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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5 | 연재 [문화저널]
<기획시리즈>유관순 열사가
심인택 ·전주우석대 교수(2003-12-18 12:04:59)


 지난호에 이어 유관순 열사가 사설을 엮어 보았다. 유관순에 관한 얘기는 동화책으로부터 교과서에 이르기 까지 많이 들어 왔지만 노랫말로 된 이 사설을 장단과 함께 읽게되니 새로운 감동을 얻게 된다. 그때의 상황이 적나라하게 눈에 귀에 보이고 들리는 듯 하다. 문맥이 정연하지 못함이 서운하지만 그런대로 3 ·1정신을 살리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듯 하니 다음 기회에 정리된 사설을 기약하며 관순이의 행적을 더듬어 보고자한다.


〈아니 리〉 그때의 관순이는 기운차게 대한독립만세률 불러 행열하다 분이나서 충남의로선 동코저

〈자진 중모리〉 그날 즉시 길을 떠나/ 구목천지령이여 / 지체없이 내려와/ 부모님께 아뢴후에 / 근동 사람 모두 모아/ 서원서를 발 표하고/ 우리는 때가 왔으니 앞에서서 나갑시다/ 모인 중 조인환씨/ 주먹을 들고 일어나고/ 관순은 각처 열락한 줄 모르고/천안 김구용을 찾아가니/이도 또한 동지라/여러학교를 충동하고 청 주 ·진천/유림대표 모두 찾아 약속한 후 /변면 촌촌가가호호/ 방문하여 부인들 충동을/주야로 하는구나.

〈아니리〉 이러한 결과로 여러 동지들을 얻어 임의 삼월일일에 행열키로 하였으나 여기서는 음력 삼월일일로 정하고 이월 그믐 밤에 매봉산에 불을 놓아 안내 장터로 모이자는 군호하고 열두시 정각에 행열하자는 약속 을 단단히 하였것다. 어느새 이월 그믐은 돌아 왔것다. 관순이 단의 속에 집패률 넣고 나는듯이 매봉산에 오르니 천지는 잠이 들고 원동에는 개소리만 가끔 가끔 들려온다. 우울한 그심사

〈진양조〉 척척히 홀로앉어 오는 일을 생각하니 무인 공산에 밤은 깊었는데/ 밤 새소리는 푸푸 바람은 나무끝을 해쪽 스쳐간다. 묻 노라 청산이여 고금 흥망을 네가 알리로 다/ 반만년 우리역사 일조일석에 무너지 고 가진지 수십년 간에 호소할 곳 바이 없어/ 명일 대의를 잡어일어나니 천지 신명을 살펴 주옵소서 이리 앉아 자탄을 하니 무심한 청산은 아무 대답이 없고/ 서천 하늘에 별빛만이 울었네 아이고 분 하여라 구곡 간장 자탄으로 밤이 깊어 가는 줄을 모르는 구나/

<아니리〉 이러타시 자탄을 할 제 밤 새소리는 더욱 숨어 졸옴을 자아내고 무심한 매봉산은 발 들듯이 높이 솟아 척척할 뿐이로다. 불을 놓아 군호하고 집으로 돌아와 잠 한숨 이 루지 못하고 밤을 새워 준비 할 제

〈자진모리〉 날이 차차 밝아지니/음력 삼월 첫날이 라/안내장 네거리에/십육세 어린 처녀 가/무었을 옆에 끼고/갔다 왔다 수/ 천명 군중들은/연속하여 일어나고/한편 지령 위에서는/태극기 선언서를/조용 나누어 줄 제/어느새 열두시/정오라/ 관순 급히 서서/선언서률 낭독한다/ 반 만년 우리 역사가/일초 일석에 무너져/ 왜놈들께 무참히/뺏긴 심혈에/ 민족 자 결을 응하야/독립운동 시위 행열을 하자 는/말이 끝나자/ 태극기 높이 들어/ 대한독립 만세/천지가 되 높는듯/강산 이 뒤 꿇어/매봉산이 떠나가듯/수천명 군중들은/시위행열 전진 할 제/왜놈의 총알 꽝/김구용 거꾸러 지니/관순 덕열 이 복 받쳐/이놈 왜놈들아/저놈들을 죽 여라/우루루 달려들어/파견 소문을 후 닥/딱 지근 부셔노니/왜놈들이 겁을내 어/담 넘어로 도망자고/어디서 자동차 소리 우루루/천안 헌병 본부에서/용원 대가 쫓아 들어와/총소리 꽝꽝/유중근 씨 내외가 꺼꾸러지고/조인환씨 쓰러지 니/관순이 눈이 캄캄하여/우루루 달려 들 제/칼날이 번뜻 또 쓰러지니/원통코 나 우리 민족/어찌 이리 망극하고/무도 한 왜놈들은/연속하여 총을 쏘니/죽염 이 여기 저기/ 수라장이 되었구나/

