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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 | 연재 [장영란 김광화의 밥꽃 마중]
바질
(2017-12-11 11:09:53)



남편은 하루라도 깻잎이 없으면 서운해 한다. 들깨 냄새가 그렇게 좋단다. 이런 남편을 보며 향신료가 얼마나 매력 있는지 새삼 느낀다. 들깨의 잎인 깻잎이 조선의 향신료라면, 외국에서 들어온 향신료로 바질을 들 수 있으리라. 
잎이 매콤하면서 향긋한 바질. 우리에게 이태리음식과 함께 알려져 서양향신료로 연상되지만  열대아시아가 고향이란다. 힌두교에서 신에게 바친단다. 알렉산더대왕 때 유럽으로 전해졌는데 바질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왕'이란다. 
깨알보다 작은 검은 씨를 심으면 네모진 줄기가 자라며 곁가지가 계속 갈라지며 달걀모양의 잎을 다는데 이 잎이 향신료다. 여름 뒤 끝에 원줄기 윗부분에서 꽃줄기가 나와 하얀 꽃이 층층이 돌려난다. 그 자잘한 꽃 한 송이를 자세히 보면, 들깨 꽃과 비슷하다. 도감을 찾아보니 바질은 들깨와 같은 꿀풀과다. 꽃잎이 입술 모양인 것도 같고, 꽃받침 역시 관 모양이다. 수술은 4개, 암술은 하나로 암술머리가 둘로 갈라진다.
땅에 닿으면 그 자리에서 뿌리가 잘 나오는 것도 들깨와 같다. 서리 오도록 마당의 바질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줄기 몇 개를 꺾어 화분에 옮겨 심었다. 바질 화분을 보며 올해를 돌아본다. 올 한 해 곡식들과 함께 잘 살아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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