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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 | 연재 [SNS 속 세상]
시대의 욕망을 반영하다
욕망과 기회의 땅, SNS
오민정(2021-01-06 11:07:23)

욕망과 기회의 땅, SNS

오민정 편집위원



2020년을 돌아보며 재택근무 말고도 직장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키워드가 있다면 아마 ‘N 잡러’였을 것이다. 한 사람이 하나의 직업을 갖는 게 아니라 n개, 말 그대로 여러 개의 직업을 갖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유의할 점은 n개는 ‘직장’이 아니라 ‘직업’을 지칭한다는 점이다. 직장과 직업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직장은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곳, 일터를 의미한다. 그에 반해 직업은 개인이 사회에서 생활을 영위하고 수입을 얻을 목적으로 한 가지 일에 종사하는 지속적인 사회활동, 말 그대로 ‘일’ 이다. 그렇기 때문에 ‘N 잡러’와 함께 SNS를 함께 뜨겁게 달궜던 키워드가 ‘직장인 부업’과 ‘재테크’였던 것이 한편으로 이해가 가기도 했다.


요즘 SNS에는 ‘돈 버는 법’이 넘쳐난다

유튜브를 보다 보면 유난히 자극적인 제목의 재테크 정보가 많다. “스마트 스토어로 월 천만 원 매출 올리는 방법”, “사업, 0원부터 시작하는 방법”, “직장인 부수입 월 6,000만 원 만든 얘기”,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부자 되는 법” 등. 영상을 보면 알고리즘이 비슷한 내용을 추천해 주기 때문에 몇 번 유사한 영상을 찾아봤더니 피드가 온통 재테크와 마케팅 관련 영상들로 채워졌다. 지나가던 동료가 우연히 그 피드를 보고 “예전에는 안 그러더니 요새 돈에 좀 관심이 생겨?”라고 친히 농담을 건넬 정도로 말이다. 


한편으로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과 경제문제를 반증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한번 그렇게 검색을 하고 났더니, SNS로도 “재테크”,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부업” 등을 자기소개로 적은 사람들에게서 하루에도 열댓 건씩 친구 신청이 쏟아졌다. 비록 삭제하며 ‘개인 정보가 대체 어디서 새는 거냐, 귀찮게 괜히 검색했다’고 짜증을 좀 부리긴 했지만, 어쩐지 이러한 내용들이 사람들의 생존에 대한, 돈에 대한 절박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해졌다.


시대의 욕망을 반영하는 SNS

몇 번 그런 주제에 대해 검색을 했더니 온라인 강의 정보도 쏟아졌다. ‘클래스 101’이나 ‘패스트 캠퍼스’ 같은 취미나 자기계발 중심의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인스타그램 비즈니스계정(마켓)’ 만들기,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만드는 법과 매출 올리는 법, 아마존 어필리에이트나 쿠팡 파트너스와 같은 ‘어필리에이트 마케팅’ 등의 수많은 강의들이 업로드 되고 있었다. SNS를 이용한 마케팅이 단지 몇몇 상품과 기업의 “광고”를 돌리는 수준이 아니라, 개인들이 직접 SNS를 통해 물건을 사고팔고, 수익을 창출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를 하는 이유가 ‘좋아서’가 아니라 ‘마케팅을 위해서’인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게 조금은 서글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 SNS의 지형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확장시킬 것인지 기대가 되기도 했다. 어쩌면 이러한 흐름이 SNS가 사람들이 ‘욕망’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키우는’ 법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해야 한다!”고 부르짖었던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SNS가 기회의 땅이기도, 욕망의 땅이기도 하겠지.


SNS를 통한 유통의 디지털 전환•성장과 더불어 준비해야 할 것들

SNS는 온라인 마케팅에서 여전히 기회와 욕망의 땅이다. 자본금이 없이도 SNS를 이용한 어필리에이트 마케팅부터 시작해서 스마트 스토어와 온라인 상거래로 확장되는 사례들을 우리는 유튜브를 통해서 매일같이 보고 있다. 영상을 보다 보면, 어쩌면 나 같은 게으름뱅이도 해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심어주기도 한다. 누군가는 벌써 너도나도 뛰어드는 SNS 마케팅이 이미 ‘레드오션’이 된 것은 아닐까 걱정하기도 하지만 시장을 전망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시장 확장의 ‘초기 단계’일 것이라 예상한다. 실제로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유통업계의 디지털 전환과 더불어 온라인 상거래 시장도 비약적인 성장을 했으니, 그 분야에 전문가가 아닌 내가 생각하기에도 앞으로도 이쪽 시장의 전망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그에 대한 부작용도 있다. SNS 계정에 대한 거래 및 양도차익과 어뷰징에 대한 문제와 규제의 문제 등이 최근 논의선상에 오르기 시작했다. 아마 이것 외에도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사각지대의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다. 

SNS를 통한 유통의 디지털 전환시대, 산업의 비약적 성장과 더불어 규제의 공백과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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