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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 | 특집 [우리가 꿈꾸는 세상, 축제가 되다 ③]
청년들의 짧은 외침, 축제를 만들다. 'YOLO.와.청년'
이정우(2017-09-19 10:56:18)



요즘 다양한 매체에서 'YOLO(욜로)'라는 단어가 유독 많이 등장한다. 이쪽으로 오라는 말의 '요리로'의 준말인가 싶기도 한 이 단어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따서 'YOLO(욜로)'라고 부른다. 현재를 즐기며 사는 태도를 일컫는 신조어로 오늘을 즐기라고 인용되는 라틴어 '카르페디엠(Carpe Diem)'과 유사한 표현이다.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막연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를 억압하기보다는 오늘에 집중하려는 태도가 20대, 30대를 중심으로 자리 잡으며 'YOLO'는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미래를 위해 투자했던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삶의 방식이다. 높은 이자와 물가상승률을 경험했던 고성장기가 막을 내리고, 저금리·저성장·저물가가 일상이 되는 시대의 새로운 소비 풍속과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래 또는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한다는 것이다. 즉, 아끼고 모아 부자가 되는 시대는 지났고,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고 삶을 즐기는 이른바 '욜로 라이프'가 반영되고 있다.
 'YOLO'의 중심에 서있는 청년들에게 'YOLO'는 어떤 의미일까. 청년들이 만든 공간에서 청년들과 만나고 청년들과 이야기하는 축제가 펼쳐졌다. 전주에서 도내 2030 세대들이 소통하는 청년주간 축제로 전북지역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 낸 '2017 청년Week 지역축제'가 지난 21일(월)부터 26일(토)까지 구 KT&G(전주 객사2길)에서 펼쳐졌다. 지난해에 열렸던 첫 번째 축제가 청년들이 현재의 바램을 보여주는 첫 무대였다면, 올해 두 번째 축제는 'YOLO.와.청년'을 주제로 14개 시·군의 숨어있는 청년들의 재능을 발견하여 공유, 소통하고 청년단체들이 준비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자발적인 참여와 소통을 통해 연대를 강화하고 스스로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과 경험을 통해 역량을 높인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청년과 '욜로'의 밀접한 관계를 잘 보여주는 이번 축제는 '청년은 소비를 통해 여가와 휴식을 즐기며 소통 한다'를 모티브로 기획되었다. 자신의 인생에 주인공으로 현재를 즐기려는 청년들에게 소통, 소비, 여가, 휴식이라는 4가지 테마와 10개의 프로그램 안에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녹여 낸 축제였다. 특히, 올해는 뻔한 형식의 화려한 행사나 이벤트를 벗어나 지역청년들의 자연스런 만남, 마음을 여는 소통을 즐기는 데 의미를 담았다. 어설프고, 부족하고, 실수가 있더라도 축제 현장을 가득 채운 청년들은 구분 없이 그 현장을 즐겼다.
 실내에서는 청년 여행가들의 다양한 해외여행 이야기와 다시 전라북도로 돌아온 그들만의 지역이야기, 지역에 숨어있는 진짜 여행지를 알려주는 '나 YOLO여행'과 산전・수전 다 경험해본 청년들의 스토리를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자신의 삶에 방향을 찾아나갈 수 있는 '경험마켓', 가면을 쓰고 춤추며 즐기는 '청년클럽 가면살롱'이 열리는가 하면, 청년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체험하고 판매하는 플리마켓인 '햇살과 바람마켓'은  청년 농부들의 이야기와 철학으로 곁들여진 전북 청년만의 특별한 콘텐츠를 담아내고 있었다.
 야외 행사장에서는 청년들이 직접 요리해 맛을 나누는 '품격 있는 청년식당'과, 걱정도 고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쉬고 또 쉬고 제대로 쉬어보는 '백수자리 백조자리' 등이 준비됐다.
같은 이름, 다른 공간에서 펼쳐졌던 '잉여자원, 작품이 되다'는 색다른 전시로 잉여자원을 모아 작품을 만들어 요즘 청년실업의 세대를 반영한 듯 잉여인간의 의미를 다시 곱씹어보게 하는 청년이 청년에게 전하는 또 다른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축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행사장 주변 객리단길 청년점포에서는 전시장을 찾은 참가자들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하였고, 축제 참가 청년들은 다시 청년점포에 '찾아가는 버스킹 공연'도 펼쳐졌다.


"청년week축제는 사전홍보단과 함께 14개 시군을 순회하면서 프로그램 준비 초기부터 홍보, 운영까지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단순히 일회성 경험으로 끝나는 게 아닌 함께 만들어가면서 경험과 능력을 축적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축제를 통해 전북의 청년들이 청년다움에 대한 공감대를 이뤄내고, 14개 시군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전북청년들의 역량을 끌어올려 함께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김지훈 청년Week추진단장


 욜로족은 현실이라는 높은 장벽 앞에서 수많은 꿈을 포기해버린 N포세대 달관족의 진화된 형태다. 내 집 마련, 노후 준비보다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에 돈을 아낌없이 쓴다. 이들의 소비는 단순히 물욕을 채우는 것을 넘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충동구매와 구별되기도 한다. 전세금을 빼서 세계여행에 나설 만큼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버리기도 한다. 단순한 물욕을 채우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아닌, 본인의 이상향을 향한 용감한 실천인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어설픈 공감은 이제 더 이상 청년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청년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끝나버린 일을 후회하기보단,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으로 현재에 충실할 뿐이다. 'YOLO와, 청년'축제엔 청년, 그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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