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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 | 기획 [유튜브]
요즘 유튜브에서 뭐 보니?
색다름을 전하는 유튜버들
(2019-02-25 14:37:01)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솔직히 고백하면, 1인 방송 따위 공중파나 케이블로 대표되는 TV 방송에 밀려 금세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은근히 낮잡아 보는 시각도 있었다. 그런데 웬걸, 요즘 미디어 업계의 흐름을 보면, 오히려 1인 크리에이터가 TV 방송을 압도하고 있다. 인터넷 스타였던 유튜버들이 자연스레 TV에 얼굴을 비추고, 연예인들은 반대로 너 나 할 것 없이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하고 있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이처럼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유튜버들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기존 미디어가 다루지 못했던 콘텐츠를 무기로 색다름을 전하는 유튜버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것. 우리나라와 미국의 문화 차이를 전하는 한국 생활 8년차 외국인, 운동을 통해 '나'를 회복한 두 아이의 엄마, K-pop 댄스의 멋을 전하는 안무가 등 문화저널이 선정한 아홉 명의 유튜버들을 소개한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합니다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은 어떤 느낌일까? 유튜브 채널 '휘트니 whitneybae'는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 출신 크리에이터 '휘트니 배'가 운영하고 있는 채널이다. 한국 생활 8년차인 그는 대학 시절 친구의 영향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고, 컴퓨터 관련 일을 하다가 재능을 살려 유튜버로 전직했다. 채널 운영 초기에는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 한국에서의 인상적인 경험 등을 주로 다루었지만, 최근에는 먹방, 메이크업, 헤어, 패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재치 있게 소개하며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그 밖에도 재미있는 영어 표현이나 외국인이 실수하기 쉬운 한국어 등 언어 관련 콘텐츠들도 제작하고 있다.
6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휘트니는 한국인 시청자들을 위한 한국어 채널과 영어를 사용하는 해외 채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한국인에게는 코믹하면서도 휘트니스러운 매력으로, 외국 시청자들에게는 한국을 알리는 영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튜브에서 '나'를 건져 내다
세상의 중심은 나다? 아이를 가진 엄마들에게 이는 어림도 없는 소리다. 모든 일상이 아이를 중심으로 흘러가고 어느새 자신은 사라지고 있다고 느끼는 나날, 많은 엄마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고충일 것이다.
스물셋 어린 나이에 미국 땅에서 결혼을 하고 그는 곧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가족도, 친구도 없이 아이만 돌보다 산후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다. 스미라는 본명보다 현이 엄마나 윤이 엄마라는 호칭이 더 귀에 익던 그때, 별 생각 없이 시작한 운동이 그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시작은 단순했다. 두 시간 동안 아이를 맡아 준다는 말에 혹해서 피트니스 센터에 다니기 시작했다. 잠깐이라도 아이를 떼어 놓고 멍하니 사이클이나 탈 생각이었는데, 막상 시작하니 오롯이 자신을 위해 땀 흘리는 시간에 매료됐다. 유튜브 구독자 14만 명을 자랑하는 '스미홈트'의 시작이었다.
짬나는 대로 필라테스를 배워 강사 자격증을 땄고, 2017년엔 자신이 터득한 운동법을 모아 책도 냈다. 둘째 아이를 유치원 오후반에 보내게 된 뒤부터는 매일 오후 2시 유튜브에서 라이브 운동 방송을 한다. 한국 시간으로는 오전 7시다. 매일 수백 명의 구독자들이 출근 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방송을 보며 운동을 배운다.



