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21.12 | 특집
프리뷰&리뷰-2
김하람 기자 이윤재 인턴기자(2021-12-09 14:03:14)



2021 전북도립미술관 특별전 달빛연가 : 한지워크와 현대미술

달빛 머금은 한지, 예술을 담다


전북도립미술관이 특별전으로 기획한 <달빛연가 : 한지워크와 현대미술> 지난 10 29일부터 내년 2 27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지의 고유한 물성과 한지의 실용가치, 예술매체로서 한지의 가능성 등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참여 작가는 한지와 종이매체를 다루어 한국, 미국, 유럽 등지의 작가 30 . 달항아리 도자기, 전통 한지 유산을 비롯하여 현대미술가들의 회화, 수묵화, 사진, 영상예술 작품 122점이 관객들을 만난다.


2전시실은 한지가 창출된 이래 생겨난 문자기록의 역사와 생활문화, 예술적 변용을 압축하여 보여주는 공간이다. 다양한 작품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전광영의 작품이다. 전광영 작품은 독특하고 감각적이다. 스티로폼 조각들을 약재를 싸듯 전통 한지로 하나하나 싸고 묶어, 입체적인 오브제를 표현했다. 약재봉투와 한지는 그동안 인류가 쌓아온 지식의집합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하나의 우주를 표현한 것처럼 광활하고 입체적이다.


물성과 본질의 탐색을 보여주는 3전시실은 한지라는 매체가 가진 근원적 특성을 조명하고자 하는 장이다. 선조들은 한지를 , 빛이 달빛을 닮았다 했다. 이러한 전래를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 조선시대 달항아리다. 달의 그림자를 접목시켜 달항아리 사진을 찍은 구본창의 작품이 인상적이다.


현대미술의 형상성과 개념성을 담은 작품들을 조명하는 4전시실. 창의적이고 특이한 작품이 많아 독특한 세계를 경험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중 가장 실험적인 것은 최현석의 <매란국죽>이다. 관객참여를 유도하는 작품으로 온도에 따라 변색하는 특수 안료를 사용했다. 사군자라는 전통덕목은 그대로 계승하되, 현대적 도구를 결합시켜 새로운 현상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장인 조형적 탐구와 표현을 담아낸 5전시실은 한지뿐 아니라 종이예술을 해왔던 해외 작가들도 다수 포진되어 있어, 형식과 내용을 넘나드는 예술가들의 변용성을 확인할 있다. 전시장 마지막에는 올해 5 작고한 지승공예가 신계원의 작품이 있다. 한지를 하나하나 꼬아 만든 여러 기물들이 눈에 띈다. 끝에 전시된 짚신은 지승공예가로서의 삶을 위로해주며 신계원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장식해주고 있다. 


한지의 전통적 가치와 예술적 변용성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전시는 한지의 실용성과 예술적 가치를 가늠하는 새로운 계기가 것으로 기대된다. 





서학동 사진관 이일순展

네게로 오는



자신의 태몽을 알고 있는가? 이일순 작가는 태몽이란 탄생에 대한 기대, 만남의 축복을 알리는 초대장이라 전한다. 그의 작품은 운명의 초대장을 통해 만나게 가족의 연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태몽에서 호박꽃의 모습으로 어머니와 처음 만났다. 세련되지 않고 소박한 꽃이지만 아름답고 쓰임 많은 꽃이다. 


엄마는 나를 호박꽃의 태몽으로 꾸셨다고 하지만 저는 호박꽃을 보니까 어디 하나 버릴 데가 없고 너무 지혜로운 우리 엄마도 생각이 나더라고요“ _ (이일순)


작가는 11 9일부터 11 27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관에서 <네게로 오는 > 열었다. 그가 선택한 초대장태몽 어머니에서 자신 그리고 딸까지 이어진다. 아이가 빨간 스웨터를 입고 나무 사이를 달린다. 일식과 월식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신비한 현상이 일어나고 이를 경이롭게 쳐다보는 빨간 스웨터를 입은 아이. 바로 작가의 딸이다. 작가에게 이번 전시에 대한 영감을 주인공이기도 하다. 


내가 하늘나라에서 아빠랑 엄마를 끈으로 묶었어. 그리고 내가 여기에 태어난 거야!”


작가는 딸아이가 어릴 했던 이야기를 작품에 녹여내 만남에 대한 신비로움을 표현했다. 


전시장 한편에는 핀과 단추를 이용한 관객 참여형 설치미술 파트도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핀과 단추 역시 작가의 태몽에서 따온 것으로 그것들을 붉은 실로 이어 관객 각자가 생각하는 부모님을 표현해 전시했다.

태몽을 통해 자신의 존재이유와 인연을 재조명한 전시에는 작가의 김수하와 김미경(한국화), 김영란(서양화), 김선강(한국화), 양순실(서양화) 네명의 작가가 초대됐다. 






