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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 | 연재 [장영란 김광화의 밥꽃 마중]
대추꽃
(2017-09-19 10:42:13)



한가위가 돌아오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과일은?

나로서는 풋대추다. 대추나무에서 붉어지는 풋대추를 한 바가지 따다가 제사상에 놓을 걸 가리면서 한 입 먹어보는 맛. 아삭 씹히면서도 진한 단 맛. 추석의 맛이다.


우리가 처음 귀농했을 때, 사람마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조언을 해 주었다.

그 말에 끝에 대추나무를 백여 그루 심었다. 과연 성공했을까?

우리 농사는 가짓수가 많다 보니 쉽지가 않았다. 대추나무를 길러보니 가시나무더라. 가지에 드문드문 가시가 달렸는데 이게 어찌나 가늘고 긴지, 한번 박혀 보기 전엔 그 위력을 알기 어려우리라.


대추나무 잎은 작지만 반닥반닥 빛이 난다.

그 잎 겨드랑이에서 아주 자잘한 꽃이 핀다. 연두빛이라 눈에 잘 뜨이지도 않는다.

꽃은 아주 많이 피는 데, <산림경제>에서는 "막대기로 가지 사이를 두드려서 다닥다닥 핀 꽃을 털어 주면 좋다"고 할 정도다. 시기는 하지 무렵, 그러니까 온갖 과일나무에 꽃이 다 피고 진 다음, 맨 마지막으로 핀다.

대신 한번 피기 시작하면 거의 한 달 가까이 핀다.

먼저 핀 꽃에서 열매가 제법 굵어지는데 그 곁에서 새로 꽃이 피어난다.


꽃 한 송이를 들여다보면, 푸른 꽃잎은 5갈래로 갈라지고 갈라진 꽃잎 사이로 수술이 하나씩 모두 5개.

그런데 막 피기 시작한 꽃에는 암술과 수술 사이에 노란 즙이 보인다. 그 노란 즙을 먹으려고 벌과 개미가 많이 모여든다. 시간이 지나 노란 즙은 사라지고 암술머리가 두 갈래로 갈라진 게 사람 눈에 보일 때면 꽃가루받이가 끝났다. 
꽃말은 '처음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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