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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 | 기획 [사람을 품는 도시재생]
2019 도시문화기행을 돌아보다
이동혁(2019-12-17 10:33:42)


전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사회적기업 마당이 공동 기획한  ‘2019 도시문화기행’을 통해 지난 3월부터
한국의 도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들여다봤다. 재생을 통해 새 생명을 얻은 공간들을 독자들께 소개한다.



오래된 공간, 도시의 미래를 열다 부산



2019년 마당 도시문화기행의 시작은 부산이었다. 사실 부산은 2017년에도 도시문화기행을 통해 이미 한 번 다녀왔던 곳이다. 2년 전, 기행단은 예술가들이 낙후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재생의 현장을 목격하고, 지역 문화예술의 저력이 어떻게 도시재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부산에선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예술가들의 활동에 더해 이제는 주민과 기업이 운영과 협력의 주체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 도시재생의 수단으로써 문화예술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라는 매개를 통해 지역을 되돌아보고, 상생을 모색하는 파트너로서 주민과 행정, 기업과 예술가가 함께할 수 있는 가능성을 그곳에서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일정 2019년 3월 16일 (토)
 삼진어묵
    대통전수방
 깡깡이 예술마을
 F1963


삼진어묵



‘삼진어묵’은 현존하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어묵 공장으로 1953년에 일본에서 어묵제조 기술을 배워 온 박재덕 씨가 영도 봉래시장 입구에 설립했다.


깡깡이 예술마을
선박의 찌그러진 부분을 망치로 때려 펴는 작업을 할 때 나는 소리인 ‘깡깡’에서 비롯된 한국 최초 수리조선 산업단지다. 부산광역시 자체 재생사업이었던 ‘예술상상마을’ 공모에 선정되어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과 깡깡이 마을 주민이 함께 기획한 것이 ‘깡깡이 예술마을’이다. ‘해양’, ‘재생’, ‘커뮤니티’가 사업 비전으로, 근대문화산업유산을 보존하고 문화예술의 상상력을 불어넣어 활용하는 재생형 모델을 지향한다.


대통전수방
바지선 항구 앞 물류 창고들을 활용해 조성한 ‘대통전수방’에서는 지역 장인들과 청년들을 이어주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한다. 대통은 운수대통의 크게 통한다는 의미로 기술뿐만 아니라 역사, 문화자산이 전수되어 과거, 현재, 미래는 물론 지역들이 크게 통하게 되어 영도 관문지역이 좋은 기운들이 들어오는 큰 통로 역할을 하게 만든다는 의지가 담긴 명칭이다.


F1963
‘F1963’은 1963년부터 2008년까지 45년 동안 철 와이어를 생산하던 ‘고려제강 수영공장’(전체 2만 2279㎡)이 있던 곳으로 전시장과 공연장, 서점과 카페 등 편의시설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서의 ‘F’는 Factory, Fine Art, Forest, Family의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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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버려진 공간, 도시의 새로운 자원이 되다 부천•광명



도시재생을 위한 여러 유형의 모델들이 있지만, 그중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도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하는 도시재생 유관사업은 2013년부터 시행한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을 비롯하여 ‘문화영향평가’, ‘문화예술거리조성’, 최근의 ‘문화적 도시재생’에 이르기까지 20여 개가 넘게 진행되고 있다.
지역마다 도시재생에 있어 기업과 민간의 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지역이 있다면, 국가나 유관기관의 정책사업을 통해 문화재생의 물꼬를 트는 지역도 있다. 부천과 광명의 사례는 도시재생의 가치를 도시의 브랜드로까지 발전시킨 문화재생의 사례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일정 2019년 5월 18일 (토)
 아트벙커 B39
 부천마루광장
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 광명동굴


아트벙커 B39



‘아트벙커 B39’는 경기도 부천시 옛 삼정동소각장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삼정동소각장은 2010년 가동이 중단된 폐기물처리시설로, 혐오시설이라는 오명을 쓴 채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지만, 부천시의 노력으로 현재는 전시, 공연, 교육이 가능한 융•복합문화시설로 거듭났다.


