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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 | 연재 [권하는 책]
다시 읽는 동화
(2019-11-15 11:14:27)

동화는 아이들의 전유물이다? 어른들이 읽기엔 시시한 책이다?
그동안 동화는 읽는 책이 아니었다. 읽어 '주는' 책이었다. 어른들에겐 그랬다. 그래서 자신을 위해 읽기보단 아이를 위해 읽어 주고 그 반응을 살피곤 했다. 하지만 동화엔 유통기한이 없다. 동화에도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여운을 남기는 감동이 담겨 있다. 아니, 오히려 우리가 삶에서 겪는 숱한 문제들에 대한 답을 더 쉬운 언어로 표현해 줘 보다 직관적인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편견을 버리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 아이와 어른의 공감 포인트가 다르듯 성장해서 읽는 동화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동화의 줄거리를 이해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 안에 담긴 숨은 암시와 의미까지 읽어 내고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면, 그동안 간과해 왔던 동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우리 시대 탐서가들의 세계 명작 다시 읽기
김응교, 김진애, 안미란 외 14명 (지은이) | 반비 | 2014. 05
<플랜더스의 개>, <비밀의 정원>, <어린 왕자>, <인어 공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서가 깊은 곳에서 '내 인생의 동화'라 할 작품들을 꺼내온 저자들은 오랜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그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화와 함께 성장했던 유년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어렸던 나와 다시금 마주하면서, 그때는 미처 몰랐던 새로운 감동과 교훈을 발견하는 과정을 글에 담았다. 동화를 읽으며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로 '시간 여행'을 다녀온 저자들은, 결코 '추억의 복원'만이 두 번째 독서의 유일한 매력이 아니라고 말한다.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12가지 방법
김인자 (글), 윤문영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12. 11
이 세상 모든 할아버지와 아이, 그리고 가족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힐링 그림책이다. 어찌 보면 단조롭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할아버지와 손자 민수의 일상생활 이야기가 많은 사람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고, 가슴을 두드린다. 이야기를 통해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사랑을 느끼고, 가슴 벅찬 감동에 젖어들게 될 것이다. 여기에 일러스트레이터 윤문영 작가가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하여 잔잔하고 서정적인 그림으로 새롭게 들려준다.



강물이 흘러가도록
제인 욜런 (지은이), 바버러 쿠니 (그림), 이상희 (옮긴이) | 시공주니어 | 2004. 06
칼데콧 상을 2번 수상한 바바러 쿠니가 그림을 그렸고, <부엉이와 보름달>, <토드 선장과 우주탐험> 등 다양한 색깔의 작품을 남겨, 미국의 안데르센이라 불리는 제인 욜린이 글을 쓴 그림책. 시적인 글과 그림은 삶의 터전인 고향이 사라져가는 과정과 남은 사람들 가슴에 오랫동안 남아있는 그리움을 잔잔하게 펼쳐 보인다. 이 그림책은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배경으로 한다. 그리움이 인간의 삶에서 무엇인지를 섬세하게 전해주는 그림책.



스갱 아저씨의 염소
알퐁스 도데 (지은이), 에릭 바튀 (그림), 강희진 (옮긴이) | 파랑새 | 2013. 02
<별>과 <마지막 수업>으로 유명한 알퐁스 도데의 아름다운 글에 에릭 바튀만의 강렬한 색채가 더해져 완성된 그림 동화이다. 알퐁스 도데의 <풍차방앗간에서 온 편지>에 담긴 우화가 원작으로, 어린이들이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작품이다.
다른 그림책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강렬한 색감 선택은 색에 민감한 프랑스 사람들이 에릭 바튀의 그림을 사랑하고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화의 맛을 잘 살려 표현한 그림들은 한 컷 한 컷이 단순한 삽화가 아닌 하나의 그림 작품으로 보이기에 충분하다.



할아버지의 이야기 나무
레인 스미스 (지은이), 김경연 (옮긴이) | 문학동네 | 2011. 12
레인 스미스의 두 번째 칼데콧 수상 작품으로,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이 책에서 작가는 개인의 역사이자 사회의 역사이기도 한 할아버지의 인생, 나이를 먹는다는 것, 잊혀 가는 추억, 그리고 가족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백발의 할아버지가 가꾼 푸른 정원이 있다. 어린 손자는 증조할아버지를 찾아 푸른 잎이 반짝이는 나무 사이를 걸어간다. 정원에는 다양한 모습으로 다듬어진 나무들이 가득하다. 모두 할아버지의 손에서 멋지게 변신한 작품이다. 손자는 할아버지가 정원 곳곳에 두고 간 물건들을 하나하나 주워 가며 할아버지가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는 기다립니다…
다비데 칼리 (지은이), 세르주 블로크 (그림), 안영 (옮긴이) | 문학동네 | 2007. 07
편지 봉투 모양의 조그만 그림책 속에 '기다림'을 주제로 인생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과 희로애락의 감정을 담담히 담아내었다. 케이크가 익기를, 크리스마스가 어서 오기를 기다리던 꼬마가 점차 성장하여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좋아요"라는 대답을 기다리고, 아기가 태어나서 자라기를 기다린다.
소박하고 단순한 그림 속에 유난히 두드러지는 빨간 끈은 매 페이지마다 등장한다. 이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배려와 감정적 연결을 상징하는 듯하다. 이것은 기다림이라는 이 책의 주제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삶의 끈'을 따라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 감동적인 순간을 인상적인 문장과 함께 포착해낸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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