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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 | 기획 [청소년 연극을 보다]
다양한 경험과 성장의 밑거름이 된 무대
전국청소년연극제, 그 11일간의 여정
이동혁(2018-09-17 10:40:01)



올해는 전북연극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전북 연극의 아버지 박동화 선생의 서거 40주기가 되는 해이다. 1956년 전북대학교 대학신문 편집국장을 역임하며 전주와 인연을 맺은 그는, 1959년 국립극장 응모에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가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극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61년 창단돼 현재까지도 활발한 공연 활동을 벌여 오고 있는 전북의 대표 극단 '창작극회' 역시 그가 이룬 업적 중 하나다. 그의 삶과 작품은 현재까지도 전북연극사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 인물의 서거 40주기가 되는 해에 전국청소년연극제를 전주에서 개최할 수 있어 뜻깊다.


스물두 번째 돌을 맞은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 제주 영주고등학교가 단체 부문 대상(국무총리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전 동대전고등학교와 강원 북원여자고등학교가 각각 문화체육부장관상(최우수상), 전라북도지사장상(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부산정보고등학교, 서울 대진여자고등학교, 전북 전주여자고등학교가 각각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상(우수상), 전주시장상(우수상), 한국연극협회이사장상(우수상)을 수상했다. 개인 부문에서는 제주 영주고등학교의 김준원 학생이 최우수연기상(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상)을 받았다. 그밖에도 스물일곱 개의 개인상과 네 개의 특별상이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은 "창작극의 경우 구성은 탄탄했으나 어디선가 본 듯한 상황 전개, 일차원적인 대사, 약한 개연성 등이 아쉬웠다. 반면, 기존에 발표된 희곡으로 무대를 꾸민 팀은 이야기의 완결성은 잘 살렸으나 참신함이 부족했고, 결정적으로 청소년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지 못했다"는 평을 남겼다. "주인공과 나머지 배역이 서로 호응하고 앙상블을 이루는 작품이 많아 연극에 공평하게 동참하고자 한 고민들이 잘 전달되었다"는 호평도 이어졌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을 글과 몸짓으로 표현하는 것이 연극의 본질"이라며, "이와 같은 연극적 행위들이 진정한 전인 교육"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번 연극제 심사는 윤우영 예술감독(극단 청맥, 청맥씨어터그룹 대표)과 연출가 서지혜(프로젝트 아일랜드 대표),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 서형화 부회장이 맡았다.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5일까지 전주에서 펼쳐졌던 제22회 전국청소년연극제는 (사)한국연극협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라북도, 전주시가 주최했고, (사)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가 주관했다. 열여섯 개 지역 시·도 예선을 거친 열여덟 개 학교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띤 경합을 벌였으며, 연극제 기간 중에는 연극 세미나, 연극 캠프, 청소년 버스킹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특히, 7월 28일부터 8월 1일까지 닷새간 진행된 '청소년을 위한 연극인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에는 장재호, 심완준, 김수로, 최무성, 정민성 등 유명 배우가 연사로 초대돼 눈길을 끌었다.
연극제 마지막 날에는 일본 간토 다이이지고등학교와의 교류 공연도 진행됐다. 초대를 받은 시부야 미노루 다이이지고등학교 교장은 "연극은 집단으로 함께하는 모험"이라고 정의하면서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이 연극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넓히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앞으로도 이런 교류가 변함없이 이어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제에 참가한 열여덟 개 고등학교와 작품명은 다음과 같다.
전북 전주여자고등학교 '플레이(play)', 울산 학성여자고등학교 '반짝이는 우주먼지', 충남 아산고등학교 '마술 가게', 충북 청주여자고등학교 '종이비행기', 전남 광양여자고등학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인천 연수여자고등학교 '아카시아 꽃잎은 떨어지고', 부산정보고등학교 '맹진사댁 경사', 강원 북원여자고등학교 '판결을 내리겠습니다', 대구 경명여자고등학교 '잔월(殘月) 프로젝트', 경기 충현고등학교 'SUBWAY', 광주동신여자고등학교 '우리집이야', 대전 동대전고등학교 '루피너스', 경북 포항여자전자고등학교 '홍시 열리는 집', 경남 태봉고등학교 'XXL 레오타드&안나수이 손거울', 경기 동안고등학교 '아카시아 꽃잎은 떨어지고', 서울문화고등학교 '이어플러그', 서울 대진여자고등학교 '피노키오 이야기', 제주 영주고등학교 '노란달'.
전국청소년연극제는 청소년 문화 활동 활성화와 지역 문화 발전 기여를 위해 1997년 이래로 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20회까지는 서울에서 열렸으며, 지난해부터 지역 순회를 시작, 광주에 이어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전주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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