K-pop 댄스의 집대성
댄스 영상을 전문으로 올리는 유튜브 채널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1MILLION Dance Studio)'는 K-pop 댄스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무려 구독자의 95%가 외국인들이다. 채널 운영자 리아킴은 이효리, 소녀시대, 2NE1, EXID, 선미, 엄정화, 트와이스 등 가수와 아이돌 그룹에게 춤을 가르치던 안무가다.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 '가시나', 아이오아이의 '너무 너무 너무' 안무도 그가 짠 것이다.
2011년, 그는 프랑스 댄스 영상 촬영 전문 그룹이 업로드한 자신의 댄스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순식간에 조회 수 20만을 기록하는 것을 보고 댄스 콘텐츠와 플랫폼의 시너지를 실감했다고 한다. 2014년, 메이제이 리, 유준선, 미나명 등 20여 명의 유명 안무가들과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2015년부터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 직접 구성한 안무는 물론, 해외 유명 가수들의 커버 댄스도 올리는데, 누적 조회 수가 무려 30억에 임박한다. 3년 전 올린 'Worth it'의 조회 수는 무려 1.2억 회에 달한다.



천진한 두 자매의 바쁜 일상
유튜브 채널 '간니닌니 다이어리'는 김가흔, 김리흔 자매의 평범한 일상이 담긴 영상일기다. 자극적이지 않은 일상을 소개하는데도 꾸준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엄마 고은주 씨는 두 딸의 성장일기를 동영상으로 남기고 싶어서 영상 제작을 결심했고, 제1회 다이아TV 키즈 크리에이터 선발대회에서 우수팀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유튜브 채널 운영을 시작했다. 두 아이가 출연과 진행을 맡고, 부모가 아이들의 촬영을 돕는 식이다. 광고 제작 관련 일을 하는 아빠와 콘텐츠 제작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엄마 덕분에 시너지 효과도 크다. 주로 주말에 촬영을 하고, 편집된 영상은 평일에 업로드된다.
상상력이 풍부한 첫때 간니와 애교가 넘치는 둘째 난니는 아이들 사이에서 슬라임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두 아이가 방문한 서울 강남의 한 슬라임 카페는 최근까지도 발 디딜 틈 없이 손님이 많다. 그 밖에도 오코노미야키, 비누, 슬리퍼, 슬라임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 주고, 영어 발표회나 수영 강습, 미장원에 간 일상 등도 소개한다.



우리도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왜 장애인은 모두 불쌍해야 하는 걸까? '굴러라 구르님'을 개설한 김지우 학생은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휠체어 장애인이다. 학교에 가고 여행을 다니며 찍은 일상을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장애인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구독자 수는 3만 2,000여 명, 전체 동영상 조회 수는 129만에 이른다.
그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다. 우리 주변의 장애인들이 불쌍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평범하진 않지만 그들 역시 재미있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
달려라 구르님의 영상은 대개 이러한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여러분은 장애인과 마주친 적이 있냐', '장애 극복은 무슨 말일까', '휠체어는 꾸미지 말란 법 있나' 등 비장애인들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질문들로 가득하다.
'너는 장애인이라 못할 거야'라는 말을 들어왔던 장애인들에게 달려라 구르님 채널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곳이다. 또래 장애인 친구들 중엔 그를 보고 유튜브를 시작한 이도 있다. 비장애인 구독자들도 평소 생각해 보지 못했던 주제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어 좋았다는 평이다.



지금 이 순간 스스로를 죽이고 있는 이들을 위해 기록한다
동성애자 등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심한 우리 나라에서 온라인 매체 유튜브가 그들의 고민을 알리는 창구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자신을 숨긴 채 살아가는 소수자들을 대신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 '퀴어 유튜버'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퀴어 유튜버들은 성 소수자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거나 다양한 성적 지향 등을 설명하는 영상들을 제작한다. 그들 중 특히 주목받고 있는 유튜버가 있는데, 바로 '수낫수(Soo not Sue)'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운영자 '수(Soo)'다.
직장 생활 틈틈이 퀴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그는 친구와 놀면서 만든 영상을 올린 것을 계기로 지난 2015년부터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 그가 성 소수자에 대한 영상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다.
수낫수에는 성 소수자들이 공감할 만한 영상이 많다. 구독자도 성 소수자들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성 소수자가 아닌 이들을 위한 콘텐츠도 제작했다. '기억에 남는 커밍 아웃 리액션'이라는 영상이다. 성 소수자가 가까운 사람에게 커밍 아웃을 할 때, 듣는 이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콘텐츠 내용으로 담았다. 덕분에 성 소수자가 아닌 이들도 유독 댓글을 많이 달았다. 운영자 수는 이 콘텐츠를 가장 애정이 가는 콘텐츠로 꼽았다.



