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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6 | 연재 [문화저널]
<기획시리즈>농부가
심인택 ·전주우석대 교수(2003-12-18 13:55:31)


 농부가는 넓은 의미로 농민들이 부르는 농요(農議) 전부를 할 수 있다. 농요를 구분하여 보면 모찌기찌소리 모심기소리 논매기소리 벼타작소리 방아소리 논다지기소리 맷돌소리 발매기소리 보리타작소리 황해도의 감내기 명안도의 호미타령 등 농사와 농민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엮어 노동과 함께 불려지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일반적인 농부가는 전라도의 농부가를 일컬음이라 하겠다. 이는 땅이 기름지고 넓은 들을 지녔기에 더울 그러할 것이지만 소박하면서도 단조롭고 순진하면서도 꿋꿋한 이 노래는 판소리 춘향가의 영향을 받으며 더욱 우리의 가슴에 와 닿는 모든 국민의 노래로 불려지게 된다. 또한 그 흥겨움과 장단의 짜임은 일을 하며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선창과 후창 즉 멕이고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풍류의 고장으로 일컫는 우리 고장의 이 농부가는 그 음악성에서도 탁출함을 보여주고 있지만 전문적인 음악적 훈련이 없다 하더라도 농민의 노래로 누구나 쉽게 익히고 배울 수 있으며 노래의 세련미는 부르면 부를수록 감칠맛이 풍기는 노래이다.


 이제는 이 농부가를 농민들에게서 듣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었지만 농업을 天下之大本으로 삼는 이 나라에서는 더욱 아끼고 사랑해야 할 것이다. 농부가는 중모리 장단의 긴 농부가와 자진모리 장단의 잦은 농부가로 구별되나 때에 따라서는 속도의 가감이 있을 수도 있다. 농부가의 사설을 보면서 마음으로는 장단을 잡아가며 이 노래의 가사를 엮으려 한다. 농부가 사설을 두부분으로 나눠 앞의 농부가는 일반적으로 불려지는 농부가 사설이고 뒷부분의 농부가는 판소리 춘향가에 나오는 농부가이다. 서로 중복되는 내용도 있지만 싱그런 오월을 생각하며 고생하는 농부의 마음을 위로하며 농부가를 읊어 보자.


