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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 | 기획 [기획]
동네 갤러리·전주
전주·서쪽
이동혁, 김하람(2020-04-10 10:36:04)

전주·서쪽




한숨 돌리고 가실래요
갤러리 숨



일상의 바쁜 틈 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해 주는 공간, 바로 삼성안과이비인후과병원 내에 마련된 ‘갤러리 숨’이다. 2013년 3월 개관한 갤러리 숨은 평소 그림을 좋아해 스스로 그림 공부까지 시작했던 정소영 관장이 지역 미술가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그들을 돕기 위해 문을 연 공간이다. 작가들에겐 자기 작품을 한숨 돌리며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공간, 관람객들에겐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자기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쉼터로, 이곳에서 이뤄지는 일련의 소통들은 이제 ‘숨’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의미를 갖게 됐다. 해마다 일곱 명의 작가를 선정해 릴레이 전시를 펼치는 ‘플랫폼전’과 새내기 작가를 응원하는 ‘두근두근전’도 8년의 세월과 함께 더욱 가다듬어져 이제는 갤러리 숨을 대표하는 기획 전시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플랫폼전은 그 이름처럼 전시장을 플랫폼으로 하여 작가와 관객이 서로 소통하고 다음 작품의 방향을 모색하는 전시며, 두근두근전은 미술대학 졸업 1년 차와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1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개인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후원전이다.
올해에는 이 두 기획 전시와 함께 공간을 지원하는 ‘공감공유전’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2017년부터 시범적으로 진행해 왔던 전시로, 그동안 플랫폼전이나 두근두근전 등 초대전 형식으로 이뤄져 왔던 전시에서 미처 손을 뻗지 못했던 작가들에게까지 손을 내밀고자 마련됐다. 초대전의 경우 작품 판매가 이뤄졌을 때 그 수익금을 갤러리 측과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공감공유전은 그러한 분배를 없애고 수익금 전액을 작가에게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 관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 가는 작가들에게 미약하나마 힘을 주고 싶었다”며 “갤러리 숨이 작가와 관람객 모두의 공간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전했다.
완산구 우전로 225    063.220.0177


아무나, 누구에게나 활짝 열린 공간
갤러리 아무



갤러리는 미술을 업으로 삼은 전업 작가나 평론가들만의 전유물일까. 2012년 10월 문을 연 ‘갤러리 아무’는 그 이름처럼 아무나,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카페를 겸한 전시 공간이다. 비전공자들에게도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 공간을 열게 됐다는 이원경 대표는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초심을 잃지 않은 채 대관료와 작품 판매 수수료 일체를 받지 않고 있다.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 온 이 대표에게 남편이 직접 건물을 짓고 선물해 줬다는 이 낭만적(?)인 공간에서 그는 오늘도 커피를 내리고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회화, 테라코타, 도자기, 사진, 의류 등 그간 열어 온 전시만도 100여 회를 훌쩍 뛰어넘는다. 거기다 2015년부터는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장학기금전에까지 손을 뻗어 봉사의 의미도 더하고 있다. 해마다 40여 명의 작가들이 갤러리 아무가 진행하는 ‘콩나물장학기금전’에 참여하고 있으며, 판매 금액의 50%는 작가에게, 나머지 50%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달에는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가 마련한 연중기획 ‘릴레이전’의 일환으로 수채화분과 회원들의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완산구 소태정3길 18-1     063.244.0240


갤러리의 생존을 고민하는 대안화랑
공간시은



국립전주박물관 인근, 골프연습장 뒤편으로 난 오솔길의 끝에 싱그러운 정원을 품은 갤러리가 한 곳 있다. 바로 채영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공간시은’이다. ‘지역의 대안화랑’이란 정체성을 가진 공간시은은 비영리 대안공간과 상업 갤러리의 경계를 넘나들며 지역에서의 지속적인 운영과 생존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는 곳이다. 갤러리 바로 옆에 형제처럼 자리 잡은 ‘더오챠드’라는 카페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긴 하지만, 엄연히 카페와는 분리된 전문 전시 공간이다. 지역 갤러리의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는 실험적인 정신에 맞춰 개관전 역시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작업들로 우리나라 전위미술의 흐름을 이끌었던 원로작가 이건용의 초대전으로 치러졌다. 그 외에도 전북 지역 미술대학 석사, 학부생들과 ‘여기서, 지금’(2016), 청주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들과 ‘낯선 출발’(2018), 전북, 서울 지역의 젊은 작가들과 ‘사물_전시’(2016), ‘지인잔치: 서울에서 왔습니다’(2019) 등을 열며 우리 지역과 타 지역 작가들을 연결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스터디와 강연으로 이뤄진 미술 교육 프로그램 ‘But, Is it Art?’, 카페 공간과 연계한 플리마켓, 하우스 콘서트 등도 새롭게 꾸릴 계획이다.
채 대표는 “중앙과 지역으로 양분된 채 여전히 수직적으로 흐르는 미술 시장의 자본 이동이 ‘수평적이고 동등한 지역 이동’으로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에게 양질의 전시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완산구 한절길 32-30     063.282.1153


