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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 | 기획 [아파트의 작은 도서관]
활짝 열린 도서관, 살아나는 공동체 문화
군산 수송동 한라비발디 아파트 - 수미 작은 도서관
이동혁(2018-12-31 11:07:58)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도 시립도서관까지 일부러 가서 책을 빌리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여기는 접근성이 좋아서 아이들도 곧잘 찾아요. 학원 가기 전에 미리 내려와서 책을 읽다 가는 아이들도 심심찮게 봐요."


수미 작은 도서관에 프랑스 자수 수업을 들으러 온 박인숙 씨의 말이다. 비단 이곳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겠지만, 가까운 거리는 작은 도서관의 커다란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수미 도서관 최정희 팀장은 이곳이 아파트 입주민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근처에 사는 모든 분들을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수미라는 이름은 도서관이 있는 이곳 수송동과 바로 옆 미장동의 앞 글자를 따서 지은 거예요. 단지 내에 있다고 해서 이용객을 한정하는 것은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특히, 수미 도서관은 운영은 아파트에서, 예산은 시에서 지원하는 위탁 도서관이기 때문에 그런 공공성이 더 지켜져야 한다고 말한다. 최 팀장이 도서관을 알리기 위한 홍보에 적극적인 이유다. 거기다 수미 도서관은 도서 목록을 시립도서관과 공유하기 때문에 본관에 없는 책을 찾아 방문하는 이용객의 수도 적지 않다. 지역에 한정될 필요가 없는 것이다.


2014년 도 공모 사업을 통해 정식으로 문을 연 수미 도서관이지만, 사실은 그 이전부터 작은 도서관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진행돼 왔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3년 동안 2,000권의 책을 가지고 하루에 두 시간씩 문을 열어 왔으며, 대출을 위한 컴퓨터 구입과 바코드 작업도 병행했다. 뿐만 아니라 활성화된 다른 도서관들을 방문하며 롤 모델도 구축했다. 그랬던 도서관이 지금은 11,000여 권을 보유한 도서관으로 성장해 독서 문화뿐만 아니라 아파트 공동체를 살리는 소통의 장 역할까지 하고 있다.


"저는 단 한 명이라도 책에 푹 빠지는 아이가 나온다면 작은 도서관 사업은 성공한 거라고 봐요."


그것을 위해서 먼저 책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야 한다고 최 팀장은 말한다. 그는 "독서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만화책도 구입하고, 공간도 집처럼 편안하게 조성했다"며, "물론 만화책을 좋게 보지 않는 엄마들이 많지만, 근무하는 동안 만화책을 읽다가 글자가 많은 책으로 옮겨 가는 아이들을 수 차례 보았다. 무작정 무거운 책부터 쥐어 줄 게 아니라 경계심을 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미 도서관에서는 아이들 독서율 향상을 위해 독서 현황판도 운영하고 있다. 읽은 권 수만큼 현황판에 스티커를 붙여 경쟁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 정말 읽을까 싶었지만, 예상 외로 열의가 대단해서 스티커를 하루에 세 개까지만 붙이도록 제한을 두어야 했다.


"이 정도면 작은 도서관으로서 성공한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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