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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 | 연재 [벗에게 시간을 묻다]
모항 박형진 시인께
이현배(2021-02-03 13:53:18)

벗에게 시간을 묻다


모항 박형진 시인께


안녕하세요.

옹기장이 이현배입니다.

 

오랫동안

선생님이 그리웠습니다.

 

1996

예사랑 유명상 선생께모항/농부/시인으로 소개를 받았습니다만 그간 뵙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좁게 살기에 부안이 멀어서일 것이고, 탓을 하자면 땅이 무조건 서울로만 향하는 탓인가 합니다.

 

하여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

그런데 막상 펜을 들었습니다만 편지를 쓰는 것이 어렵습니다. 며칠 첫눈이 듯한 것과 같습니다. 이제 첫눈을 애타게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눈발이 글발이 수도 있겠다 싶었던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엉터리랍니다)

 

제가 엉터리인 것은 눈발 글발만이 아니라 일로도 그렇습니다. 지금 야외번조(노천소성) 질그릇들을 꺼내고 있는데 거의 갈라져 나오고 있습니다. 지역의 소모임들과빗살무늬 토기의 이해와 해석으로햇살무늬질그릇 작업하였는데 선사인의 마음으로 거칠게 구워보자고 것이 이렇게 되었습니다.

 

비록 엉터리 옹기장이지만 옹기장이의 자격에서 질그릇의 시작인 신석기시대를 의념 하게 되고, 신석기시대를 상징하는 햇살무늬 질그릇(빗살무늬 토기) 원시반본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신석기시대가 농경의 시작으로, 시적 상상력으로 상징되는 생각의 탄생으로도 읽히기에 농사꾼 못된 옹기장이로 선생님(농부시인) 그리웠을 것입니다.

 

이번 작업을 통해 공부한 것은 다시 인용했던 「녹색세계사」(클라이브 폰팅, 1995. 심지출판) 통해 질그릇을 반성문으로 읽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옹기장이로 질그릇의 탄생을위대한 문명의 시원으로 자부하여 왔는데, 코로나19 인하여 전혀 다른 형식으로 작업을 하게 되면서 행간의 의미를 반성문으로 읽을 있었습니다.

 

“<인류 역사의 99퍼센트> 인류가 출현한 이래 200 동안 최근 2000~3000년을 제외하고 인간은 수렵에 의존해 왔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작은 규모의 기동성 있는 집단을 이루며 살았다. 그것은 인간이 채택한 생활양식 가장 성공적이고 유동성 있는 방법일 아니라, 자연 생태계에 피해를 가장 주는 방법이기도 했다. 이러한 생활 방식으로 인간은 지구상의 모든 생태계로 퍼져 나갔을 아니라, 기후가 좋은 곳은 물론이고 북극지방, 빙하시대 유럽의 툰드라 지대, 오스트레일리아의 남아프리카의 메마른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있었다.”

 

“<최초의 대전환신석기 혁명> 지금부터 1 2000 전에 인간이 식량을 얻는 방법이 몇몇 지역에서 갑자기 변화했다. 그것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기본적인 전환을 가져왔으며, 이후에 인류역사가 이룬 모든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 인간이 먹을거리를 구하는 새로운 방식은 작물을 기르기 위해 밭을 만들고 가축을 먹이기 위한 초지를 만들기 위해 자연 생태계를 심각하게 변화 시키는 것을 기초로 했다. 식량 생산에 잉여가 생겨나자 인간 사회는 안정되고 복잡한 계급사회로 발전해 갔고, 우리가 웅대하게도문명이라고 부른 모든 요소가 생겨났다. 또한 채집, 수렵 생활에서 지켜졌던 제약이 사라지면서 훨씬 빠른 속도로 인구가 증가할 있게 되었다.”

 

저는 근래 몹쓸 두통을 얻었습니다.

간헐적으로 왔던 두통이 이제는 툭하면 옵니다.

양의에서는 원인을 모르겠다고 하고, 한의에서는 소화 흡수의 문제(비위)라고 합니다.

좁게 살아온 내력으로 이러한 지경을 얻었지 싶습니다.

 

하여

투가리(뚝배기)에다 현미를 앉혀

가스레인지의 제일 작은 크기의 불에다 이삼십분 맡긴답니다.

그렇게 지은 밥과 조선간장으로 속을 주요하게 달래며 살고 있습니다.

 

삶이

옹색하여 또한 옹색합니다.

 

이만큼이

사는 삶이기에 또한 이만큼입니다.

 

부디

옹색한 편지를 받아주시기를 바라며

 

2020.12.15.

옹기장이

이현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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