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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2 | 연재 [문화저널]
<기획시리즈 4>湖南歌
심인택 ·전주우석대 교수(2003-12-18 10:55:09)


 단가(短歌)라 하면 고려의 가요(歌謠)또는 李朝의 가사(歌詞)와 같은 장가(長歌)나 잡가(雜歌)와 반대되는 형식의 時調나 그와 비슷한 짧은 詩歌·時調률 말한다. 이렇게 짧은 노래의 통칭이기도 하나 여기셔 말하는 短歌는 南道소리를 가르킨다. 즉, 短歌는 南道의 판소리에 불은 短篇의 소리이다. 그 내용은 거의 다 人事를 읊은 것이 아니고 風景올 그린 3 ·4조의 짧은노래로 판소리룰 부르기 전에 이 短歌 한편을 부름으로써 먼저 목을 푸는 것이 한 법칙과 같이 되었다. 따라서 短歌에는 진양조나 자진모리와 같이 아주 느린 장단이나 빠른 장단으로는 부르지 않고 중간속도인 중모리 장단이 대부분이고 중중모리 장단도 더러 있다. 短歌의 종류는 4 ·50종이 되지만 요즈음 부르는 것을 대략 살펴보면 만고강산(萬古江山)·편시춘(片時春) 진국명산(鎭國名山)·장부한(丈夫恨) 죽장망혜(竹杖芒鞋)·소상팔경(瀟湘八景) 불수빈( 不須陳)·초한가(楚漢歌) 강상풍월(江上風月)·초로인생(草露風生) 운담풍경(雲淡風輕)·조어환주(釣魚換酒) 홍문연가(鴻門宴歌)·사시풍경가(四時風景歌) 고고천변(高高天邊) ·호남가(湖南歌) 백수한(白首恨) ·몽유가(夢遊歌) 풍월강산(風月江山) ·짝사랑 탑경가(探景歌) 等短歌라는 말은 고려의 歌謠를 칭하기도 하며 李朝 초기에 다시 短歌와 長歌라는 말이 나오며 고려이후의 短歌가 오늘날 노래 불리워지는 短歌와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는 더욱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대개 短歌는 판소리를 하기 전에 부르는 것이 통례인데 언제부터 이러한 방법으로 되었는지도 의문이나 소리하기 전에 短歌를 부르는 것을 보면 아마 「목을 푼다」는 의미가 강하게 작용하리라 믿게 된다. 이것은 歌曲에서 노래를 부르기 전에 기악(器樂)합주가 다스름(調音·治音)을 하게 되는데 羽調일 경우는 羽調다스름, 界面일 경우 界面다스름올 지금도 하고있으며 이 “다스름”이라는 말은 音을 다스린다, 즉 본 연주 또는 노래를 부르기 전 준비과정으로 볼 수도 있으며, 羽曲뿐 아니라 俗樂인 영산회상(靈山會相)을 연주할 때는 연주자끼리 다스름을 연주하게 되어 이 다스름은 하나의 調曲으로 굳어지게 된 듯 하다. 마찬가지로 판소리에서도 短歌는 소리를 하기전 목을 잘 조절하여 본노래를 더욱 잘 하도록 2~5분 동안 노래를 하게 되니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우리만 가지게된 훌륭한 연주 또는 노래의 한 방법이라 하겠다. 앞에서 단가의 종류를 나열 했듯이 단가의 작자는 대개가 미상이다. 이것을 보 더라도 단가는 소리꾼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들려주느냐에 따라 그 장소에 알맞는 곡을 선택하게되어 듣는 이의 마음에더욱 호감을 주게된다.


  이렇게 짧은 사설에 짧은 노래이지만 이 단가는 무척 힘이 들고 어렵다고 한다. 흔히들 단가만 들어도 소리꾼의 실력을 가늠하게 되어 웬만한 소리꾼이 함부로 단가를 부르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은 기악에서도 탁월한 실력이 안되면 다스름하기가 곤욕스럽다고 하여 요즈음은 아예 다스름을 악보로 만들어 연주하고 있다. 아마 옛분들 보다 실력이 미홉한 탓이라 하겠다. 단가와 다스름의 관계는 국악학자이신 이혜구(李惠求)교수가 “靈山과短歌”라는 논문에서 밝혀진 것이 있는데 「송만재의 관우희(宋陳載의 觀優戱) ·신재효의 광대가(申在孝의 廣大歌) ·신자하의 관극시 (申紫露의 觀劇詩)에 나오는 ‘靈山’이란 용어률 분석한 결과 靈山이란 말은 판소리본바탕을 부르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해서 부르는 短歌와 같은 뜻으로 쓰였으며 기악곡의 다스름에 비교 될 수 있다고 밝혔으니 이 靈山이란 말이 ‘靈山會相’ 기악곡의 靈山의 의미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내용은 같은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단가의 노래 짜임이 다른 소리에 비하여 조직적이며 음정의 높낮이가 고루 갖추어 있고 3 ·4조의 사설이 대개가 중모리 장단과 잘 어울어 지게 되니 일반 판소리보다 더욱 감칠맛이 있다. 또한 단가이기에 아니리는 없지만 그래서 상황설명 조차 노래로 하게 되어 이 단가률 들을 수 있는 수준의 관객이 있다면 가히 판소리의 감상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다음은 短歌中 湖南歌의 사설을 보면서 가사의 짜임새를 중모리 장단에 맞게 엮어 보았다.


