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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 | 연재 [SNS 속 세상]
15초, 당신과 나의 감각적인 소통 '틱톡(TikTok)'
오민정(2018-10-31 12:37:56)



타임라인을 점령해가는 15초짜리 동영상
최근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보면 짧은 영상을 편집한 게시물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메이크업 전과 후를 편집해 보여주거나 증강현실(AR), 스티커, 이모티콘 등 현란한 시각효과로 치장된 동영상들이다. 개인적으로 몇 번 눌러보다가 건너뛰기는 했지만 최근 들어 이런 게시물이 부쩍 많이 보이는 것이 '이것이 요즘 SNS 트렌드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1020의 새로운 SNS트렌드, 틱톡(Tik Tok)
이 동영상을 제작한 '틱톡(Tik Tok)'은 15초짜리 소셜 동영상 어플리케이션이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2011년 무렵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 메신저'틱톡(Tik Toc)'과는 다른 서비스다. 중국에서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중국 서비스명 '더우인')으로 15초짜리 짧은 영상을 만들어 공유하는 이 서비스가 최근 10대들이 가장 많이 찾는 SNS로 급부상하고 있다. 런칭 이후 한국, 일본과 태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SNS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전 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한 달 평균 2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7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게임을 제외한 국내 무료 앱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틱톡'의 주요 기능은 영상 편집 및 업로드이다. 하지만 단순히 영상 편집과 업로드에 그쳤다면 유투브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동영상 기능과 차별화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유투브가 최대 12시간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이 출시한 동영상 앱 IGTV가 최대 10분에서 1시간짜리 고화질 영상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반면 '틱톡'은 단 15초라는 짧은 영상을 타깃으로 한다. 또한 AI, 스티커 등 화려한 효과와 모든 영상에 음악이 깔리면서 마치 한편의 '움짤'로 만들어진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 같다. 서비스 이용자들은 영상을 통해 앱 내에서 댓글로 소통하고 하트 이모티콘을 눌러 호감을 표시하기도 하며, 페이스 북 등 다른 SNS를 통해 영상을 공유하기도 한다. 


영상챌린지, 오디션 등 다양하고 새로워지는 SNS문화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틱톡(Tik Tok)'은 유투브를 보며 자란 10대들의 취향을 반영한 것으로, 이용자 연령층은 대부분 24세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 앱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댄스나 개그영상이다. 짧은 순간에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사용자기반에 맞춰 한국에서도 BTS(방탄소년단)의 신곡 'IDOL'의 영상 챌린지, K리그 '나만의 골 세레모니' 챌린지, LG생활건강 '블랙헤드 안녕' 영상 챌린지 이벤트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에서 진행한 '원 밀리언 오디션(1 Million Audition)'을 통해 크리에이터를 선발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동영상 어플리케이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SNS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 기반을 다져가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15초, 당신과 내가 소통할 수 있는 시간
'틱톡'의 선풍적인 인기는 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데 익숙한 10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30초도 되지 않는 이러한 짧은 동영상의 인기는 분명 이전의 유튜브와 다른 흐름이다. 그런데 얼마 전, 인도네시아 당국은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틱톡'에 올라 온 순국선열에 대한 희화화와 시체를 배경으로 춤을 추는 동영상 때문이었다. 비단 인도네시아의 사례뿐만 아니다. '15초'라는 짧은 시간이다 보니 업로드 되는 콘텐츠는 개그나 댄스와 같이 가벼운 콘텐츠, 다른 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 자극적인 소재와 더 즉흥적인 순간에 집착한 콘텐츠들이 주를 이루게 된다.

'틱톡(Tik Tok)'과 같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는 SNS 플랫폼들은 보다 편리하고 다양한 효과, 유쾌하고 감각적인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과 매력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짧아지고 있는 현대인들의 소통시간을 감안할 때, 15초 이내에 타인의 눈을 사로잡아야만 하는 강박은 과연 올바른 소통의 방향일까? 전문가들이 그저 이 새로운 서비스들을 '다양해진 서비스', '새로운 IT세대문화' 라고 소개하기 전에, 이러한 SNS 트렌드가 우리와 미래세대 간의 소통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는 한번 쯤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첨단기술의 발달과 어른들이 만들어 낸 것을 소비하고 답습하는 젊은 세대들의 문화 인식에 마음 한켠이 씁쓸해지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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