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8.11 | 연재 [TV세상]
이 드라마 나만 좋은가
<백일의 낭군님>
김다인(2018-11-16 13:40:00)



tvN '백일의 낭군님'의 매회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 10월 9일 방송된 10회는 케이블, 위성, IPTV가 포함된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시청률 10.3%, 최고 시청률 11.4%를 기록하였다. 이는 지상파를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이다. 그리고 tvN 월화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였다.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은 로맨스 사극으로 완전무결 왕세자에서 졸지에 '무쓸모남'으로 전락한 원득(도경수)과 조선 최고령 원녀 홍심(남지현)의 전대미문 100일 로맨스를 다룬 이야기이다. 주말이 가고 월요일이 시작되면 일명 '월요병'을 앓았는데, 지금은 이 드라마를 기다리며 '월요병'을 이겨내고 있다. 왕세자 이율과 모든 게 불편한 '아쓰남(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남정네)' 원득이라는 1인 2역 연기를 잘 소화해낸 도경수와 뭐든 척척해내며 당차고 밝은 홍심이, 애절한 홍심이 등 여주인공 역할을 잘 표현해낸 남지현, 두 주인공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 하지만 단순히 배우들의 연기력만이 이 드라마의 인기 비결인 것은 아니다.


이 드라마의 매력은 일단 보는 눈이 즐겁다는 것. 이종재 감독은 드라마의 핵심 중 하나로 뛰어난 영상미를 꼽았다고 한다. 보고 있으면 한국에서 가장 예쁘고 멋진 봄, 여름 풍경을 전부 찾아가서 찍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드라마의 배경들이 무척 아름답다. 거기다 배우들의 얼굴까지 일명 '열일'하고 있으니 눈이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어쩌면 뻔할 수 있는 로맨스 사극의 소재를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다.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흔한 설정에 왕세자에서 상민으로 강등되는 신분 문제를 더하여 다른 로맨스 사극과 차별을 두고 있다. 주인공 원득이(도경수)는 기억상실에도 불구하고 왕세자로서 가지고 있던 행동과 말의 습관은 잃지 않았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을 하대하고 "지금 나만 불편한가?"라는 말을 달고 다니며 모든 상황에서 불편하다고 말한다. 이런 식으로 완벽주의자였던 왕세자가 '아쓰남'으로 불리며 무엇 하나 할 줄 아는 게 없는 인물이 되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은 드라마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또한, 주인공의 이러한 설정 말고도 궁 안 사람들과 궁 밖 사람들의 설정이 극과 극인 것도 드라마 전개에 재미를 준다. 권력싸움으로 인하여 궁 안 사람들의 분위기가 어둡고 긴장감을 주는 반면, 궁 밖 송주현 마을 사람들은 일명 '주접킹'이라 불리며 하나 같이 밝고 시끌벅적하며 웃음과 재미를 준다. 그 외에도 '백일의 낭군님'은 진지한 대사 말고도 일명 조선판 신조어라 할 수 있는 '느낌적인 느낌', '아쓰남', '매완얼(매무새의 완성은 얼굴)', '삼고직종(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일을 뜻하는 3D 직종)' 등 사극에는 어울리지 않을 대사들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드라마에 소소한 재미를 주었다.


뻔한 내용으로 전개되는 로맨스 사극이 아닌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지는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아름다운 영상미,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 재치 있는 대사 등 삼박자가 잘 어우러졌기에 비로소 좋은 드라마가 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