부천마루광장
돌이 깔려 있는 일반적인 전철역 광장과 달리 마루처럼 원목으로 조성된 ‘부천마루광장’. 자동차와 노점상이 사라진 대신 주말이면 공연이 열리는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는 ‘착한 예술의 실천 공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단지 문화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국내 최초 업사이클 거점 공간으로 업사이클을 주제로 한 다양한 디자인 교육과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광명동굴
1912년 일제가 자원수탈을 목적으로 개발을 시작한 ‘광명동굴’. 당시 이름은 ‘가학광산’이었다. 이후 39년간 방치되다 광명시가 2011년 관광지로 개발을 시작하면서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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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의 재탄생과 마주하다 서울



도시재생이 하나의 유행처럼 도시를 휩쓸고 지나가지 않게 하려면, 보다 심층적인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 오래된 건물을 새롭게 리모델링하고, 거리 미관을 말끔하게 다듬는 것은 ‘도시정비’지, ‘도시재생’이 아니다. 하드웨어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은 그 안에 담길 ‘소프트웨어’다. 주민들에게 보다 더 보탬이 되는 것은 무엇이고, 지역의 정체성은 어떻게 지켜 나갈 것인가. 그런 고민들이야말로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일 것이다.
도시재생의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맞추고 떠난 서울 기행에선 관계와 공동체에 집중하고 있는 ‘어쩌다 가게’와 ‘어쩌다 집’, 서촌이 품은 문화적 토양을 계승하며 자고, 보고, 읽고, 먹고, 걷는 인간의 다섯 가지 행위를 통해 건강한 문화 생태계를 제안하는 ‘통의동 보안여관’을 들여다봤다. 세 곳의 발자취는 도시재생이 비단 하드웨어의 정비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일정 2019년 7월 13일 (토)
 어쩌다 가게
 어쩌다 집
 통의동 보안여관


어쩌다 가게



소위 뜬다는 동네에서 발생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이런 현상의 작은 대안으로 시작된 ‘어쩌다 가게’는 셰어하우스의 상점 버전이다. 5년간 임대료를 동결해 부담을 없애고, 월세는 가게 크기에 따라 40만~180만 원 선으로 책정됐다. 5년 뒤에도 같은 임대료 받는 것이 사업의 목표고, 입주 공모는 SNS를 통해 이뤄졌다.


어쩌다 집
‘어쩌다 집’은 서울시 마을 만들기 시범 지역에 속한 부지에 9세대의 소규모 주거 공간이 라운지, 동네부엌, 수직 골목의 공용 공간을 통해 엮인 집이다. 불편의 안배를 통해 자연과 이웃과의 관계가 밀접해지는 것을 의도했다.


통의동 보안여관
‘통의동 보안여관’은 본래 1942년부터 2005년까지 약 60년간 수많은 나그네들이 머물다간 쉼의 공간이었다. 잠시 멈춰졌던 장소의 고유한 기능을 되살리며, 한국 근대문학의 주요 거점 중 하나였던 보안여관의 문화적 유산을 이어 2007년 카페, 서점, 전시, 거주, 프로젝트 공간이 포함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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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축,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다 영주



부‘공공건축의 성지’로 떠오른 영주가 전국 지자체의 관심을 받고 있다. 벤치마킹을 위해 매년 타 지자체 공무원 1,500여 명이 영주를 찾고 있고, 지난 3월 7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방문해 “영주가 성공적으로 도입한 공공건축가 제도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약속을 남기기도 했다.
변화의 바람은 2007년부터 불기 시작했다. 당시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는 개관과 함께 전국 소도시를 대상으로 도심 재생을 위한 마스터플랜 구성에 참여할 곳을 모집했다. 공문을 보낸 열 곳 중 영주만이 유일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2009년 완성된 큰 그림을 따라 당시 조준배 아우리 연구본부장은 직접 부시장급인 단장을 맡고 공공건축가 세 명을 위촉했다. 서울시보다 앞선 국내 최초의 ‘총괄건축가와 공공건축가 제도’ 도입은 그렇게 이뤄졌다.


