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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12 | 특집 [특집]
'87 전북문화 예술계 총 결산다양한 시도, 뚜렷한 방향 모색이 필요한 분기점
편집부(2003-09-26 11:18:42)

정치열기를 타고 거세게 일었던 민주화의 바람은 문화 예술계에도 새로운 흐름을 가져왔다. 판금도서의 해금, 저작권법의 발효를 비롯한 갖가지 상황 속에서 이루어졌던 87년의 문화예술계는 자율화의 물결을 나름대로 수용하면서 양적·질적으로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보였고, 그러한 노력은 그것의 결실이 크건 작던 간에 일단의 시도라는 차원에서만 대도 의미를 가진다 있다.

87년의 전북예술계도 양적, 질적인 면에서 여느 해보다 풍성한 수확을 거두었다. 전북예술의 맥을 이어가고 발전시키는데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는 금년 고장 문화예술 각부문의 활동을 알아본다.


▲문학

정치민주화의 거센 바람에 가장 영향을 받았던 문학계는 전반적으로 새로운 단계의 문학이념이나 문학운동의 계기를 획득한 것처럼 보여진다. 지방의 문단에선 그러한 흐름의 여파가 상당히 시간을 거친 후에 미치기 마련이지만 금년 전북 문학계 역시 의미 있는 문학 흐름이 일어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문단통합으로 총체적인 발전을 이루어 나가는데 기대를 모았던 文人協會는 지난 3 전북문단 통합기념 「전북문학의 밤」을 개최함으로써 10여년 동안의 분산과 표류를 일단락 지었으며 오랫동안 단절돼왔던 대화의 실마리를 풀었다.

문인들의 의욕적인 작품활동과 뒤를 잇는 작품집 발간으로 활기를 보인 87 전북 문학계의 결실중의 하나는 수필문학의 활성화와 문인들의 창작활동의 결실인 동인지의 활발한 발간작업. 전북수필 문학에선 전북수필 문학상을 제정하는 수필가들에게 새로운 창작의욕을 불어 넣어주는 계기를 마련했는가 하면 한국에세이 문학회는 지역 수필가들이 중심이 되어 무크지 「隋筆과 批評」을 창간 전국 규모의 문예지를 지방에서 발간함으로써 중앙에 치우쳐진 문학활동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돋보이는 동인지로는 지역의 여성문인 모임인 전북여류문학회가 창립2 만에 펴낸 첫동인지 「결」을 있다. 이번 창간호로 여류문인들의 창작활동의 활성화는 물론, 여성문학 인구의 저변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북문단 통합으로 이루어진 첫결실인 「전북 문인작품집 전시회」는 광복이후의 도내문단의 맥을 한곳에서 살펴볼 있었다는 점에서 가치를 부여할 있다. 辛夕汀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지역 문학발전에 뜻을 두고 발족한 辛夕汀學會가 「南向文學會」로 이름을 바꿔 새롭게 출범한 것도 관심을 모으는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87 전북 문학계에서 두드려졌던 특징은 심포지엄과 문학강연의 활성화였다. 문학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문학운동을 이끌어 가는 기폭제가 이러한 자리는 문학인구의 저변확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지난 11 표현문학회가 주최, 「오늘의 분단문학」을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은 오늘날의 상황에서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는 분단의 현실을 파악하고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키 위한 일단의 움직임으로서 의미를 부여한 자리였다.

이러한 활동과 함께 87 전북 문학계는 「학의 시인」이자 「태양의 시인」으로 고장 문단을 넉넉하게 지켜온 金海剛시인이 작고, 한국신문학사를 이어온 원로시인을 읽어야 했다.


▲미술

부문 가장 풍성한 활동을 고르게 펼친 것은 미술 분야다. 특히 양적인 팽창에 있어선 두드러져 전북 미술사에 기록될 만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진 것은 수확이라 있다. 지난 8월에 열린 87전라북도 미술단체 연립전이나 남부현대미술제는 금년 미술계의 가장 축제로 꼽히는데 미협이 주관, 시도로 마련된 도내미술단체 연립전의 경우는 원로작가부터 신인까지 33 그룹 2백여명이 참여, 전북미술의 오늘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그룹연립전이니 만큼 그룹이 갖는 개성이 제대로 표출돼야 했음에도 작가들 스스로가 참여하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데다 운영상의 취약점으로 주제 의식의 미약함을 들어낸 점이었다. 연립전에 이어진 남부현대 미술제는 전국 지방의 현대미술 작가가 대거 참여한 자리로 지방문화 시대에 도약의 촉매 역할과 자존의 싱그러운 의지를 심어준 자리로 평가를 받았다. 특히 다양한 내용과 표현의 방출은 오늘의 삶에 진솔하게 응답하는 미래 지향적인 비젼을 제시, 지방 미술계에 현대 미술의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있었음은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이었다. 금년 미술계의 하나 특징은 젊은 세대들의 돋보인 창작열이나 지난 4 전북예술회관에서 가졌던 蔡雨昇·崔振奎 2인전은 강한 「자기발언」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으며 쿼터그룹이 주관, 「벽에서 공간으로의 흐름」전은 평면에서 입체, 그리고 행위미술까지의 폭넓은 영역을 표출해낸 자리로 관심을 모았다. 전통 한국화가 깊이 뿌리박고 있는 고장 화단에서 새로운 기법과 표현 양식으로 신선함을 안겼던 「한국화 새로운 흐름10人展」은 전통 산수를 과감히 극복, 공간을 보는 측면을 새롭게 제시하는 새로운 교육적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와 교수와 학생들이(全北大미술교육과) 함께 참여한 자리로서도 의미를 전했다. 공모전으로 도내서 산업디자인전이 제정된 (1 전북 산업디자인 공모전·全北 디자이너협회주최) 南原에서 전국규모의 춘향미술대전이 제정된 것은 지방 미술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수확이었다. 연말의 대학 졸업전은 양적으로의 팽창이 두드려지긴 했지만 다양한 표현양식이나 진지한 연구자세에 의한 실험의 식이 표출되지 못했다는 평이었다.

