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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 | 문화현장 [리뷰]
40일간의 행복한 연극 여행
(2019-01-15 12:59:27)

제26회 전북 소극장연극제
40일간의 행복한 연극 여행

'제26회 전북 소극장연극제'가 지난 11월 21일 극단 까치동의 연극 '추파를 던지다'를 시작으로 12월 30일까지 전주 창작소극장과 익산 소극장 아르케에서 다섯 작품을 선보였다. 1993년 첫 회가 시작된 이래 26회째를 맞았다.
21일부터 30일까지 익산 소극장 아르케에서 진행된 극단 까치동의 '추파를 던지다'(김나영 작·전춘근 연출)는 첫 미팅에서 만나게 된 남녀의 엇갈림을 그렸다. 결혼 적령기의 남녀가 채팅을 통해 미팅을 갖게 됐지만, 남자는 여자의 외형에만 시선을 집중하고, 여자는 첫눈에 느낌이 오는 이상형의 남자만을 기대한다.
12월 2일에는 제주도 초청 공연으로 세이레 극단의 연극 '분장실'(시미즈 쿠니오 작·공동 연출)이 전주 창작소극장 무대에 올랐다. 연극 '분장실'에서 주연을 맡은 여배우 C는 무대에 오르기 전 분장을 하고 의상을 점검한다. 여배우 D는 알코올 중독으로 대사를 자꾸만 까먹는 여배우 C를 위한 프롬프터 전문 배우다. 그녀는 최고의 여배우가 되고 싶은 꿈 때문에 이제는 프롬프터가 아닌 당당한 주연 여배우로 여배우 C에게 배역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
12월 7일부터 12월 16일까지는 익산 소극장 아르케에서 극단 자루의 연극 '편지'(나은총 작·채유니 연출)가 무대에 올랐다. 연극 '편지'는 때론 친구처럼, 때론 앙숙처럼 아웅다웅하며 살아가는 엄마와 아들의 관계 회복을 그렸다. 이삿짐을 정리하던 아들 철이는 이삿짐 속에서 부모님의 젊은 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과 연애 편지를 발견한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와 억척스러운 아줌마의 모습을 한 엄마에게도 사랑스러운 젊은 날이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창작극회는 올해 전북 소극장연극제를 축하하기 위한 공연으로 연극 '콩나물의 노래'(오가와 미레이 작·박순주 번역·각색·홍석찬 연출)를 12월 14일부터 12월 23일까지 전주 창작소극장에 마련했다. '콩나물의 노래'는 1980년대 전주를 배경으로 일찍 아내를 잃은 만수가 어린 아들, 두 동생과 함께 살며 콩나물 가게를 운영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급변하는 세상에서 일과 사랑, 결혼, 가족, 이웃, 죽음과 삶 등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묻는다.
극단 작은소리와동작은 소극장과 함께한 지난 12년의 세월을 반추하는 의미로 작품을 기획했다. 소극장 아르케 매각으로 아지트와 같았던 공간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극단의 주요 작품들을 옴니버스식으로 엮은 '안녕, 우리들의 아지트'(한유경 각색·연출)를 12월 21일부터 30일까지 소극장 아르케에서 선보였다. '아빠는 새가 아니다', '경로당 폰팅 사건', '할머니의 레시피' 등 인기 작품의 핵심 장면을 통해 소극장 아르케의 추억을 되짚었다.