함평천지(威平天地) 늙은몸이 광주(光州) 고향을 보려하고 제주어선(濟州懶船) 빌어타고 해남(海南)으로 건너 갈 제 흥양(興陽)에 돋은 해는 보성(寶城)에 비쳐 있고, 고산(高山)의 아침 안개 영암(靈岩)을 둘러있다. 태인(泰仁)하신 우리 성군(聖君) 예악(禮樂)을 장흥(長興)하니 삼태육경(三台六獅)의 순천심(順天心) 이요 방백수령(方伯守令)의 진안군(鎭安都) 이라 고창성(高창城)에 홀로 앉아 나주풍경(羅州風景) 바라보니 만장운봉(萬文雲峰)은 높이 솟아 충충한 익산(益山)이요 백리담양(白里潭陽) 흐르는 물은 굽이굽이 만경(萬頃)인데 용담(龍潭)의 맑은 물은 이 아니 용안처 (龍安處)며 능주(綾州)의 붉은 꽃은 곳곳마다 금산 (銀山)인가 남원(南原)에 봄이들어 각색 화초 무장 (茂長)하니 나무나무 임실(任實)이요 가지 가지 옥과(玉果)로다. 풍속은 화순(和順)이요, 인심은 함열 (威悅)인데 이초(異草)는 무주(歲朱)하고 서기(瑞氣)는 영광(靈光)이라 창명(昌平)한 좋은 세상 무안(務安)을 일삼으니 사농공상(士農工商) 낙안(樂安)이요 부자 형제 동복(同福)이라 강진(康律)의 상고션(商賣船)은 진도 (珍島)로 건너갈 제 금구(金驚)의 금(金)올 일어 쌓아노니 김제(金堤)로다 농사하는 옥구백성(決構百姓) 임피사의(臨破養衣) 둘러입고 정읍(井邑)의 정전법(井田法)은 납세인 심(納規人心) 순창(淳昌)이요 고부청청양류색(古車靑靑楊柳色)은 광 양춘색(光陽春色)이 새로왔다 곡성(谷城)의 숨은 선비 구례(求禮)도 하려니와 흥덕(興德)을 일삼으니 부안(技安) 제가(齊家) 이 아니냐 우리 호남의 굳은 법성(法聖) 전주백성 (全州百姓) 거느리고 장성(將城)올 멀리 쌓고 장수(長水)로 돌아들어 여산석(廳山石)에 칼을 갈아 남평루(南平樓)에 꽂았으니 대장부(大丈夫)의 할 일이 이 외에 또 있는가 할 일을 하면서 지내보자.


 이 호남가(湖南歌)는 이서구(李書九) (1754~1824, 이조 순조, 영의정, 漢學의 大家)의 작품이라고 한다. 호남이라 하면 지금의 전라남북도를 말하고 이 고장의 이름을 따서 문장식을 멋지게 엮은 노래 인데 호남의 자랑을 늘어 놓은 것이다. 첫머리가 함평으로부터 제주(濟州)로 넘어가는데, 예전에는 제주도가 전라도에 속했던 까닭이다. 호남가에 나오는 각 고을을 따라 그 지방의 풍경이나 사객(史廣)을 간추려 보고자 한다.