農夫 歌 ( 중모 리 ) 얼럴럴 상시디야 어여루 상사디야. @한일(一)자로 늘어서서 입구(口)자로 섬어갈 제 이내 말을 들어 보소. 어여 어여 어허루 상사디야. @불볕을등에 지고 이 농사(農事)를 이리 지어 누구하고 먹자 하노. 어여 어여 어허루 상사디야. @늙은 부모 봉양(奉養)하고 젊은 아내 배 채우고 어진 자식 길러 내서 사람 노릇 하자꾸나. 어여 어여 어허루 상사디야. @천생만민(天生萬民) 하율 적에 필수지 직(必授之職)하였으니 우리는 이 농사가 직분(職分)이 아닌가. 어여 어여 어허루 상사디야. @상서학교(상序學校) 베풀고 성훈(聖訓)을배우기는도덕군자(道德君子) 할 일이라. 어여 어여 어허루 상사디야. @화간백상(花間백上) 늦온 봄에 주마투계(走馬關觸) 노닐기는 호화소년(豪華少年)할 일이라. 어여 어여 어허후 상사디야. @대장부 세상(世上)에 사업(事業)이 많건마는 우리 농부들은 일만 하고 밥만 먹고 술만 먹고 잠만 잔다. 어여 어여 어허루 상사디야. @여봐라 농부야 말 들어라. 아나 농부야 말 들어라. 먼데 사람은 듣기도 좋고, 가차운데 사람은 보기도 좋게 북 장구 장단에 심어보자. 어여 어여 어허루 상사디야. @여보 농부들 말 들어 보아라, 농부들 말 들어 보소. 저건너 갈미봉에 비가 묻어 들어 온다. 우장(雨裝)을 두르고 삿갓을 쓰자. 어여 어여 어허루 상사디야. 어여 어여 어허루 상사디여. @여보시오. 농부님네 이내 말을 들어보소. 어루화 농부들 말 들어요. 전라도라 하는데는 신산(神山)이 비친 곳이야 이 농부들도 상사소리를 메기는데 각기(各其) 저정거리고 너부렁거리네. 어여 어여 어허루 상사디여. @요 여보시오. 농부님네 이내 말을 들어보소. 어화 농부님 말 들어요. 남훈전(南薰嚴) 달 밝은데 순(舜)임금의 놀음이요. 학창의(薦창衣) 푸른 대솔은 산신(山神)님의 놀음이오. 오륙월(五六月)이 당도하면 우리 농부 시절이로다. 패랭이 꼭지에 가화(假花)를 꽂고서 마구잡이 춤이나 추어보새. 어여 어여 어허루 상사디여. 잦은 天歌(굿거리 또는 자진모리) 에이헤 에헤루 상사디야 여봐라 농부야 말 들어라 @일락서산(日落西山).에 해 쩔어지고 짧 월출동령(月出東鎭)에 달이 솟아, 여봐 라 사농공상(士農工商) 직업중에 우리 농부가 제일일세. 에이혜 에혜루 상시디야 여봐라 농부야 말들어라. @ 여봐라 교민화식(軟民火食)하온 후에 농부 밖에 또 있는가. 에이헤 에헤루 상시디야 여봐라 농부야 말들어라. @ 아나 농부야 말 들어라, 아나 농부야 말 들어 충청도 중복숭 추월(秋月)의 가 지가 열렸구나 강릉땅 감 대추는 아그대 다그대 열렸구나. 에이헤 에헤루 상시디야 여봐라 농부야 말들어라. @ 아나 농부야 말 들어라. 서마지기 논 빼미가 반달만큼 남았구나. 네가 무슨 반달이냐 초생달이 반달이지. 에이헤 에헤루 상시디야 여봐라 농부야 말들어라. @ 아나 농부야 남산에 비 묻어 온다. 우장을 두르고 지심 매러 갈거나. 에이헤 에헤루 상시디야 여봐라 농부야 말들어라. @ 여보소 농부들 말 들어 어화 농부 말듣소 나렸단다 나렸단다 전화어사가 나렸단다 누가 누가 나렸던가 올라가신 이몽룡씨가 나렸단다. 에이혜 에혜루 상시디야 여봐라 농부야말들어라. @ 여보소 농부들 말 듣소 어화 농부 말 들어. 사방십리(四方十里) 넓은 들에 방화 수렁에로 철철이 나리소서. 에이헤 에헤루 상시디야 여봐라 농부야말들어라. @ 떠 들어온다 떠 들어온다 점심바구니 떠 들어온다. 에이헤 에헤루 상시디야 여봐라 농부야 말들어라. @ 불볕을 등에 지고 진흙 물에 들어서서 이 농사를 이리 지어 누구하고 먹자하노. 에이헤 에헤루 상시디야 여봐라 농부야 말들어라. @ 늙은 부모 봉양하고 젊은 아내 배 채 우고 어진 자식 길러내서 사람 노릇 하자꾸나. 에이헤 에헤루 상시디야 여봐라 농부야 말들어라. 어화 어화 어여루 상사디여 @ 여보소 농부들 말듣소 어화 농부들 말들어 부귀와 공명을 탑치 말고 고대광실(高臺廣室)을 부러워 마소. 오막살이 단칸이라도 태평성대가 비친다네. 어화 어화 어여루 상사디여 @ 우순풍조(雨順風調) 좋은 때에 시화연풍(時和年豊)이 좋을시고, 만첩청산(萬疊靑山)을 들어가서 좋은 나무를 베어 다가 디딜방아를 걸어 놓고 털그덩 털그덩 방아를 찧세. 어화 어화 어여루 상사디여 춘향가中 농부가(중모리) 두리둥둥 쾌개캥 얼 널 널 상사뒤 두리둥 두리둥 둥 둥 쾌갱 캥 마 캥캥 어럴널널 상사뒤 어여어 여여루 상사뒤요 @여보시요 농군님네 여보시요 농부네들 이내말을 들어보오 여보 농부들 말들 어보오 장부 세상에 나서 사업이 많것 마는우리 농부들은 일만허고 밥만먹고 술만 먹고 잠만 자는가. 어여어 여 여루 상사뒤요 @여보소 농부님네 부귀와 공명을 탐치 말고 고대광실을 부러마소 오막살이 단칸 집에라도 태평성대가 들었다네 어여이 여여루 상사뒤요 @ 인정전 달 밝은데 세종대왕의 노름이요 학성(薦城)의 푸른솔은 신선님의 노름이요 오뉴월이 당도허면 우리농부 시절이로다. 패량이 우에다 장화(薔花)를 꼽고서 마우기 춤이나 추워보세. 어여어 여여루 상사뒤요 @여보시오 농부님네 이내말을 들어보소 여보 농부들 말들어 보소 돋는 달 지는 해를 벗님의 등에 싣고 향기로운 이내 땅에 우리 보배를 가꾸어 보세 어여어 여여루 상사뒤요 @여보소 농부네들 여보 농부들 말을 듣소 천하대본(天下大本) 이 농사를 신농시(神農氏) 마련후에 함포고복(含爛叩題) 격양가(聲攘歌)는 요인군(堯人君)의 시절이요 오현금(五鉉琴) 남풍시(南風詩)는 순인군(舞人君)의 시절이라 어여어 여여루 상사뒤요 〈자진 중모리〉 어화 어여루 상사뒤요 어화 어여루 상사뒤요 @돌아왔네 돌아와 돌아왔네 돌아왔네. 풍년 시절이 돌아와 금년정월 망월(望月)때 태을성(太乙星)이 높이 떠 태극봉(太極峰)에 가 비쳤드라. 어화 어여루 상사뒤요 @ 여보 농부들 여보 농부들 말들어 내렸단다. 내렸단다 전자어사가 내렸단다 어화 어여루 상사뒤요 @여보소 농부들 말들어 여보소 농부들 말듣소 여보 농부들 말들어 이 농사를 어서 지어 올배쌀 뜨물에다가 풋호박국 꿇여라 우리 농부들 배 충복허세 어화 어여루 상사뒤요 @ 여보 농부들 여보 농부를 우리 남원은 사판(四판)이요 어이허여 사판인가 @우리골 사또는 놀이판이요 거부장자는 뺏기는 판 육방관속(六房官屬)들은 먹을판 났으니 우리 백성들은 죽을판이로다. 어화 어여루 상사뒤요 @ 다 되었네 다되어 다 되었네 다되어 서마지기 논빼미가 반달만큼 남었네 네가 무슨 반달이냐 초생달이 반달이 로다. 어화 어여루 상사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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