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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 | 연재 [SNS 속 세상]
카카오 메일과 카카오 콘
카카오톡의 진화는 어디까지인가
오민정(2019-12-17 10:07:46)




얼마 전, 이용하고 있던 ‘카카오톡’에 새로운 기능이 생겼다. 바로 ‘@kakao.com’ 이라는 자체 메일 기능을 선보인 것이다. 처음에는 ‘새로운 서비스도 아니고 지금 가지고 있는 아이디만 해도 몇 개인데 귀찮게 무슨 메일을 또 만들어~’하는 생각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며칠 생각해 생각해보니 제일 많이 쓰는 메신저와 연동해서 메일을 확인하는 것도 꽤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딱히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연동된 메일을 하나 가지고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결국 나는 그렇게 새로운 메일 계정을 또 하나 만들게 됐다.


‘카카오톡’은 왜 하필 지금 메일 기능을 선보인 것일까. 뻔히 마케팅인 줄 알면서도 새 메일 계정을 만든 후에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 마치 뒷북을 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카카오는) 2014년에 이미 ‘다음(Daum)’을 인수했는데, 지금 꼭 별도의 메일이 필요했을까?”하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개인 메신저를 넘어 업무용 플랫폼으로 확장을 꿈꾸다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바로 플랫폼 내에서 많은 것들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앱(App)이 무거워졌다’라고 불만에 찬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서 검색은 물론 일정확인, 투자, 쇼핑, 결제, 커머스, 음식 배달, 웹툰부터 영화에 이르는 콘텐츠 시청, 심심풀이용 게임까지 가능한 ‘카카오톡’이 편리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편리함은 고객의 높은 충성도와 함께 체류시간의 증대를 가져왔다. 앱과 리테일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의 집계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8월 기준 한국인이 오래 사용한 앱 1위는 유튜브(460억 분)였으며, 그 다음으로는 카카오톡(220억 분)이 뒤를 이었다.

또한 이미 카카오 측에서 밝힌 것처럼 메일개설을 진행하며 진행하는 ‘아이디 통합’은 다음(Daum), 멜론(Melon) 등 카카오가 인수한 주력 플랫폼 이용자 데이터를 통합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전에 다음(Daum)이 파란(Paran)을 인수했을 때, 메일 서버를 받아 다음 서비스와 그대로 연동시켰던 것을 떠올려 보면 메일 서비스가 가지는 자물쇠 효과(Lock in effect)와 충성도는 매우 높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카카오톡’과의 연계로 인해 ‘카카오 메일’은 어떤 메일보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메일이 될 것으로 기대할 때, ‘카카오 톡’이나 ‘카카오 메일’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는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에 출시한 ‘카카오 메일’ 역시 이처럼 별도의 앱 설치 없이 기존의 ‘카카오톡’ 안에서 이용할 수 있다. 새로운 서비스이니 만큼 앱이 추가로 설치되거나 혹은 탭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가 싶었는데, 기존 ‘카카오 톡’안의 ‘더보기’ 창에 표시되고 메시지를 통해 메일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오히려 번거로운 장치 없이 추가 없이 메일 도착, 알림, 읽음 등을 카카오 톡 본연의 기능인 ‘톡 메시지’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있어 편리했다. 이러한 기능은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카카오톡’이 개인 메신저에서 업무용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통한 서비스 내 보상체계 ‘카카오 콘’
‘카카오 메일’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자체 코인인 ‘카카오콘’이 필수적이다. 이는 참여를 통해 간단히 적립 받을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카카오 서비스 안에서 카카오 콘을 이용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카카오 콘’은 ‘카카오톡’의 블록체인 코인이다. 많은 온라인 플랫폼들이 더 이상 플랫폼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독식하지 않고 사용자와 일정 정도 분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카카오 콘’도 그러한 흐름의 일환일 것이다. 특이할 점은 ‘카카오 콘’은 이더리움이나 이오스 기반이 아니라 ‘카카오톡’의 사이드 체인이라는 것이다.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는 특정 데이터에 가치를 부여해 교환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합의를 통해 데이터를 ‘화폐’적 가치를 부여해 정의하면 화폐이고, 포인트로 정의하면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카카오 콘’을 현금이 아니라 재산권을 보장받을 수 없는 단순 포인트라고 정의한 데 있다. 이용자들끼리 ‘카카오 콘’을 선물하고 서비스 결제에 사용할 수 있지만 환전 등 현금화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는 시범적으로 한정 이모티콘 구매나 멜론과의 연계를 통해 음원 구매 등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활성화에 성공한다면 순수한 플랫폼 리워드-플랫폼 내 사용으로 투기성을 배제한 블록체인을 통해 새로운 보상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얼마만큼 체감하고 있을까. SNS나 온라인 플랫폼, 메신저는 이제 단순한 특정 세대의 문화나 대중문화의 하위 구조가 아니라 문화서비스 영역이자 비즈니스 영역, 더 나아가 문화를 활용한 업무 플랫폼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 문화사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온라인 플랫폼과 SNS 기업들의 무한한 진화에 다시금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는 지점이다. _오민정 완주문화재단 정책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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