 <아니리〉 그때여 관순은 칼을 맞고 쓰러졌다. 겨우 정신 차려 좌우를 살펴보니 동지의 죽염이 삼태 쓰러지듯 하고 양친이 다 절명하여 있거늘 관순이 정신이 아득하고 서름과 분함이 터져 나오는데

〈자진모리〉 허-이게 웬일이야/야아 몹쓸 왜놈 들아/우리 민족 빈손으로/독립하자 하 였거늘/무삼 일로 총을 쏘아/이모양이 웬일이냐/ 섯다 덜럭 꺼꾸러져/대그르 르 둥굴며/머리도 지끈 지끈/부모님의 시체 앉고/아이고 아버지 어머니/천추 원한을 품에 품고/영결 종천 하였으니/ 어느때나 다시보며/장엄한 이 죽엄은 국 민의무 당연커늘/철천지 맺힌 한을 어느 때나 풀어보리/에이 천하 몹쓸놈들/금 수만도 못한 놈들/극악 무독이 장구하랴 /내몸마져 죽여라/우루루 달려들다/왜 놈 헌병 발길에/채여 쓰러지니/어느듯 왜놈 헌병은/백여명 동지와 관순이률 결 박하야/수갑을 덜컥 채워노니/관순이 옴도 뛰도 못하고/강약이 부득으로/여 러 수반 의인들은/붙들여 가는구나/

〈느린 중모리〉 붙들려 가는구나/끌리는 포승줄은 앞 뒤로 얼켜매고/손에는 수갑이라/흐트러 진 머리채는/뒤 귀밑에 늘어지고/피같 이 흐르는 눈물/옷깃이 모두다 사무친다 /안내장터 사람들은 모두나와 울음울고 /세상을 모르고 누워 계신 여러동지 부 모양친은/고요히 잠이들어 아무런줄 모 룬구나/관순이 망극하야 아이고 아버지 어머니/불효여식 관순이는 사세 부득이 팔려 가오니/죄를 용서 하옵소서 애끊어 슬피우니/흐른 눈물 피가되고 한숨모아 청풍이라/청산도 느끼난듯/관순은오열 하여 휘늘어진 곱든 꽃은/어우러져 빛을 앓고 뜻밖에 불여귀라/피률 내어 슬피우 니 야월공산 어데두고/진정체송 단장성 은/촉국한이 깊어구나/내 아무리 미물 이나 사정은 날과같이/천추원한 운다마 는 사세가 부득이라/수원수구를 어이하 리/이러타시 울음을 울제/표독한 일본 헌병 성화같이 재촉할제/백여명 동지들 은 칼마져 팔 못쓰는 사람/총을마져 다 리절고/전동 그리고 끌려갈제/의분은 청천에 솟아있고 슬픔은 사해에 잣다/어 느새 일모 도공하야 방묘에 들어갈제/천 안읍을 당도하니 이곳은 헌병 본부로다/ 위엄이 넘넘 살기가 둥둥하여/호령이 추 상 같은 지라 관순은 노려보며/태연히 들어간다/

〈아니리〉 관순이 여러가지 형벌을 당한것을 어찌 다 말 하료마는 헌병대장 관순을 불러 가 슴에 총을 대고 “네 이 요년 조그마한 년 으로 이런 범난한 일을 할리가 없다. 반 드시 지휘자가 있을 터이니 바른대로 말 하여라.” 관순이 헌병대장을 노려보며 “야이 미친 왜놈들아 나라률 위하는 뜻이 어째 남녀노소가 있드란 말이냐 지휘자는 내가 기니 다른 동지들은 다 석방하여라.” “저런 당돌한 년 그래 네가 지도자란 말 이냐” 관순이 “그렇다” “네까진 년이 지 도자란 말이냐”