일정 2019년 10월 26일 (토)
철도삼각지 
노인복지관
장애인종합복지관
체육관 
실내수영장
대한복싱전용훈련장
선비도서관
역사문화거리
청소년문화활동공간
전통향토음식체험교육관
향교골참사랑주민복지센터
후생시장


노인•장애인종합복지관



총 3개의 철도에 둘러싸여 바로 이웃임에도 둘러 다녀야 했던 영주 삼각지 마을에 새로운 연결과 활력을 이뤄낸 ‘노인•장애인종합복지관’. 노인복지관을 중심으로 하여 노인 간의 수평적 교류는 물론, 세대 간의 종적 교류의 거점 공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희미해지는 커뮤니티를 재생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로 만들어 세대를 막론하고 영주 시민 전체가 이곳에서 긍정적인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선비도서관
‘선비도서관’은 공원과 함께 공존하는 도서관이다. 디지털 시대의 도서관은 독서의 다양한 방식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책이 둘러싸고 있는 대공간과 그곳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레벨을 만들었다. 도심 속의 쉼터로써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 도서관이 호평을 받고 있다.


후생시장
‘후생시장’은 1950년대 지어진 근대 목조 건축물이 모여 있는 시장이다. 2015년 후생시장의 공간적 가치를 회복하고, 근대 풍경의 상업 가로 복원과 시장 기능 활성화를 위해 재생사업을 시작했다. 건물의 기능적 성능을 높이고 목조 형식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진행해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진 독특한 시장으로 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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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되살리는 생생한 날것의 현장과 만나다 통영



통영은 한산대첩 승전을 이룬 역사의 현장이자 이 충무공의 호국 혼이 살아 숨 쉬는 유서 깊은 도시다. 통영이란 이름도 이순신이 최초 삼도수군통제사로 있었던 통제영이란 이름에서 따왔을 만큼 역사성을 지닌 곳이다.
1945년 해방 직후 유치환, 윤이상, 김춘수 등의 젊은 문예인들은 통영문화협회를 결성, ‘통영문화르네상스’의 시대를 연 곳이기도 하며, 백석과 이중섭, 정지용 등 내로라하는 예술가들 역시 통영의 빼어난 풍광에 반해 이곳을 여러 차례 방문하곤 했다. 이중섭이 그린 유명한 소 그림은 통영에서 탄생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정지용 시인은 1950년 발행한 통영기행문에서 “통영, 한산도 일대 자연미를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일정 2019년 11월 23일 (토)
 신아sb폐조선소
 통영 삼도수군통제영
 강구안 골목
 동피랑 벽화마을


신아sb폐조선소



통영 지역 경제를 든든하게 떠받치던 신아sb조선소가 문을 닫은 게 2015년 11월의 일이다. 텅텅 빈 부지, 높게 솟은 대형 크레인만이 이곳이 과거 조선소였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신아sb폐조선소’는 앞으로 대형 크레인을 중심으로 육지와 바다를 잇는 해양공원으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대형 크레인은 철거하지 않고 통영의 랜드마크로 남겨 둔다.


통영 삼도수군통제영
지난 2013년 조선시대 충청•전라•경상 3도의 수군을 지휘하던 ‘삼도수군통제영’ 관아가 100년 만에 통영서 복원됐다. 전통공예 장인들의 상설 체험 프로그램, 통영무형문화축전, 통영문화재야행 등이 진행된다. 올해 초부터는 통제영거리 조성사업도 시작됐다.


강구안 골목
통영의 명동이라 불리던 ‘강구안 골목’은 근대 문화와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유서 깊은 장소다. 음악가 ‘윤이상’, 시인 ‘김춘수’, 소설가 ‘박경리’, 화가 ‘이중섭’ 등 수많은 통영 출신 예인들, 그리고 통영을 사랑한 예술가들이 드나들던 아름다운 골목이었다.


동피랑 벽화마을
오늘날 ‘동피랑 벽화마을’은 통영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골목에 아기자기하고 예쁜 벽화들이 그려지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게 됐다. 주말이면 카메라를 든 여행객들로 넘실거린다. 신문과 잡지, TV에도 여러 차례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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