제7회 천인갈채상
천 명의 마음이 모여 더욱 값지다

전북의 문화·예술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시민들이 상금을 모으고, 직접 투표해 수상자를 정하는 '천인갈채상' 시상식이 지난해 12월 26일 고궁에서 진행됐다. 일곱 번째를 맞는 이번 시상식에선 가야금 연주자 백은선 씨와 소리꾼 정민영 씨가 수상의 영애를 안았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500만 원의 진흥 기금이 수여됐다.
백 씨는 현재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부수석으로, 지난 한 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두각을 나타냈다. 퓨전그룹 '바람의 악사' 앨범 발매와 콘서트를 열어 호평을 받았으며, 그가 참여하고 있는 팀 '오감도'는 레드콘 사업에 선정돼 앨범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올리브 쉐바 러시아 오케스트라와 협연도 펼쳤다.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2호 적벽가 이수자인 정 씨는 현재 국립민속국악원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광구시립국극단 30주년 기념공연 '수궁가'에서 별주부 역, 국립국악원 '안숙선의 작은창극 화용도타령'에서 소리꾼 역, 전주세계소리축제 초청공연 '아홉 번 사는 고양이'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초청공연 '춘향실록'에서는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그 밖에도 지난해 5월에는 전주마당창극 '변사또 생일잔치'에서 변사또 역을 맡아 5개월간 공연을 펼친 바 있다.
시상식에서 백 씨는 "1,000명의 시민이 투표를 통해 뽑아 준 상이라 다른 어떤 상보다 값지다. '바람의 악사' 앨범 작업부터 여러 콘서트, 연말 오감도 팀 녹음까지 바쁘게 달려왔는데, 새해를 앞두고 이런 뜻깊은 상까지 수상하게 돼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더 잘 하라는 의미로 알고 국악의 세계화를 위해 열심히 매진하겠다"며 수상의 기쁨과 다짐을 전했다.
정 씨는 "전혀 예상치 못한 뜻밖의 상이다. 수상도 기쁘지만, 시민들이 나라는 소리꾼을 기억해서 투표를 해 주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기쁘다"며, "선배들이 이룬 경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후배들에게 좋은 발자국을 남길 수 있는 국악인으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천년전주사랑모임(이사장 김완주)이 주관하는 천인갈채상은 지역 문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25세 이상 45세 이하 예술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상으로, 기금 모금에 참여한 시민 1,000명이 모바일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시인 박성우, 극작가 최기우, 사진작가 장근범, 듀오밴드 '이상한 계절' 등 내로라하는 문화·예술인들이 천인갈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명희, 서권, 문정 작고 문인 세미나
그들의 글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숨쉰다

최명희, 서권, 문정 세 작고 작가를 추억하는 세미나가 지난 12월 7일 최명희문학과에서 열렸다. 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최명희문학관 전북작가회의가 주관한 이 행사는 세미나라는 이름이 붙여졌지만 작고한 세 작가를 기억하고자 만든 자리다.
이번 세미나에서 소설가 최명희와 서권, 문정 시인을 한 범주로 묶은 데에는 살아생전 그들의 삶이 비슷한 궤적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전북대 국문학과를 졸업했고, 모두 교편을 잡았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띤다. 50세를 전후한 이른 나이에 작고했다는 점도 그렇다.
『혼불』의 최명희 작가를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만, 『시골무사 이성계』의 서권과 『하모니카 부는 오빠』를 써낸 문정을 기억하는 일반인은 많지 않다. 그들이 써내려간 소설과 시, 수필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고 작가와 생을 함께한 윤영옥, 변화영, 문신, 이영종, 임영섭, 장진규, 최기우 등은 그러한 아쉬움을 달래고자 이번 자리를 마련, 작고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야기하고 나누며 의미를 되짚었다.
최명희문학관 최기우 실장은 "이번 자리가 마지막이 아닌 시작이길 바란다. 이들을 잊지 않고 지속적으로 찾는 노력이야말로 최명희문학관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수미 창작소리극 '이름 모를 소녀'
인당수에 몸 던진 이 시대의 심청이들에게 전한다

중견 소리꾼 방수미(국립민속국악원 단원)가 심청전을 소재로 한 1인 창작소리극 '이름 모를 소녀'를 지난 12월 12일과 13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선보였다. 가족들의 기대와 희생을 한 몸에 받는 소녀가 부흥에 보답하기 위해 자신의 불행을 담보로 모든 것을 감내해야만 했던 심정을 안타까우면서도 솔직하게 그려냈다.
취업난 때문에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청년들, 연애와 결혼은 꿈도 못 꾸지만 정작 본인들은 가족을 위해 생활 전선에서 몸부림친다. 인당수에 몸을 내던져야만 했던 현대판 심청이들에게 전하는 작품이다.
대본은 '넌버벌 퍼포먼스 한옥스캔들'을 쓴 방송작가 진경은이 맡았고, 각색과 연출은 창작판소리 '내사랑 내곁에'와 판소리극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 앨리스뎐'을 연출했던 정지혜(바닥소리 단원)가 담당했다. 작곡은 국립오페라단의 '아랑',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무용극 '바실라' 등의 음악을 작곡하여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황호준이 책임졌다. 배경철(타악), 김경태(타악), 양인혜(피아노)도 함께했다.
방수미 명창은 "남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지금,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같이 울고, 웃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이번 공연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익산문화관광재단 출범
새로운 이름, 문화에 관광을 입히다