〈중중모리〉 이놈아 내 나이를 어찌 모르느냐/내나 이 십육세라 오천년/배달민족 우리 한국 처녀이거늘/죽는것을 두려워 하랴/개와 같은 네놈 앞에 살기를/바랄소냐 총으로 쏘든 칼로 치든/양단간에 하려므나 나 죽은 혼이라도/너희 나라 혼비 중천 떠 다니며/너희들을 몰살시켜 원한을 풀어 보리/자 아나 이놈아 나률 썩 죽여라/앞 이를 아드득 두주먹을 벌벌 떨며/선두자 는 내 로다 무도한 왜 놈들아 어 서 급히 죽여 달라

〈아니리〉 일본 헌병장 어이 없어 껄껄 웃으며 너 진실로 그렇다면 태극기를 한번 그려 보 아라. 관순이 붓을 들어 놓니 헌병대장 깜짝 놀래며 서류를 대강 대강 작성하여 공주 검사국으로 또 넘겼것다. 관순이의 일행은 공주 검사국 유치장에 들어갈제 그 오빠 관옥이가 학생시대의 독립운동 하다 불들려 들어가신문을 받으러 들어 왔것다. 남매가 만나게 되었구나. 관순이가 오빠를 바라보며 두눈에 눈물이 들거니 맺거니 비오듯 떨어지며 안내 장터에서 행열하던 일파 부모 양친이 운명하신 일을 곰곰히 생각하니 륜기에 복받힌 설움이 터져 나 오는 것이었다.

〈중모리〉 셨던 자리에 법석 주저 앉으며 아이고 원통하여라, 원통하네/나라 잃은 외로운 이몸이 부모까지 이별하고/형제는 각기 감금되어 어린 동생들을 어이할꼬/아이 고 어쩨 할거나 복통 단장성으로 울음우 니/그때여 관옥이니 아무런줄 모르고/ 이얘 관순아 그게 무슨 밀이냐/아이고 오라버니 안내 장터 행열시에 양친이 다 돌아 가셨소/관옥이 정신이 혼미하여 하 늘이 빙빙 땅이 꺼지는듯/목이 맺혀 아 무말도 못하고/두눈에 눈물이 들거니 맺 거니/그저 퍼버리고 울옴을 운다

〈아니라〉 이때여 검사 급히 관순을 부르는 명령을 내려노니 일본 헌병은 성화같이 재촉을 하는지라 할수없이 남매 작별하고 〈중중모리〉 그때여 관순이는 검사국에 신문받고/ 백여명 동지들과 읍으로 또 내려갈제/악 독한 일본헌병 몽둥이 들고/세이세이 끼 여서서 강압이 엄숙하여/공주교률 얼른 지내여 좌우를 살펴보니/남녀노소 수십 명이 거리거리 늘어서서/혀도차고 눈물 훌려 장하다고 탄식한다/그곳을 지나서 감옥앞을 당도하니/관순은 눈물흘려 죄 수률 인수받고/서류를 보아 명목대신 번 호를 써서/앞섭에다 붙여 각기 문번을 시킬제/그때여 우리 대한 독립운동이/ 각처에서 벌어져 시위 행렬이 연속이라/ 푸악무독 왜놈들은 총으로 쏘고 칼로치며 /함부로 얼어 묶어 끌려갈제/분합은 하 늘에가 사무치고/장엄한 그 죽엄은/도 처 바닥 버러져 흐른피 또 물드르니/아 름다운 애국청년 장하고도 씩씩하다.

〈아니리〉 각처에서 붙들어 들어와 모진 악형과 공론이 분분할제 그때여 관순이는 공주 검사국에서 여전히 불복하고 상고를 하였 는가 보드라. 서울 고등법원으로 옮겨지니 관순이 일행은 서대문서 미결 감옥에 처 하는지라 이곳은 공부하든 곳이요 이화 학당을 눈앞에 버려지고 삼월 일일에 동 지들이 끌려드니 안내장터 일이 머리속에 번갈아 승격하니 분함과 슬픔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날 그날을 지나갈제 바 라는 공판 날자가 돌아 왔것다.

〈진양조〉 위엄이 넘넙하다/화복의로 입은 일본 검판사는/충계 위에가 높이 앉았으니/ 교만과 살기가 만면이라/좌우편으로 변 호사는/우리나라 법을 감소 시켜/법률 책을 이리저리 뒤져보니/이는 선인이 분 명하고/모아드는 방청객은/겹겹으로 들 어 앉어/원도 공판을 볼량으로/담요하 게 앉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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