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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7 | 특집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도전과 실험]
국내 최초로 온라인 영화제에 도전하다
이동혁, 김하람(2020-07-07 13:25:49)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도전과 실험

국내 최초로
온라인 영화제에
도전하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치러진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6월 6일 막을 내렸다. 사회, 경제, 문화, 모든 것을 바꾼 코로나19는 영화제 풍경도 일변시켰다. 예년 영화제 기간 관객들의 발걸음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전주 영화의 거리 일대엔 바람에 펄럭이는 현수막과 곳곳에 나붙은 포스터만이 영화제 기간임을 전했다. 어쩌면 앞으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조용했던 영화제. 그 바뀐 풍경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무관객 영화제, 온라인으로 관객과 만나다
올해 영화제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온라인’이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영화제를 ‘무관객’으로 개최하면서 오프라인 상영은 심사위원과 상영작 감독, 관계자들을 위한 심사 상영만 이뤄졌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제 측은 국내 국제영화제들 가운데 최초로 OTT(Over The Top Service, 인터넷을 통해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을 이용한 온라인 상영 서비스를 선보였다. 비공개 심사 상영 기간 동안 일반 관객들의 영화 관람이 불가능한 점을 고려하여 영화제 상영작과 만날 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온라인 상영은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OTT 플랫폼 ‘웨이브’를 통해 진행됐다. 온라인 상영에 대한 감독들의 동의가 전제되어 있어 전체 180편 가운데 97편만 온라인 상영이 이뤄졌다. 영화제측은 편수는 줄었지만 기대보다 많은 감독들이 온라인 상영에 동참해주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으로 만나 볼 수 있었던 작품은 한국영화 53편(장편 20편, 단편 33편), 해외영화 44편(장편 38편, 단편 6편)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온라인 영화제에선 6월 6일 자정까지 총 7,048건의 유료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제 첫날 900여 건으로 출발한 전주국제영화제 온라인 상영은 평일 400~500건을 유지하다 마지막 날 1,500여 건을 기록하며 마무리됐다. 8만 5,900여 명을 기록했던 지난해 영화제와 비교하면 무척 아쉬운 수치지만, 코로나 여파 속에서도 활로를 찾아 무사히 영화제를 치러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세 달간의 장기 상영회도 준비돼 있는 만큼 평가를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의견이다.


올해 온라인 상영에선 한국영화가 높은 주목도를 보였다. 전체 유료 결제 작품들 가운데 한국영화에 대한 결제가 전체의 62.2%를 차지했고, 이 중 ‘한국경쟁’이 22.2%, ‘한국단편경쟁’이 각각 24.6%를 차지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증명했다. ‘코리안시네마’ 역시 전체 결제건의 15.4% 비중을 나타냈다. 온라인 관람이 가장 많이 이뤄진 작품은 한국경쟁 <담쟁이>, <갈매기>를 비롯해 한국단편경쟁 1 <각자의 입장>, <건설 유니버스의 어떤 오류>, <드라이빙 스쿨>, <추석 연휴 쉽니다>, 한국단편경쟁 5<이별유예>, <우주의 끝>, <무협은 이제 관뒀어>, <유통기한>, 코리안시네마 <십개월>, <보라보라> 등이다.


해외영화 중에서는 세계의 화제작들을 소개하는 ‘월드시네마’(극영화, 다큐)가 14.3%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 밖에도 해외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마스터즈’와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영화보다 낯선’ 등 전주국제영화제의 대표 섹션 상영작 역시 온라인 관람으로 꾸준히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관람이 이뤄진 해외 작품은 <미끼>(월드시네마 극영화), <홀아비의 탱고와 뒤틀린 거울>(마스터즈), <천 명 중의 단 한 사람>(국제경쟁) 등이다.



