합회원들이많았다. 우리회원들을포함해서회원단체활동가, 시민사회활동가등이절반을차지했다. 관객층은작년부터조금씩바뀌기시작했는데, 올해에는 70%가일반관객이었다. 그만큼일반인들도관심을갖기시작한거다.
중년여성관객이많아진점도눈에띈다. 이런중년관객상승은여성영화제기획자로서무척고무적인일이다. 가부장문화에젖어있는기성세대에도새바람이불고있다는뜻이니까.


영화선정에고심했을듯하다. 어떤기준으로선정된영화들인가?
여성이라는큰주제안에서 4가지세부적인주제를정했다. 여성인권, 여성노동, 성소수자를포함한다양한가족의형태, 전북지역여성감독의영화, 이렇게 4가지주제를가지고영화를선정했다. 예를들어'내차례(감독김나경)'라고하는영화는여성노동에해당된다. 간호사들은임신을할때에도순번이있다는사실, 알고있었나? 순번이아닌데임신하게된간호사의고통스러운상황과그런고통을야기한사회구조문제를적나라하게드러낸작품이다.
전북지역여성감독의영화라는주제는올해처음으로구성해본주제다. 여성영화라고할수는없지만, 지역에어떤여성감독들이있는지조명해보고싶었고, 그여성감독들이어떤주제로영화를만드는지보고싶었다.


지난해와다른점이있다면?
모든영화에 GV를마련했다. 개인적으로여성영화제의가장큰매력은 GV라고생각한다. 11회때는개막작과폐막작에만 GV를편성했는데, 그러다보니다른영화에도 GV를편성해달라는요구들이생기더라. 삶의문제다보니영화를보고나면당연히질문도생기지않겠나? 그래서올해부터모든영화에 GV를편성했다. 영화에서해결하지못한의문들을서로의사고를교차시켜푸는거다. 그런시간을이번엔더확대했다.


이번영화제가갖는특별한의미가있다면?
이번에상영된영화중 9편은다른영화제를통해서이미검증을받은영화다. 더욱이예산에서독립된독립영화들이기때문에기존의상업영화가다루지않은주제들이대부분이다. 특히, 여성의삶을주제로담은영화들은나는어땠지, 하고한번더자신을돌아보게한다. 생각할거리를던져준다고할까. 그런고민을해볼수있다는것만으로도영화제에오는의미가있지않을까생각한다.


진행이빡빡했다는지적이있다. 좀더여유를둘수는없었나?
우리도그러고싶었지만, 안타깝게도예산이부족했다. 우리여성영화제예산이얼마인것같나? 천만원이다. 천만원으로영화제를한다. 굉장히열악한거다. 타임테이블을보면알겠지만, 지적한대로각회차별간격이짧다. 관객들에게휴식시간도주고, 개막식에참석하지못한사람들을위해개막작도한번더상영하고싶었지만, 그럴예산이없었다. 여유를두려면극장을하루더대관해야하는데, 사실대관비가만만치않다. 전체예산의 7~80%가대관비로빠진다. 그러니이틀동안빡빡한일정으로진행될수밖에없다. 관객들에게미안할따름이다.


항상예산이문제다. 해결할방법이있는가?
여성영화제는전라북도의지원을받아진행된다. 우리가제안해시작된영화제다. 처음엔삼백만원예산으로시작했다. 삼백, 오백, 그리고천오백만원까지지원금이늘어났지만올해는다시깎여천만원으로영화제를진행했다. 개막식때부지사가참석했는데, 올해가처음이다. 여성영화제에그만큼관심이없다는증거다. 성평등을주제로 12년동안영화제를했는데, 11회까지단한번도지사와부지사가오지않았다면알만하지않은가. 그냥조그만행사정도로치부되는것같다. 예산문제도그렇고여성영화제가나아지려면도나시가더많은관심을가져주어야한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