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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8 | 연재 [문화저널]
<독자투고>여성해방을 위한 문화
박영미 ·전북대 대학원·영어영문학과(2003-12-18 15:06:45)


 우리는 변혁의 시대에 살고 잇다. 중심 혹은 근원이라 믿어왔던 영역들과 가장자리로 배제되던 영역들 사이의 구분이 애매해졌고, 사회를 지탱해온 모든 이원적 대립들이 해체되고 있다. 이와 같은 갈등으로 사회 전 계층이 동요하고 있으며, 많은 문제점들이 새로운 영역에서 발생하여 그 해결을 둘러싼 논란 또한 분분하다.


 이러한 문제들 가운데 점점 더 우리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중요한 문제중의 하나가 여성문제 이다. 여성문제의 핵심은 한 사회조직내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지위에 있다. 즉 어떻게 하면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개발하고 발휘하여 결과적으로 완전하고도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느냐 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인류사회가 억압과 착취, 궁핍과 소외에서 벗어나 개인과 사회 전체가 건강한 상태를 되찾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의 제도가 필요한가 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모든 사람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문화, 더불어 숨쉴 수 있는 문화 풍토를 정착시키는 일이 문화저널이 추구하는 것이라 할 때, 여성문제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이의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 없으면 이러한 기치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도 있다. 건강한 사회의 건설에 문화의 역할이 지대하리라 믿으며 또 문화저널 이 그러한 역할을 충분히 해내리라 믿고있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이러한 문제에 더 세심한 배려가 있기를 기대하며 이 글을 쓴다.


 여성문제에 대한 견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첫번째는 현모양처론을 근거로 하여 모든 여성문제에 대한 문제제기 자체에 부정적인 태도이다. 이의 구태의연함은 너무도 명백하기 때문에 반박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그 두번째는 여성들 특허 미혼 여성들의 남자들과 동등한 취업기회의 확보 및 동등한 임금의 보장에 역점을 두는 태도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도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문제 해결에 있어 간과되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를 분명 안고 있다. 그러나 결혼을 하면 일면 해결이 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하나의 태도는 여성 특히 기혼여성들의 여가선용 정도에 촛점을 맞추는 것으로서 각 언론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여성교양강좌의 시각이 바로 이러한 것과 연관된다. 이는 소수 유한 계층에만 문제를 한정시키고 다수의 소위 먹고살기에도 바쁜 기혼여성들의 문제를 호도 혹은 은폐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중요한 것은 여성문제를 사회 구조적인 시각으로 조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여성들은 사회적 기득권을 쥐고 있는 남성들에 의해 사회적 종속을 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값싼 임금에도 굴복해버리는 저임금 노동자로서 경제적 종속의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러므로 참다운 여성문제의 해결은 사회 구조적 모순의 해결과 직결된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게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해결이 결코 남성들의 선심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여성 스스로의 깨달음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여성문제는 여타 사회문제와 깊이 관련되어 있어서, 전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여성문제의 해결에 힘쓰는 사람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 여성문제의 해결 없이 참댄 인간해방은 결코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회를 위한 건강한 문화의 발굴 발전에 노력하는 우리 문화저널 이 중차 대한 이 문제에도 더욱 세심한 관심과 배려를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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