 ·함평(威平)~용확사(龍華좋) ·(기산 전수(箕山전水) 약마등(題馬燈) ·주포 (酒浦)해수욕장 ·광추(光州)~무둥산(無等山) ·금물제 지 (今勿 池) ·광주성 (光州城) ·석양정(石律享) ·희경루(喜慶樓) . 무량사(無量寺) ·개룡사 (開龍寺) ·원효사(元曉寺) ·등심사(證心寺) ·해남(海南)~달마산(運鷹山) ·벽파진 (壁波律) ·어란진(於蘭律) ·이순 신 대 첩 비 ( 李舜臣大捷碑) ·채석강(採石江) ·백방산(白房山) ·보성(寶城)~율포 (票浦) ·관방( 關防) ·검암(劒嚴) ·영암(靈岩)~도갑사(道岬寺) ·구림 (鳩林) ·회사정(會社亭) ·태인(泰仁)~용장사(龍藏寺) ·모충사(慕忠寺) ·진안(鎭安)~마이산(馬耳山) ·금당사 (金塘寺) ·용담야마계 (龍潭耶馬樓) ·천황사 (天皇寺) ·증연(甑淵) ·고창(高창)~도솔산( 率山) ·흥덕재 (興德堤) ·선운사(禪雲寺) ·문수사(文殊寺) ·나주(羅州)~금성산성(銀城山城) ·다 보사(多寶寺) ·익산(益山)~쌍능(雙陵) ·기 준성 지 (箕準城址) ·석담동(石橋洞 ) ·미륵탑 ( 弼動搭) ·장군용(將軍峯) ·담양(置陽)~개선사지(開仙寺址) ·금 성산지(金城山址) ·용연 ( 龍淵) ·용흥사( 龍興寺) ·보제암(菩提庵) . 소려 원 (蕭려院) ·석 둥 (石覆) ·석도(石刀) ·관 방제(官防堤) ·남원(南原)~춘향사(春香圖) ·실상사 (實相寺) ·오작교(鳥鵲橋) ·남원성지 (南原城址) ·광한루(廣寒樓) . 원천폭포(願天瀑布) ·임실(任實)~신흥사(新興寺) ·사선대 (四仙臺) ·광명등(光明燈) ·선갑사(仙 寺) . 원적사(元寂寺) ·영취산 (靈鷲山) ·백 련사(白運寺) ·취인부곡(醉仁部曲) ·화순(和順)~무등산(無等山) ·다탑봉 (多塔峯) ·보산적벽(寶山赤壁) ·금오산성(金熬山城) ·무주(茂朱)~덕유산(德裕山) ·한풍루 (寒風樓) ·고경사(高境寺) ·불두사(佛題寺) . 구천동(九天洞) ·영광(靈光)~불갑사(佛甲寺) ·해불암 (海佛庵) ·천일암(麗日庵) ·불경대(佛影臺) . 수도암(修道魔) ·은선암 (隱仙庵) ·연흥사(煙興寺) ·영광팔괴 (靈光八怪) ·김제(金堤)~금산사(金山寺) ·만경평 야(萬頃平野) ·석 연 대 (石蓮臺) ·벽골제(碧骨堤) ·철성각(七星閣) · 석경(石鏡) ·순창(淳昌)~적성진(赤城津) ·경천 (鏡川) ·대모산성(大母山城) ·귀래정(歸來亨) 백운산(白雲山) ·용문폭 포(龍門爆布) ·중흥산성 (中興山城) ·한려수도 (閒麗水道) ·곡성(谷城)~관음사(觀音寺) ·금동관 세음보살좌상(金鋼觀世音菩薩坐像) ·구례(求禮)~화엄사(華嚴寺) ·천은사 (泉隱寺) ·오산사( 山寺) ·용호사(龍虎寺) . 천단폭포(天壇瀑布) ·노 고단(老姑壇) ·부안(技安)~돈지(頓池) ·개암사(開巖寺) ·처운암 (樓雲庵) ·내소사(來蘇寺) . 직소폭포(直沼瀑布) ·월 명 암(月 明庵) ·실상사 (實相寺) ·채석강(影石江) ·법성(法聖)~조기(魚) ·전주(全州)~경기전(慶基嚴) ·조경단 (肇慶壇) ·오목대(梧木臺) ·한벽루(寒碧樓) · 덕진지(德律池) ·남고산 성지(南高山城址) ·장성(長城)~내장산(內藏山) ·백양사 (白羊寺) ·입암산성(笠巖山城) ·필암서원(筆巖書院) ·장수(長水)~백운산(白雲山) ·운첩사 (雲帖寺) ·석천사(釋天寺) ·타루비(墮淚輝) . 논개비 (論介陣) ·용추 (龍湫) ·연사처 (戀思樓) ·육십현(六十峴) . 백화산(白華山) ·수분현 (水分峴)


 판소리나 단가를 남도소리라고 통칭한다. 그것은 언어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흐름 즉, 억양에 따른 높낮이와 장단이 이러한 음악을 태어나게 하지 않았나 싶다. 수많은 노래가 각 지역마다 존재하지만 그 지방의 풍경과 사족을 이렇게 사설로 노래하는 것은 오직 호남가(湖南歌) 뿐인 가 한다. 이것은 우리 고장의 자랑이며 큰 영광이라 하겠으며 판소리를 하는 분이나 애호가 또는 누구나가 이 호남가를 부르고 배우게 된다면 우리 고장에 대한 긍지와 자랑을 느끼게 될 것이다. 호남가를 통하여 우리 고장이 예향(藝鄕)임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다음세대에게 몰려 줄 새로운 노래가 탄생하기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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