관람료 7,000원 적정했나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온라인 상영작들의 관람료는 예년 영화제와 동일하게 7,000원으로 책정됐다. 단편영화의 경우 기존 영화제처럼 온라인에서도 묶여 판매됐고, 7,000원을 결제하면 네 편을 감상할 수 있었다. 단 해외단편영화의 경우에는 묶음이 아닌 편당 2,000원의 별도 결제가 필요했다. 관람 시간에도 제한이 있었는데, 결제 후 12시간 내에만 관람이 가능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온라인 상영임에도 불구하고 극장 상영과 같은 관람료를 지불해야 했다는 것에 대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결제 후 12시간으로 한정된 관람 시간 역시 현장에서 한 번 영화를 보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송순진 전주국제영화제 홍보미디어팀장은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들은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공개된 적 없는 프리미어 작품들이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결코 관람료가 높게 책정된 것이 아니다”며 “온라인 상영의 경우 한 번 결제하면 가족이나 친구와도 함께 관람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조건들을 생각하면 적정한 금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람 시간이 제한된 점에 대해서도 “영화를 상영하는 플랫폼만 극장에서 온라인으로 옮겼을 뿐, 오프라인에서 보는 것과 비슷한 환경으로 설정했다. 영화제 영화의 그런 특성을 이해해 주면 좋겠다”며 “온라인 상영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것이 ‘장기 상영회’다. 극장의 넓은 화면으로 작품을 관람하고 싶은 분들은 영화제 이후의 장기 상영회를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작품별로 감상할 수 있는 최대 인원에 제한을 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온라인 상영인 만큼 더욱 많은 이들이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했으면 어땠겠냐는 의견이다. 이번 온라인 상영에선 작품별로 최대 1,500명까지만 관람할 수 있도록 제한이 돼 있었는데, 키르시카 사리, 엘리 토이보니에미, 안나 파빌라이넨, 알리 하파살로, 레타 알토, 옌니 토이보니에미, 미아 테르보 감독의 ‘관습의 폭력성’은 최대 1,200명, 클라리사 나바스 감독의 ‘천 명 중의 단 한 사람’은 최대 800명까지만 관람이 가능했다.


송 팀장은 “제작사와 감독 측에 온라인 상영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제일 우려를 샀던 부분이 불법 유출에 대한 문제였다”며 “데이터를 제한 없이 확장하면 유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가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관객 수를 제한했다. 현재의 관객 수라면 혹여 불법 유출 문제가 발생해도 충분히 추적해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공개된 퀘이 형제의 작품
1980년대 애니메이션의 선두 주자인 퀘이 형제의 작품세계를 다룬 특별전시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는 퀘이 형제만의 독보적인 스타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세트, 즉 ‘도미토리움’이라고 불리는 디오라마 박스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전시에서는 ‘악어의 거리’, ‘해부실의 남과 여’, ‘벤야멘타 연구소’, ‘지진 속의 피아노 조율사’ 등 퀘이 형제 대표작의 도미토리움을 공개해 얼마나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들의 세계를 구축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박스 앞면에 설치된 확대경을 통해 오브젝트들을 들여다보면 그들이 얼마나 세밀하게 공들여 만들었는지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으며, 확대경으로 인한 시선의 이동에 따라 내부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어 좀 더 다양하게 전시를 즐기게 했다. 퀘이 형제 초기 작업의 근간이 되는 드로잉, 일러스트레이션, 캘리그래피도 함께 선보여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눈여겨볼 만한 작품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인형의 숨’ 도미토리움이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제공한 작품으로, 우루과이의 환상문학 작가 펠리스베르토 에르난데스(Felisberto  Hernández)의 소설 ‘수국’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의 금속관절뼈대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퀘이 형제와 함께 작업하는 김우찬 작가가 제작했다. 손가락이 움직이도록 만든 손 관절의 정교함이 탁월한 작품으로, 2005년부터 퀘이 형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뼈대를 제작해 온 김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다.


전시는 외부 방문객 수 증가에 따른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행하여 온라인 사전예약제로 진행됐다. 관람객 간 2m 거리 두기를 위해 전시장 내 입장객 수를 제한했는데, 30분 단위로 30명씩 입장을 진행했다. 또한 입장 시 마스크를 착용, 방문객 명단 작성, 체온계로 발열 및 호흡기 증상 여부를 확인해 방역에 주의를 기울였다. 당초 준비됐던 도슨트 안내도 방역과 안전한 관람을 위해 취소됐다.


영화체 측에서는 전시 브로슈어에 큐레이션 내용을 담아 전시의 이해를 도왔지만, 사전 지식과 정보가 부족한 일반 관객들에게는 낯선 퀘이형제의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에는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좀 더 친절한 전시기획이 아쉬웠다는 평이다.



부대행사도 온라인으로
매년 전주 옥토주차장에 세워져 전주국제영화제의 심장 역할을 했던 ‘전주돔’은 올해 당연히(?) 세워지지 않았다. 전주 영화의 거리를 떠들썩하게 채웠던 각종 부대행사 시설도 올해 영화제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모든 행사를 온라인으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영화제 측은 5월 28일 개막식을 비롯해 특정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영화를 둘러싼 이야기를 들어보는 ‘영특한 클래스’, 감독과 출연자가 본인 작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전주대담’, 다양한 감독과 배우가 모여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주톡톡’ 등 기존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던 행사들을 온라인으로 촬영해 생중계했다.