익산문화재단이 지난 12월 20일 명칭을 변경하면서 '익산문화관광재단'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기존에 진행하던 정책개발과 연구사업, 시민문화예술활성화지원사업, 지역문화예술활동지원사업, 익산문화예술홍보사업에 관광의 색을 입혀 시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문화 관광 도시, 익사이팅(exiting) 익산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익산문화관광재단으로 개편됨에 따라 기존 상임이사 체제에서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고 재단을 이끌어갈 전문성과 역량을 지닌 대표이사를 공개모집한다. 원서접수기간은 오는 1월 4일까지 진행되며, 서류심사, 면접심사를 통해 최종 선발할 계획이다. 문화예술, 관광, 경영 등 관련분야의 실무경력 또는 학력을 기준으로 선발하며, 자세한 사항은 익산문화관광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익산문화관광재단은 "2019년 10주년을 앞두고 재단의 가치와 철학을 만들어 나가는 데 '관광'이라는 새로운 역할이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재단의 존속 이유인 시민의 문화예술향유가 관광으로 꽃필 수 있도록 더욱 무거워진 책임감 속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2018 세계 한민족 미술대축제 전주전시 '북한작품전'
허물어진 경계, 화합을 외치다

YB엔터테이먼트&갤러리(대표 김영배)가 사단법인 한민족미술교류협회 도움을 받아 지난 12월 20일부터 지역 첫 북한작품전을 열었다. 이번에 전주를 찾은 작품들은 지난 11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8세계한민족미술대축제에 출품된 북한 현역작가 작품들이다.
북한 작가는 최명수 박사를 비롯한 북한 예술인 최고 명예인 인민예술가 5명과 공훈예술가, 청년작가가 포함돼 있다. 작품 내용은 백두산 기슭의 장엄한 삼림, 개성 민속촌 한옥, 육아원의 웃는 아이들과 젊은이들의 발랄한 모습, 호숫가 등 풍경과 뜨개질하는 여성,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 등을 포착한 모습 등으로 작가 열여덟 명의 유화작품 18점이 전시됐다.
YB엔터테이먼트&갤러리 김영배 대표는 "최근 10년간 북한과 교류가 단절되면서 북한 작가의 근작을 볼 수 없었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그 동안 북한의 화풍과 기법, 주제 등이 변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변화된 북한의 미술계 흐름과 북한 유망 작가들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월 3일까지 진행된다.


천년고도 예인들의 두 번째 나들이
지역의 자긍심을 높이는 열여섯 번째 사랑의 춤

한국예총 익산지회(지부장 고명구)가 지난 12월 22일 오후 5시, 솜리문화예술회관 중공연장에서 사랑의 춤 열여섯 번째 '천년고도 예인들의 두 번째 나들이' 공연을 올렸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첫 선을 보이고 호평을 받았던 '천년고도 예인들'의 연장선상에서 열린 무대였다. 지역 출신의 무용수를 초청해 한 무대에 올려 자긍심을 높이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의 무용 예술 발전에 힘써 온 서로를 격려하고 보듬는다는 취지로 열렸다.
공연의 주요 안무와 출연진으로는 한국예총 익산지회 고명구 지부장을 비롯해 의정부시립무용단 이미숙 단장, 충남대학교 무용과 최성옥 교수, 익산무용협회 김숙영 이사 등이 참여했다.
이날 공연에선 레드문, 진주교방굿거리춤, 이태리정원, 시나위 살풀이춤, 순례, 장고춤, 여우와 두루미 등 전통과 창작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고명구 지부장은 "지난 1980년 원광대학교에 무용과가 설립된 이후 익산의 무용계는 활발한 활동을 이어 왔다"며, "많은 무용 인재를 배출했고, 익산 출신 춤꾼들은 전국 각지에서 명성을 떨치며 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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