2021 국립무형유산원 브랜드공연생각하는

장인의 손길, 예술이 되다


장인 정신이 공연으로 표현되면 어떤 모습일까. 공연화될 없는 것을 공연으로 만들어내는 작업, 새롭고도 파격적인 도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2021 국립무형유산원 브랜드공연 인간문화재 장인의 작업무용극생각하는 흙과 실의 무형유산을 바탕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공연으로 국립무형유산원 개원 이래 처음 제작한 브랜드 공연이다. 공연은 11 19-20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펼쳐졌다.


흙과 실의 이라는 주제에서도 있듯이 이번 공연은 국가무형문화재사기장매듭장 작업을 현대무용과 시각적 풍경으로 무대화한 사실주의 작업무용극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의 저서 [장인(The Craftsman)]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작품은최고의 경지를 향해 정진하는 사람 뜻하는장인 중심에 두고, ‘ 우리 전통 공예인도자기매듭으로 완성되는 인고의 과정을 무용극으로 구현했다. 


이번 공연은 예술감독은 김희정(상명대 교수), 무대 미술에 박동우(홍익대 교수), 안무는 김용걸(한예종 교수), 음악은 정순도(상명대 교수) 감독이 맡았다. 무형문화재의 공연화. 김희정 예술감독은 새로운 작업에 한동안 더듬거렸지만 사기장 김정옥과 매듭장 김혜순, 장인을 만나고서야 비로소 공연에 대한 갈피를 잡을 있었다고 밝혔다. 


김정옥 장인은 제게 이기는 소리, 물레소리, 불소리, 숨소리를 들려주셨습니다. 저는 소리를 통해 그림을 그렸습니다. 김혜순 장인께서는 위에서 악기의 리듬처럼 춤추는 실타래를 보여주셨습니다. 끈을 짜는 도구인 8사틀과 12사틀은 8, 12명의 무용수가 되어 춤추는 풍경처럼 보였습니다.”(김희정 예술감독 연출노트 중에서)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장인들 역시 처음 겪는 과정이었다. “시연이 아닌 공연은 처음이라는 장인은 준비하는 과정이 낯설지만 우리 문화가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적극 공연에 참여했다.


공연은 장인의 실제 작업 과정과 함께 진행 됐다. 장인의 작업 공간을 무대 부용정에, 무용의 공간을 무대에 두었다. 1막은흙과 , 그리고 불의 ()’ 흙을 이기는 곰베질 일꾼의 노래로 시작해 무용수는 장인의 발로 다져진 흙이 물과 합해 생명의 숨결을 내쉬는 몸짓을 펼쳤다. 장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장인정신, 찻사발 제작 시연의 과정에 무용수의 몸짓과 음악이 더해졌다. 2막은선과 면의 노래 실을 뽑아내는 누에의 몸짓으로 시작했다. 매듭장 김혜순이 나와 실을 감고, 끈을 맺고 풀어 매듭으로 엮어 냈다. 실을 물들이고 풀어내는 과정, 틀을 돌리는 과정, 장인의 시연 과정이 무용수의 몸짓으로 새롭게 표현됐다. 


장인 정신을 고스란히 느낄 있는 무대에서 무엇보다 가쁘게 돌리는 물레 소리, 춤추듯 실을 돌려 직조하는 움직임, 모든 숙련되고 정제된 행동 자체가 뛰어난 예술적 행위임을 깨닫게 된다. ‘생각하는 흙과 실의 언어의 장벽 없이 이해하고 공감할 있는 비언어극으로, 기존의 틀을 벗어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창작공연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무형유산을 지키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 국립무형유산원의 다음 브랜드 공연이 기대되는 이유다. 





아트컴퍼니 두루 어린이창작뮤지컬키키랜드

환상적인 공간  키키랜드로 어서오세요


코로나19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지 못한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창작뮤지컬키키랜드 지난 10 29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펼쳐졌다.


뮤지컬 키키랜드는 2021 전북문화관광재단 무대지원 선정작으로 매년 창작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며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아트컴퍼니 두루의 작품이다. 어린이 공연에 공을 들이는 아트컴퍼니 두루는 신춘문예당선 출신인 희곡 작가 민미정과 뮤지컬디어 마들렌’, ‘청춘 소음 서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미경 작곡가를 섭외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여기에 마당극, 뮤지컬, 소리극 지역에서 다양한 무대를 만들어 내고 있는 김소라 연출의 손길이 더해져 코로나19 마음껏 뛰어놀지 못한 아이들에게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했다. 


뮤지컬 키키랜드는 억지로 게임을 금지하기보다는 게임이 좋고 재미있을 아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게임도 재미있지만 친구와 함께 노는 즐거움이 크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냈다. 관객석을 채운 아이들은 다빈과 하나, 태민에 공감하며 때로 돌발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는데, 배우들은 이에 자연스레 대답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음향이 좋지 않아 노래를 부를 가사가 정확히 들리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공연이 끝나고 밖으로 나온 아이들은 하나같이 재미있었다며 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5 전주 세계슬로포럼&슬로어워드

전주, 느림의 미학을 말하다



세계 최초 인구 50 이상 대도시로서 슬로시티로 인정받은 전주에서 5 전주 세계슬로포럼&슬로어워드가 열렸다. 