시류의 정곡을 찌르는 미술관
누벨백미술관



2013년 10월 전주 신시가지에 문을 연 ‘누벨백미술관’은 과학적 진보의 한계 속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공감적 사고와 심미적 감성에 함께 발맞추고자 마련된 미술 공간이다. ‘누벨백’이란 말엔 ‘새로운 물결’이란 뜻이 담겨 있으며, 회화, 조각, 사진, 미디어아트 등 특정 장르와 유파에 얽매이지 않는 전시를 활발하게 펼쳐 나가고 있다. 전주에 단 세 곳 있는 전라북도 인준 제1종 미술관이기도 하다.
독보적인 두 예술가를 조명하며 끈끈한 우정과 작품 세계를 보여 주는 ‘거장전’, 신예 작가들을 지원하는 ‘발돋움전’, 그 해 사회 이슈를 주제로 펼치는 ‘사회참여 특별전’ 등 해마다 특별한 기획전을 선보이고 있으며, 그 외에도 20여 회의 개인전을 꾸준히 열고 있다. 최영희 관장은 특히 뜻깊었던 전시로 지난해 개최했던 ‘다시 이는 독립물결전’을 꼽으며, “‘NO아베운동’이 한창일 때 각계 지도자와 작가, 학생 등 총 75명이 모여 글과 예술 작품을 통해 시대를 대변하고 극일을 관철시켰다”며 “자라나는 세대에게 역사의 본질과 통찰, 애국심을 일깨워 준 의미 있는 전시였다”고 말했다.남다른 재능과 열정이 있음에도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미술학도들을 지원하는 ‘미술로 배우는 Dream Together’ 프로그램도 5년째 진행 중이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하는 사회 공헌 프로그램으로, 미술에 재능 있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실기 교육을 제공하고 다수의 국립대 미술학과 입학생들을 배출해 왔다.
최 관장은 “순수한 작가들과 함께 정성스럽게 감동과 휴식의 공간을 만들어 관람객들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설렘과 감동이 자리하길 희망한다”며 “시류의 정곡을 찌르는 예리한 전시를 지속적으로 기획해 세상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는 미술관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완산구 홍산북로 29-5     063.222.7235


지역 미술 시장의 선순환을 꿈꾼다
서신갤러리



“무릇 세상의 모든 것은 쓸모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 서신동에 새로이 전시 공간을 열면서 바라는 것은 이 공간이 선하게 여러분께 쓸모 있게 되는 것입니다.”
1997년 박혜경 대표가 ‘서신갤러리’의 첫 문을 열며 밝힌 개관 인사말이다. 선하게, 그리고 쓸모 있게. 서신갤러리의 이러한 개관 정신은 그로부터 2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한 의미를 품고 있다. 지역의 건강한 미술 문화 발전과 주민들의 예술 향유를 위해 걸어왔던 시간들이 이제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록이자 유산이 됐기 때문이다. 서신갤러리가 처음 문을 열었던 1990년대 당시를 떠올리면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해진다. 당시 서신동은 지금의 신시가지와 같은 위상을 지닌 곳이었다. 전주에서 가장 많은 인구수를 자랑하는 곳이었고, 명실상부 전주 상권을 대표하는 중심지였다. 그러나 동시에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들이 터무니없이 적어 주민들의 갈증 역시 큰 곳이었다. 서신갤러리는 그런 목마름 속에서 탄생한 우물과 같은 곳이다.
예술 향유와 더불어 작품 판매를 통한 미술 시장 활성화라는 화랑 본연의 역할에도 충실히 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화랑협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지난 2002년부터는 ‘화랑미술제’에 참여하며 우리 지역 작가들을 수도권에 알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으며, 독일의 ‘쾰른 아트페어21’, 미국의 ‘코리안 아트쇼’, 스위스의 ‘스코프 바젤 아트페어’, 싱가폴의 ‘어포터블 아트페어’ 등 다수의 유명 해외 아트페어에 참여해 크고 작은 성과들을 일궈 왔다.
완산구 서신로 38     063.255.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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