그땐 몰랐다, 엄마 밥상이 이토록 그리워질지
반찬이 유튜브의 새로운 '쿡방' 콘텐츠로 떠올랐다. 충남 부여에 사는 '심방골주부' 조성자 씨는 반찬 만드는 영상으로 유튜브 스타가 됐다. 구독자 수만 22만 명, 그 동안 만든 요리 영상들의 누적 조회 수는 3,700만을 넘었다. 그는 밭에서 직접 기른 콩으로 전통 장을 담그고, 설탕 대신 꿀을 사용해 요리를 한다.
그의 팬이 된 구독자들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반찬 만들기가 인기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은다. 댓글에서도 어미니가 해 준 음식이 생각난다는 반응이 가장 많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기본 반찬부터 명절 음식까지 다양한 음식 레시피를 영상으로 찍어 올리는데, 엄마표 집밥이 그리운 자취생과 주부, 신혼부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골에 사는 그는 오전 일찍 일어나 농사를 마무리하고, 오후에는 레시피를 정리해 이를 아들과 함께 촬영하여 영상을 업로드한다. 지난해에는 JTBC 랜선라이프 방송에 출연해 최초로 얼굴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내 제1호 북튜버
성인 인구 40%가 1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는다는데, 책을 소개하는 '북튜버(북과 유튜버의 합성어)'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유튜브 채널 '책읽찌라'로 잘 알려진 뉴돛 이가희 대표는 북튜버라는 이름도 생소하던 2년 전부터 북크리에이터로서 활동을 해 왔다. 비교적 빨리 유튜브 시장에 뛰어든 그는 '국내 1호 북튜버'로도 불린다.
이가희라는 이름을 중국어로 발음하면 '리 찌아시'가 된다. 친구들이 '찌라시'라 부르던 것을 '책 읽어주는 찌라'로 소개하다 보니 자연스레 '책읽찌라'라는 닉네임을 쓰게 됐다. 처음부터 '북튜버'가 목표는 아니었고, 책에 있는 좋은 문장을 쉽게 저장하고 관리하는 애플리케이션 '원센텐스(One Sentence)'를 만들고 홍보할 수단을 찾다가 우연히 유튜브를 접하게 됐다. 현재 '책읽찌라'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2만여 명 정도다.
알음알음 찾아오는 구독자들이 늘면서 활동 영역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했다. 유명 작가의 북 콘서트에서 사회를 맡거나, 교보문고, 리브로에서 진행하는 서점 행사에 함께하기도 했다. 또박또박 조리 있는 말투나 발성도 훌륭하지만, 책의 줄거리를 요약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 준다는 점이 그의 가장 큰 매력이다.



나는 한복 입고 홍대 간다
이곳 전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튜버는 없을까? 있다. 유튜브 채널 '리슬TV'를 운영하고 있는 한복 디자이너 황이슬 씨다. 콘텐츠량이 적어 아직 유튜버로서는 발돋움 단계지만, 이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상에선 캐주얼 한복업체 '리슬'의 대표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인물이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의 무대 의상까지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진행된 '2018 멜론 뮤직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착용한 한복 바지가 바로 그의 작품인 것. 황 대표가 디자인한 바지는 전통 한복 바지의 사폭을 여며 입는 방식과 슬림하게 떨어지는 서양식 슬랙스를 융합해 만든 '사폭 슬랙스'라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나는 한복 입고 홍대 간다』라는 저서까지 발간할 만큼 한복 사랑이 각별한 황 대표는 한복다울마당 위원으로 전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전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한복 활성화 사업과도 인연이 많다. 지난해 12월엔 '전주 한복 톡톡&파티'라는 이름으로 한복 토크쇼, 한복 스타일링 쇼를 진행했으며, 해당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도 게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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