지난 11 4세계가 묻고 전주가 답하다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행사에는 세계 슬로시티 전문가 슬로어워드 국내· 수상자들이 ·오프라인으로 참여해 담론을 펼쳤다. 오프라인 행사는 팔복예술공장 카페 써니에서 진행됐으며, 온라인으로는 전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슬로니스 철학과 슬로시티 정책사례의 실천을 통해 시민의 삶의 질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온 개인 또는 단체를 시상하는 세계슬로어워드는 국내부문과 국외부문으로 나누어 선정했다. 국내부문에는 시민이 직접 출자하는 시민출자형 태양광 발전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앞장서온 유혜숙 전주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대표와 소멸되고 있는 한국의 토종씨앗 수집·보급·연구·활성화를 위한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변현단 토종씨드림 대표가 선정돼 사례발표를 진행했다. 

국외부문에는 에너지 중립적인 삶을 위한 정책을 펼쳐온 세톤 네덜란드 보르커르 오도른 시장과 이탈리아 전통음식인쿨라텔로(culatello)’ 연계한 환경 정책에 힘써온 마시모 스피겔올리 이탈리아 지벨로 시장이 선정됐다. 코로나19 인해 참석하지 못한 세톤 시장과 마시모 스피겔올리 시장은 화상을 통해 사례를 발표했다.


슬로니스(slowness) 슬로비즈니스(slow business)’ 주제로 열린 세계슬로포럼에서는 툰크 소이어 터키 이즈미르 시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독일의 권위 있는 시간관리 전문가이자슬로비스의 모자 저자인 로타르 자이베르트, 리타 게디니 이탈리아 볼로냐 협동조합연합회장의 발제가 이어졌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피에르 조르지오 올리베티 국제슬로시티연맹 사무총장과 안성민 한국생산성본부 선임연구원, 황영모 전북연구원 연구위원, 이홍락 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 등이 함께 참여했다. 피에르 조르지오 올리베티 국제슬로시티연맹 사무총장 역시 코로나19 인해 온라인 화상으로 참여했다.


서배원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전주 세계슬로포럼은 슬로시티 운동의 정의와 가치, 향후 비전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면서앞으로도 느림과 행복이라는 슬로시티 철학을 실천함으로써 도심형 슬로시티의 세계적인 모범도시로 나아갈 이라고 말했다.


전주시는 2010 전주한옥마을 권역을 중심으로 슬로시티로 인정받았으며, 2016 60 이상 도시 최초로 도시 전체가 슬로시티 재인증을 받았고, 지난 1 슬로시티 재인증 평가에서 3번째 인증을 받으면서 오는 2025년까지 슬로시티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느림의 미학을 도시 전체에 녹여내고 있는 전주는 5회에 걸쳐 전주 세계슬로포럼&슬로어워드를 개최해 국내· 홍보 네트워크를 강화했으며오손도손슬로시티 전주학교를 운영해 지역 주민 공동체의 슬로시티 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주력해왔다. 달팽이와 함께하는 슬로길을 선정해 슬로콘텐츠를 구축하는 데에도 힘써왔다.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시는 지난 2019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오렌지달팽이상(대상)’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2021 전주 전문가 팸투어

전주 발견하다 



분야 전문가들이 전주를 찾았다. 전주시 관광거점추진단이 초청한 2021 전문가 전주 팸투어다. 지난 11 25일과 26 이틀간 진행된 이번 팸투어에는 소설가 신경숙 씨를 비롯해 언론인과 출판인, IT전문가, 환경전문가, 금융전문가 10명이 참여했다. 이번 팸투어는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전주시가 전주의 다양한 문화 관광자원을 소개하고 국내· 홍보를 위해 기획한 자리다. 


전문가들은 전주한옥마을의 오목대와 전주향교, 경기전, 전주전통문화연수원, 전라감영, 학인당, 최명희문학관을 답사했으며 평화동의 학산시집도서관 전주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책의 도시의 면모를 만날 있는 문화공간을 방문했다. 학산시집도서관에서는 김승수 전주시장이 참석해 전주가 지향해온 인문학의 도시 정책을 설명했으며 전문가들은 역사 깊은 도시로서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미래를 여는 정책 방향과 실현에 호감을 보였다. 전문가들은전주가 다른 도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문화가 살아 쉬고 있는 도시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특히 시민들의 삶을 중심에 세운 다양한 문화정책이 구호로 그치지 않고 의미 있게 실현되는 현장을 보면서 전주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전했다.      

전라감영에서 열리고 있는 전주시 무형문화재 전시에도 관심을 보인 전문가들은전주의 자산이사람(시민)’ 있음을 다시 알게 되었다 말했다. 이어 공예 장인들이 가장 많은 전주의 독특한 문화전통은 유산의 의미로서만이 아니라 도시가 지켜가야 진정한 가치로서의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화를 지키고 가꾸어 동력으로 삼는다면 차별화된 도시 브랜드를 가질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주시는 이번 팸투어를 시작으로 전주를 찾는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한 다양한 의견을 관광거점도시의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