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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 | 특집 [2017 도시기행을 돌아보다 ⑤]
근대의 기억을 만나다
목포
(2018-02-07 16:28:14)



사람은 마음으로 살고, 도시는 그런 마음들이 축적된 기억의 지층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도시가, 건축물이, 그저 사물에 불과하지 않은 까닭이다. 눈 닿는 모든 곳에 아로새겨진 일제강점기의 흔적들이 강제로 아픈 기억을 들춰내곤 했다. 그러면서 아아, 역시 나는 어쩔 수 없는 한국 사람이구나, 깨닫기도 했다. 이번 기행은 한국인으로서의 자신을 자각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목포는 우리 민족의 거울이었다.
도시재생은 도시의 정체성을 되살리는 일일지도 모른다. 때문에 목포의 도시재생은 일제강점기라는 근대 역사와 무관할 수 없다. 도시 곳곳에 남은 일제의 흔적들은 그 재생의 재료가 될 수 있다. 허나, 안타깝게도 목포시의 근대 건축물들은 아직 재료조차 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원도심의 공동화, 재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되는 건축물들... 마치 유달초등학교의 박제된 호랑이처럼, 원도심의 건축물들 자체가 방치된 박제처럼 보였다. 갑자옥 모자점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을 돌아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다만, 그럼에도 희망은 품을 수 있었다. 사람들의 발걸음마저 뜸한 원도심의 한편에서 새로운 바람을 발견한 까닭이다. 100여년 된 일본식 건물을 개조해 내부를 전시공간과 조합원의 휴게공간으로 꾸민 창작센터 '나무숲'은 2015년 12월 5일 문을 열었다. 그리고 창작센터 나무숲이 문을 여는 데에는 문화예술협동조합 '나무숲'의 예술가들이 큰 역할을 했다. 아직 다듬을 곳이 많아 보이긴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고무적이다. 그들의 앞으로의 발자취가 기대되는 이유기도 하다.


일정 2017. 10. 23(토)
목포근대역사관1관 – 방공호 - 목포근대역사관2관 – 갑자옥모자점 – 이훈동 정원 – 다순구미마을 – 조선내화공장 – 2017 목포항구축제


목포근대역사관1관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이 건물은 1897년 10월 목포항이 개항되고, 1898년 10월 목포일본영사관이 목포에 설치됨에 따라 영사관으로 지은 것이다. 일본은 영사관이 건립되기 전까지 조선정부로부터 만호청(1895년 폐진된 목포진)을 빌려 사용하였고, 유달산 고지대에 가건물을 지어 이관하였으며, 다시 현재의 위치인 대의동에 목포일본영사관과 부대시설인 경찰서·우편국 등을 함께 마련하였다.


방공호
목포근대역사관 1관 건물 뒤편에 숨은 듯 자리한 방공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달산에 주둔하던 일본군 150사단의 사령부가 미군의 공습에 대비해 1944년부터 1945년 사이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인을 강제 동원해 파놓은 길이 85m의 동굴로, 3개의 문이 있다.


목포근대역사관 2관
목포근대역사관 2관은 근세 서양건축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다. 일제 침략의 실증적 유적으로 현재 남아있는 2곳의 동양척식주식회사 중 한곳으로 부산의 동척에 비해 규모면에서 앞선다. 또한 건축사적인 측면에서도 근대 건축기법의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갑자옥 모자점
갑자옥(甲子屋)모자점은 갑자년인 1924년 문을 열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때 목포 중심가에서도 제일 중심이었다. 그때 가게는 모두 일본인들이 운영했는데 갑자옥이 유일하게 한국인이 운영한 가게였다. 현재 갑자옥 건물은 1965년 화재로 소실된 일본식 2층 목조건물을 헐어내고 지은 콘크리트 3층짜리 건물이다.


이훈동 정원
유달산 아래 자리한 일본식 정원.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165호로 지정됐다. 1930년대 일본인 우치다니 만페이가 조성, 1950년대 조선내화주식회사 이훈동 회장이 사들였다. 일본식 저택 옆에 딸린 1만m2 크기의 대규모 정원은 입구 정원, 안뜰 정원, 임천정원, 후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130여 종의 다양한 수목이 자라고 있고, 곳곳에 연못이 조성되어 있다.


다순구미마을
목포의 달동네 중에서 최근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곳은 온금동. 토박이말로 따뜻한 만이란 뜻의 '다순구미'란 옛 이름이 붙어있는 마을이다. 유달산 자락이 바다로 치내리는 비탈에 자리하고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가난한 동네다. 목포가 개항하기 전 고기를 잡던 어부들이 살던 원조 목포마을이다.


목포 조선내화공장
고온에도 변형되지 않는 내화(耐火) 건축자재를 생산하던 곳으로, 국내에 내화재 생산시설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현재 조선내화 목포공장(1938년)에는 철광석으로 선철을 제작하는 용광로인 고로2기와 내화벽돌로 이어진 독일식과 일본식 터널(40m) 수타형 건조기 2기, 70m~80m 높이의 굴뚝(3개)과 공장시설 등, 내화물 산업사를 한눈에 조명할 수 있는 시설물들이 잠재되어 있다.


2017 목포항구축제
목포항구축제는 해양문화역사를 바탕으로 잊혀져 가는 우리 고유의 해양문화를 보존함은 물론 전국에 널리 알리고 더 나아가 축제를 통해 모두가 함께 즐기고 흥의 정취를 나누는 것이다. 목포항구축제는 파시를 재현해 이를 핵심 프로그램으로 열어왔으며 올해는 전통파시존에서 해상에 정박된 60여톤급 선박에서 참조기와 먹갈치 등 제철 수산물을 경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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