행사 영상을 본 누리꾼 중에는 “코로나 때문에 영화제를 무관중으로 하다니”와 같이 아연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개최 못 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 고마운데요. 잘 볼게요”, “코로나 때문에 감독님들께서는 조금 아쉬울지도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이렇게 영상으로나마 접할 수 있어 기쁩니다! 응원해요” 등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들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치러진 만큼 전주국제영화제의 온라인 생중계 시도는 주목할만 했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온라인 문화에 익숙치 않은 세대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홍보 전략이 부족했던 점이다. 전주영화제가 20년 동안 이어져 오면서 연령과 세대를 아우르는 관객층이 두터워졌던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은 더 커진다.
영화제는 끝났지만 상영은 끝나지 않는다


전주국제영화제 이후 출품작들은 극장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영화제가 운영하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을 통해 오는 9월 20일까지 약 석 달가량 174편(장편 108편, 단편 66편 / 해외 109편, 국내 65편)의 상영작들을 관객들에게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덕분이다. 영화제 측은 코로나19가 안정된 뒤에는 상영뿐 아니라 국내 작품의 감독, 배우 등을 초청해 관객과의 대화 등 다양한 이벤트들도 진행할 계획이다.


장기 상영회는 당초 영화제 폐막 후인 6월 9일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재확산되면서 일정을 연기했다. 영화제 측은 추이를 지켜본 뒤 안정된 상황에서 다시 상영회 일정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을에 다시 만나는 전주국제영화제’라는 콘셉트로 진행됐던 ‘폴링 인 전주’가 올해 영화제에선 피날레를 장식하는 행사로 펼쳐진다. 오는 9월 17일부터 20일까지 열릴 ‘폴링 인 전주’에선 온라인 상영과 장기 상영회 동안 화제가 된 작품들을 모아 앙코르 상영을 하고, 국내외 게스트를 초청해 다채로운 이벤트들을 진행할 계획이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들



중국 가오 밍 감독의 <습한 계절> 국제경쟁 대상
전주프로젝트마켓 지원 프로젝트, 박혁지 감독 <시간을 꿈꾸는 소녀> 선정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가 지난 6월 1일 저녁 6시, CGV 전주고사 1관에서 시상식을 열고 국제경쟁,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등 16편의 부문별 수상작을 발표했다.


국제경쟁에서는 가오 밍 감독의 <습한 계절>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습한 계절>은 중국에서 시나리오 작가, 연출가,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가오 밍 감독이 첫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파이 구>(2006)에 이어 선보인 두 번째 장편이자 첫 번째 극영화다. 영화는 중국 남부 도시 ‘선전’에 사는 젊은 네 남녀가 대기를 가득 메운 습기처럼 불통하며 얽히고설키는 관계를 보여준다.


국제경쟁 심사위원들은 총평을 통해 “본선에 오른 8편의 작품은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지 않은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인간의 고통, 전통적인 가족의 해체 속에서 자라난 젊은이들의 방황, 사회적 억압과 인습 속에서 아이들의 삶을 지탱해주는 어머니의 존재 등을 공통 소재로 하면서도 각각 새로운 관점과 혁신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갔다. 그 가운데서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에 부합하면서도 감독이 다루는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 들어간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제경쟁 작품상(NH농협 후원)은 아르헨티나의 클리리사 나바스 감독이 만든 <천 명 중의 단 한 사람>이 수상했다. 심사위원특별상은 루이스 로페스 카라스코 감독의 <그해 우리가 발견한 것>이 차지했으며, 마리암 투자니 감독이 연출한 <아담>의 두 배우, 루브나 아자발과 니스린 에라디는 심사위원 특별언급에 호명됐다.

125편 중 11편이 본선에 오른 한국경쟁에서는 김미조 감독의 <갈매기>와 신동민 감독의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가 공동으로 대상(웨이브상)의 영예를 안았다. <갈매기>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중년여성 ‘오복‘이 동료이자 재개발 대책위원장 ’기택‘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스스로의 존엄을 되찾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해나가는 과정을 좇는다.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아들의 시선에서 이혼한 엄마의 일상을 관찰하며 가족의 의미를 성찰하는 작품으로, 신동민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CGV아트하우스상에는 한국경쟁작인 임승현 감독의 영화 <홈리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지난해 신설한 배우상은 배종대 감독의 <빛과 철> 염혜란 배우, 이태겸 감독의 <파견;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오정세 배우에게 돌아갔다.


