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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12 | 특집
빛을 향하여
문화저널 1주년 기념 축시
정열(2003-12-24 11:23:06)

<빛을 향하여>


뒤울안 언덕에는
느릅나무 아래 쭉나무
쭉나무 아래 파리똥나무
파리똥나무 아래 조선뽕나무
조선뽕나무 아래 향나무
향나무 아래 개나리
개나리 아래 오량캐꽃까지
저승 같은 어둠이 싫어
필사적으로 덤풀 속 어둠이 싫어
남쪽으로 남쪽으로 실뿌리를 얽어 짜라.

그 아래 뒤울안 언덕에는
아내가 조석으로 드나드는
장독대 위에 석류나무
석류나무 위에 앵두나무
앵두나무 위에 복송아나무
복송아나무 위에 사과나무
사과나무 위에 감나무
감나무 위에 은행나무
은행나무 위에 푸른 하늘까지
저마다 결사적으로
더 밝은 빛을 향하여
남천으로 남천으로
실가지들을 얽어 짜라.

정열

·1932년 전북 정읍출생
· 국학대학 졸업
·1953년 『자유신품」 신인작품 모집에 당선
·1959년「사상계」천료
·1961년 시집 『遠賣j 간행
·1976년 시집 『바람들의 세상』 간행
·1982년 「어느때年에」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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