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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6 | 연재 [문화저널]
독자투고 하나되는 참문화 운동을 위해
정우성(2003-12-18 13:56:33)


 문화란 한 시대를 공유하는 삶들의 총체적인 반영이며, 그 사회와 시대를 규정짓는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의 주체는 일부지식인일 수도 없으며, 문화, 예술인이라 지칭되는 소수집단의 소유물일 수도 없고, 지배 논리에 부합되는 폭력적 전유물일 수는 더더욱 없다. 문화의 주체는 한 시대를 살고, 그 사회를 구성하는 대다수 민중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참 문화는 민중들의 정서가 총체적으로 표출되어진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문화는 언제부터인지 한정된 소수의 것으로 인식되어져 왔으며 문화형성의 진정한 주체인 민중은 그 주체에서 객체로 분리되어져 왔다. 그러한 인식차원의 강제적 변이로 이 땅에는 소수문화, 예술인들에 의해 고급문화로 포장된 순수문화 지상주의를 낳게 되었고, 지배논리에 부합되는 미국과 일본의 저급한 폭력문화, 도착적인 성문화, 오락문화 등이 판을 치는 현실적으로 왜곡된 문화현실을낳게 되었다.


 그 원인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인 제 변화 즉, 문화형성의 직 ·간접적인 요인의 변화가 민중들에 의해 주체적으로 주도되지 못하고 폭압적 시대상황에 의해 무비판적으로 재생산되는 반민주적, 반민중적인 암울한 역사과정 때문이었다. 거기에 물건너온 이데올로기 대립이 동족끼리의 체제대접으로 부합되는 반민족적 경향까지 가세하였던 것이다. 그런 시대적 악조건과 그 유지를 위한 지배논리는 우리 문화를 저속한 폭력문화, 재국의 종속문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성문화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는데 용이하게 기여했으며. 진정 문화의 주체가되어야 할 민중은 이러한 문화 현실속에서 철저하게 배척되고 수동적 위치에서 오염되어 급기야는 문화적 위기 상황까지 배태하였다.

 

 위기상황은 한때 폭력적 현실 앞에서 극복될 수 없는 것처럼 보였으나 위기상황이 급박해 질수록 폭력적 실체는 차츰 민중들에 의해 인식되어지게 되었다. 아울러 민중들은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그 각성의 단계를 거치면서 70년대에는 자생적으로 민중들이 공유하는 삶을 표현하는 주체적인 움직임과 함께 결합하여 문화운동의 모태를 형성하였고 차츰 각 계층별, 조직별로 현장성을 확보한 재생산 구조를 가져 민중이 주체됨을 저해하는 현실적 억압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민중, 민족 문화운동의 구체적 형상화 작업을 수행해나갔다. 그것은 문화라는 진정한 의미를 도외시 한채 민중에게 주입시키고, 지배논리의 관찰을 위해 민중을 철저히 배격한 폭력에 대한 반발로 인해 형성된 것이며, 그러한 전체 움직임들은 그 반발적 속성과 함께 주체에 대한 주체적 인식으로부터 출발하여 민중 ·민족운동과 자연스럽게 결합한 것 이었다.


 현실인식에 바탕을 둔 이러한 움직임들은 70년대의 암울했던 시대 상황속에서 내적 성숙과 발전을 거듭해 문학, 전통예술, 노래, 출판 등이 각 부분별 역할을 수행해 내기도 하고 한데 어울어지기도 하면서 민중적이고 민족적인 실체에 접근하는 만남의 계기를 만들었다. 다시말해서 민중이 참 인간으로 서며, 경제가 참 민족경제로 서며, 사회가 참 정의사회로 서며, 정치가 참 민주주의로 서며, 문화가주체적인 참 민중문화로서는 것, 그리하여 민족적 현실을 이해하고 저급한 문화현실을 극복하고 진정한 주체문화와의 만남이 이루어져야 된다는 당위속에서 발전한 것이었다.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한 민중 ·민족문화운동은 80년대 정치적 격변기를 겪으며 잠시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된다.

 

 민중적 기반을 가지지 못한80년대 초의 정치적 현실은 민중 ·민족문화운동에 대해 혹심한 반작용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70년대의 민중 ·민족문화운동이 여러 악조건을 극복해 냈듯이 그 혹독한 탄압을 거치면서 문화운동은 그 탄압적 양상을 자양분으로 또 다시 발전하였다. 민중 ·민족문화운동은 80년 봄과 5월 광주항쟁을 거치면서 70년대 수행해왔던 운동역량과 함께 이제는 민족의 자주화, 사회의 민주화, 평화적 통일이라는 양상을 조심스레 전개해 오고 있다. 특히, 몇해전 여의도에서의 이산가족찾기 의 감격은 우리 전체 민중의 공유하는 감정의 실체를 주명하게 보여 주었다. 그리고 그 통일에 대한 민중의 염원을 가로막는 장애가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의 차원을 넓혀가면서 아울러 우리 문화의 종속성을 탈피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초기에 있어서 문화운동은 잠시의 침체기에서 벗어나 조심스런 움직임을 전체적인 사회민주화 운동의 영역으로 확대해 나갔다. 그러면서 전체 운동과 연대하면서 제 악조건들의 실체에 접근해 나오는 과정을 겪고있다.


 80년대에 접어들면서 현재까지의 민중 ·민족문화운동은 각 계층별, 조직별활동의 구체성을 띠면서 그 현장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민중 ·민족문화운동은 그 표현에 값할 만큼 그 지향하는 목표와 이념을 뚜렷히 하면서 폭넓게 대중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으며, 서울지역 중심에서 탈피하여 지역 문화운동으로 넓혀가고 있다. 이제 민중 민족문화운동은 우리의 척박한 현실속에서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민중현실이 매스컴과 왜곡된 종속지배 문화에 의해 지배되고 있지만 차츰 참 민중민족문화가 확산되어질 전망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우리 지역의 민중 ·민족문화운 등도 그 지향하는 바와 이념을 더욱 뚜렷히 하면서 그 뿌리를 내려야 할 것이다.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든 쇠붙이는 가라.


전주우석대 국문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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