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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 | 문화현장 [2018 전라북도 청년축제]
청년, 나를 들여다보다
함께 나누고 같이 풀어 가는 청년실험실
이동혁(2018-10-31 13:55:23)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 세 번 치러지는 동안 시행하는 주관처도 세 번 바뀌었다. 1회 때는 전라북도에서 청년정책포럼단을 꾸리고 도내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을 모았지만, 축제의 방향이 명확하지 못했던 탓에 공연, 이벤트 중심의 특색 없는 축제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2회 때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을 맡았다. 청년 네트워크를 발굴했고, 축제의 기획과 운영을 청년들에게 오롯이 맡기는 등 충실한 서포트 역을 자청했다. 드디어 청년축제다운 색을 띠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1회 때의 실패가 그늘처럼 드리워져 있었다.
3회째를 맞은 올해 청년축제는 어땠을까? 지난 9월 7일과 8일, 전주 옥토주차장(구KT&G)에서 이틀간 진행된 '2018 전라북도 청년축제' 현장을 돌아봤다. 청년들이 직접 기획, 제작한 프로그램들 속에서 그들의 생각과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전라북도 청년축제는 도내의 청년활동가와 청년단체를 발굴하여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청년 간 교류 및 협업을 통해 청년 중심의 프로그램을 구성, 운영하는 방식의 축제다. 올해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주관을 맡았다.
청년들의 고민과 문제점을 인식하고, 청년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재단은 청년기획단을 구성하고 축제의 모든 진행을 그들에게 맡겼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구혜경 정책기획팀장은 ”재단이 이번 축제를 총괄하긴 했지만, 처음 기획 단계부터 프로그램 제작, 운영까지 행사 전반을 청년들에게 맡겼다”며, ”지난해 청년축제에 참여했던 사람, 도움을 주러 왔다 마음에 들어 참가하게 된 사람, 농촌에서 청년 문제를 고민하고 있던 청년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많은 고민들이 오갔고, 그러면서 이번 축제의 커다란 네 가지 주제, 주거, 농업, 혁신, 문화가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를 위해 청년들은 20여 회 이상 기획 회의를 가졌고, 기획 회의의 결과를 토대로 주제별 프로그램 발표를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축제에서 선보인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주거 분야에서 청년들의 실질적인 내 집 마련을 위한 전문가 자문, 각종 주택 지원 정책 정보 제공, 주택 분양 체험 등을 놀이 형태로 제공한 '청년부동산'과 집보다는 자신의 작은 행복, 취미 생활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20대 캥거루족 청년들의 상황에 방 탈출이라는 게임을 접목하여 주거 문제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유도한 'House Escape'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농촌 분야에선 농업 외 농촌 적응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배울 수 있었던 청년 농부 멘토멘티 프로그램 '청년농촌기술센터', 청년 농부들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하여 펀딩 상품화하고 체험해 봄으로써 농촌과 도시 청년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본 '농촌스토리펀딩'을 구성했다. 행사장을 방문한 현직 농업인에게 펀딩 상품에 대한 조언을 듣는 등 훈훈한 풍경도 엿볼 수 있었다.
혁신 분야에선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점점 꿈을 잃어가는 요즘 청년들이 재판을 통해 자신의 꿈과 직업의 본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한 '원트맨'과 지역의 문제점을 청년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아이디어를 도출해 본 '야 너두!'가 운영됐다.
문화 분야에선 청년들의 구도심에 대한 인식과 변화에 대한 접근 방법을 제안하여 구도심의 매력을 찾아본 도시재생 프로그램 '거리를 바꾸는 청년들의 작은 가게'가 2층에서 방문객들을 맞았다. 청년 개개인의 이야기를 끌어내며 공감을 불러일으킨 '요즘 어때? 마음사진관'도 호평 속에서 진행됐다.
이번 축제에선 공연과 이벤트 중심의 먹고 마시며 보는 축제에서 벗어나 청년들의 고민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구 팀장은 ”다른 지역 청년축제에도 참여해 봤는데, 대부분 활기차게 노는 것에 축제의 방향이 맞춰져 있었다”며, ”기획 단계에서 논의한 것은 전라북도 청년축제는 다른 컨셉으로 가자는 것이었다. 잘 표현하지 못할 뿐, 청년들에게도 이런 고민이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아주 진지한 축제”라고 덧붙였다.
기획 의도가 좋았으나 저조한 시민 참여율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객리단길 일대에서 열렸음에도 현장 유입은 그리 많지 않았다. 현재 운영 측은 방문객 수를 약 1,000여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저조한 참여율의 원인으로는 홍보 부족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축제의 모든 과정을 청년들에게 맡기면서 적절한 홍보 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구 팀장은 ”지난해 축제에서 건강한 생각을 가진 청년들이 많이 발굴됐다. 그 청년들이 올해 축제에도 참여했고, 거기에 새로운 청년들이 추가돼 네트워크가 더욱 확장됐다”며 ”어떤 청년이 어디서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청년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단 점이 이번 축제의 또 다른 의미”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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