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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8 | 연재 [로마의 향기, 바티칸의 숨결]
교황의 북한 방문, 어디까지 왔나
이백만 전 주교황청 한국 대사(2021-08-10 11:09:31)


교황의 북한 방문, 어디까지 왔나

이백만 주교황청 한국 대사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한마디가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원장은 7 5 산정동 성당(전남 목포)에서 열린 준대성전 지정 기념 미사에 참석해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평양 방문을 추진 중이다 말했습니다. 아니, 대한민국 최고의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 수장이 이런 말을 공개적으로 있나? 중대한 기밀인데~. 몇몇 언론인들이 저에게 문의해 왔습니다. 교황의 북한 방문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것이냐고 말입니다. 원장의 위상을 고려할 간단한 문제가 아니지요. 더구나 자리에는교황의 분신이라 주교황청 한국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와 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가 있었습니다. 


원장이 어떤 분인가. 정치인 박지원 하면, 그를 모르는 한국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자칭타칭정치 9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2000) 성사시킨 주역 중의 주역입니다. 지금은 국가 최고 기밀을 관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이교황 방북 추진이라는 외교 기밀을 실수로 흘렸을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깊은 뜻이 있을 것입니다. 원장이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향해 모종의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던진 아닌가, 여겨집니다. “빨리 결단하라! 머뭇거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 기회가 항상 오는 아니다.” 아마도 이런 메시지가 아닐까요? 저는 대목에서 북한 당국자들에게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했던 유명한 한마디를 상기 시켜 주고 싶습니다. “역사 속을 지나가는 신의 옷자락을 놓치지 않고 잡아채는 것이 지도자의 책무이다.” ‘철의 재상비스마르크는 여러 공국으로 나뉘어 있던 독일을 1871 처음 통일시켰습니다. 전쟁이 아닌 외교로!


원장의 발언으로 그동안 물밑에서 재추진되고 있던 교황의 방북 프로젝트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7 9 교황청을 방문, 교황청 이인자인 파롤린 국무원장 추기경을 만나 교황 방북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때 바티칸에 없었습니다. 결장 협착증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 중이었지요. 교황이 바티칸에 계셨다면, 의장은 교황을 직접 만나 방북 프로젝트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교황은 북한 방문 의사를 수차례 밝혔고, 문재인 대통령도 교황 방북이 성사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존경하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도 같은 심정일 것입니다. 키는 김정은 위원장이 쥐고 있습니다.  


북한 외교의 최대 목표는 북미 관계 개선입니다. 미국과의 수교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교황 방북이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도 북미 관계 개선의 마중물 역할을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지요. 교황의 라틴어 표현 ‘Pontifex’다리를 놓는 사람 의미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2014) 결정적인 기여를 하셨습니다. 반세기 넘게 철천지원수로 지내오던 미국과 쿠바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신 것이지요. 교황은 평양과 서울, 평양과 워싱턴 사이에도 다리를 놓아 주려 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의 고위 사제를 교황청 장관에 임명한 것도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교황은 대전교구의 유흥식 라자로 주교를 대주교로 승품 시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전격 임명했습니다(6 11). 로마 언론들이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유흥식 장관에게 주어질특별한 임무 관련하여 말입니다. 로마의 유력 매체 ‘La Repubblica’ 해설기사 제목이 정곡을 찌르고 있습니다. “바티칸에 입성하는 한국 성직자, 북한 방문을 꿈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택.” 유흥식 대주교 특유의 기획력과 실천력, 그리고 폭넓은 인맥과 외교력(섭외력) 바티칸에서 정평이 있습니다. 유흥식 대주교의 바티칸 입성은 교황의절묘한 포석’, 시쳇말로신의 있습니다. 유흥식 대주교도 공식 기자회견(6 12)에서교황님의 방북을 주선하는 역할이 맡겨진다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말했습니다. 전성훈 로파 특파원(연합뉴스) 현지에서 보낸 분석 기사(6 17)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특파원은 대주교에게 방북 프로젝트의 가교역할을 맡기려는 교황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구체적으로 교황의 방북 추진 과정에서 메신저 또는 특사 역할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로마 현지 분위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교황청의 백신나눔운동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교황은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부자 나라들이 코로나 백신을 독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가난한 나라들에 코로나 백신을 보내주자는 백신나눔운동을 세계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한국 가톨릭은 교황의 캠페인에 적극 호응, 전국의 신자들을 대상으로 백신나눔 성금을 열심히 모으고 있습니다. 교황청은 세계에서 모금한 성금으로 백신을 구입하여 가난한 나라들에 지원할 예정입니다. 북한도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겠습니까? 유흥식 장관이 교황의 특사 자격으로 코로나 백신을 들고 평양에 가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여러 가지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은 빠르면 내년 상반기 이루어질 수도 있고, 늦어도 바이든 대통령 임기 중에는 성사되지 않을까 관측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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