한국경쟁 심사위원들은 “올해 경쟁작들은 형식부터 주제와 소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 주었으며 암울한 시대 속 개인의 주체적인 선택에 초점을 맞춘 작품의 경향성이 짙었다”며 “기존에 여자 배우들에게 주어지던 인물의 한계를 뛰어넘는 독창적이고 개성 넘치는 여성 서사 영화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1,040편이라는 역대 최다 출품작 가운데 25편이 본선에 올라 경합을 벌인 한국단편경쟁에서는 한병아 감독의 애니메이션 <우주의 끝>이 대상(웨이브상)을 수상했다. <우주의 끝>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여성의 귀갓길을 따라가는 이야기로 단순한 구성 속에 삶과 죽음에 대한 메시지를 넉넉히 품은 작품이다. 여기에 방성준 감독의 <뒤로 걷기>가 감독상(교보생명 후원)을, 강정인 감독의 <각자의 입장>과 유준민 감독의 <유통기한>이 심사위원특별상을 공동 수상했으며 조민재, 이나연 감독이 공동연출한 <실>은 특별 언급됐다.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들은 “사회를 단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다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경향이 눈에 띄었다”면서 “25편의 영화를 만든 제작진 모두가 앞으로 코로나 혹은 그 무엇에도 지지 않고 계속해서 작품을 만들어 나가길 기원한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비경쟁부문 상영작 중 아시아영화 1편을 선정해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에서 시상하는 넷팩상은 푸시펜드라 싱 감독의 <양치기 여성과 일곱 노래>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으며, 코리안시네마와 한국경쟁작 중 다큐멘터리 작품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다큐멘터리상’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힘겨운 삶을 살았던 인물 ‘김순악’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해낸 박문칠 감독의 <보드랍게>가 차지했다.


이와 함께 한국 영화 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한국 영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한 인더스트리 프로그램 ‘전주프로젝트마켓’도 지난 6월 2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시상식을 열고 각 부문 수상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국내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전주시네마펀드를 통해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21’에 선정된 한국 프로젝트는 박혁지 감독 겸 프로듀서의 <시간을 꿈꾸는 소녀>로 결정됐다. <시간을 꿈꾸는 소녀>는 어린 나이에 무녀의 숙명을 안고 살아가는 ‘수진’이 도전과 좌절, 순응을 겪는, 한 여성의 삶의 궤적을 좇는 다큐멘터리로, 전주시네마펀드 지원작이자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작인 <춘희막이>(2015)를 통해 스크린 데뷔한 박혁지 감독의 프로젝트다.


해외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전주넥스트에디션’에서 선정된 또 한 편의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21은 에릭 보들레르 감독 겸 프로듀서의 <어 플라워 인 더 마우스>다. 이번 프로젝트는 ‘흘러가 버리는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관한 근본적인 성찰을 담는다’는 기획 아래 루이지 피란델로의 희곡 「입에 꽃이 핀 남자」(1922)를 다큐멘터리와 픽션을 조합한 형식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두 작품은 전주국제영화제로부터 1억 원 내외의 제작투자비를 지원받게 되며 프로젝트를 완성한 후에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상영, 관객과 만나게 된다.



전주시네마펀드가 지원하는 4,300만 원의 2차 기획개발비는 김윤지 감독의 극영화 프로젝트 <남겨진>과 김정근 감독의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공고>(가제)에게 돌아갔다.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후원으로 사운드 마스터링을 지원하는 ‘JICA상’은 강유가람 감독의 극영화 프로젝트 <럭키, 아파트>(가제)와 남아름 감독의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애국소녀>가 차지했으며 해외영화제 출품을 지원받게 될 ‘푸르모디티상‘에는 허성 감독의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송어깎기>가, 디지털 색보정 및 DCP 지원을 받을 ’전주영화제작소상‘ 수상작에는 강경태 감독의 극영화 프로젝트 <보호자>와 허성 감독의 <송어깎기>가 선정됐다.


SJM문화재단, EBS국제다큐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가 공동 주최하는 K-DOC CLASS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첫선을 보이는 한국 다큐멘터리 기획개발 지원 프로그램 ‘러프컷 내비게이팅’에서는 최종 선정된 총 다섯 편 가운데 세 편의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작 격려금 200만 원을 지원받는 ‘러프컷 부스터’는 김정인 감독의 <학교 가는 길>이 차지했으며, EBS국제다큐영화제에 ‘퍼스트컷 완성’ 자동 참가 자격을 얻게 되는 ‘퍼스트컷 완성 참가작’으로는 허철녕 감독의 <206>이 결정됐다. 또 김새봄 감독의 <작은새와 돼지씨>는 해외영화제 출품 지원을 받는 푸르모디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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