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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 | 연재 [SNS 속 세상]
달고나 커피와 랜선 라이프
오민정(2020-04-10 12:00:40)



달고나 커피와 랜선 라이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게 되면서 지난주까지 SNS에서 유행처럼 번진 게시물이 있었다. 바로 ‘달고나 커피 만들기’다. 분말커피에 설탕을 넣고 약 400번 저으면 만들 수 있다는 이 커피는 “400번이라고 한 사람이 누구냐, 600번 이상은 저어야 한다”, “만드는 데 필요한 건 커피가루와 설탕과 팔뚝 근육이다” 등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SNS에 인증 샷을 찍어 올리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불안한 마음을 달래는 또 하나의 ‘챌린지’가 되어 버렸다. 사실 ‘말이 그렇지, 저걸 누가 해’라고 생각했던 이 커피 만들기는 어느새 강제 집순이, 집돌이가 되어야 했던 내 지인들 사이에서도 속속 인증 샷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몇몇 지인은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체험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기도 했는데, “유튜브도 넷플릭스도 볼만한 건 이제 다 봤는데, 400번 넘게 저어서 만들다보니 시간은 잘 가더라”며 “그래도 이런 게시물로라도 사람들하고 소통하다 보면 조금은 덜 지루하다”고 허탈한 웃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근무도 공부도 취미도, 이제는 ‘랜선 라이프’ 시대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몇 주째 SNS에서 또 다른 핫한 키워드를 꼽으라면 재택근무와 원격회의, 온라인 클래스를 들 수 있다. 재택근무를 위한 원격회의를 위한 회의 규칙, ‘플로우’, ‘잔디’ 같은 원격회의 프로그램과 무료 툴킷이 배포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또한 대학교의 경우, 교수님들은 온라인으로 강의를 준비하게 되면서 네이트 판, OO학교 대나무숲과 같은 각종 게시판들에는 교수님들과 학생들 간의 미숙한 사용으로 인해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이 속속 올라오기도 했다.
이 중 화상회의와 더불어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클래스 101’과 같은 온라인 취미 강좌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은 과거 입시나 시험에 필요한 강좌에만 이용되다가 몇 년 전부터는 취미 영역까지 진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온라인 취미 강좌 사이트는 ‘커넥츠 취미 클래스’, 수업에 필요한 DIY 패키지까지 구매할 수 있는 ‘클래스 101’, 전문가의 스킬이 돋보이는 ‘콜로소’, 맛보기 영상과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통해 근거리 오프라인 소규모 원데이 클래스를 이어주는 ‘탈잉’ 등이 있다. 실제로 현재 이러한 온라인 강의는 엑셀, 웹툰, 프로듀싱, 동영상 편집과 같은 전문적인 분야부터 뜨개질, 드로잉, 꽃꽂이 같은 취미, 투자, 부업 설계, 가계부 적기 등과 같은 소소한 일상의 팁까지 배울 수 있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많은 분야에서 침체되고 있는 현시점에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랜선 라이프’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 필요
이전에는 동영상을 이용하는 온라인 교육에 대해 신뢰하는 사람이 적었지만, 이제 온라인 클래스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발달과 유튜브의 활성화로 잠재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또 하나의 시장을 만들어내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로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도 젊은 창작자들을 중심으로 콘텐츠 영상 제작과 온라인 클래스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의 경우 많은 수가 방과 후 강의와 문화센터 수업 등 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많은 수업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자신들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활용한 해법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온라인 클래스나 유튜브와 같은 방법들이 당장 큰 수익을 가져다주거나 절대적인 해법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도 일정 기간 위축이 예상되는 문화예술계의 분위기와 향후 온라인 콘텐츠 성장에 대한 전망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 지역 문화예술계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새로운 환경과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랜선 라이프 시대, 변화하는 환경과 위기에 대응하는 지역 문화예술계의 변화에 기대가 모아지는 시점이다.


1 대나무 숲 :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상에서 익명으로 소통하는 게시판으로, 하나의 계정으로 글을 남기기 때문에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특징이 있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2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 교육(education)과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로서, 게임과 같은 오락성 즉, 도전성, 몰입성, 모험성 등의 속성을 학습활동에 재미 요소로 부가하여 학습동기를 강화하고 학습효과를 높이려는 새로운 교육 형태를 의미한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글 오민정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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