이와 함께 민간화랑인 온다라미술관의 개관은 전북 미술계의 새로운 흐름을 적극적으로 주도해 있는 터전으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음악

전북음악계의 87년은 오페라의 활성화로 집약될 있다. 86 7월에 창단, 같은 루치아 하이라이트만으로 무대를 가졌던 호남 오페라단이 지난 5 푸치니의 「토스카」로 본격적인 오페라 무대를 가졌는가 하면 11월엔 全州大 음악교육과가 역시 베르디의 「춘희」를 공연, 음악이 표출해 있는 종합예술 무대로 지방음악 발전의 도약기틀을 마련했다.

호남오페라단의 「토스카」는 지방의 기성성악가들의 열정이 돋보인 무대였지만 오케스트라를 타지방에서 객원초청, 지역 음악계의 여건을 그대로 드러낼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움을 감수해야 했다.

과를 신설한 처음으로 가진 全州大 음악과의 오페라공연은 교수와 동문 학생들이 열정을 모아 마련한 자리로 학생들에겐 소중한 체험과 함께 대학오페라를 통한 음악무대의 활성화 가능성을 제시한 계기로 평가되었다.

이와 함께 특징으로 부각될 있는 것은 소극장무대의 음악회 정착이다. 문화공간(예루) 주최하는 (예루음악회) MBC-FM 격월간으로 마련하는 「정기음악 감상회」는 진정한 음악팬을 확보해나가는 계기로서 의미가 크다 있다. 특히 이러한 소극장 음악회를 통해 감상자와 연주자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일은 음악무대의 깊이 있는 발전을 기할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운동이 요구되고 있다.


▲연극

5 전국지방 연극제로 연극 인구의 저변확대에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는 금년 연극계는 풍성한 공연무대와 새극단의 창단으로 부쩍 활기를 띠었다. 젊은 세대들의 연극에 대한 관심이 늘어 연극무대의 표현양식이 다양화 됐으며 특히 극단마다 표방하는 성향이 구체화된 것은 괄목할만한 사실이다. 금년 연극무대는 극단 「황토」의 「유리 동물원」으로 시작돼 모두 20여편의 작품이 올려졌다.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작품을 올려온 연극인들의 정열은 여전히 뜻있게 표출됐지만 공연작품 대부분이 번역극이었다는 점에서 창작극이 지닐 있는 참신한 실험 의식이 부족함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처럼, 창작극 제대로 올려지지 못하는 것은 고장에 희곡작가가 부족한데다 대부분이 중앙에서 올려진 작품을 재탕해야하는 여건 때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함께 금년으로 일곱 번째를 맞은 전라북도 대학연극제도 예년과 달리 많은 비판이 모아졌는데 기성극단의 모방에 지나지 않는 공연무대로, 대학극이 지녀야 하는 실험성과 참신성을 전혀 찾아 없었던 이번 연극제는 대학극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있음을 과제로 제시했다.

원광대 연극반 출신들이 주축이 「오늘」과 전문극단을 표방한 「토방」裡里지역 연극 활성화를 내건 「토지」의 창단은 연극계에 자극을 주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단명하고 마는 연극 풍토에 비추어 기존연극 단체와 조화를 이루어 나갈 있는 여건 조성이 보다 시급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었다.


▲국악

금년 전북 국악계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전북도립 국악원이 개원 1주년을 맞으면서 운영성과가 높이 평가되기도 했지만 농악 경연대회에서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된 급조 농악단의 성행이나 국악교육의 체계적 방법 모색 등은 앞장서 해결해야 과제로 부각되었다. 특히 작년까지만 해도 각종 국악 경연대회에서 단연 상위권을 수상했던 지방 출신 국악인들이 날이 갈수록 타지방 출신들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제 이상 실지전수에만 급급한 교육으로서는 국악의 틀스런 맥을 이어갈 없음을 보여준 단적인 예라 있다. 이런 문제점은 내일의 국악을 이끌어 어린 세대들의 잔치인 전주대 사습놀이 학생전국 대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남으로써 천성적으로 타고난 재질이나 뿌리깊은 국악 풍토와 더불어 체계적인 국악교육이 수반되어야 함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급조농악단의 문제점도 마찬가지, 근래 들어 꾸준히 논의되고 있는 급조 농악단은 전북 특장 종목으로 지정되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통령상이 주어지는 전국농악 경연대회에서 구체적으로 노출돼 대회 참가를 위한 농악단의 성행이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악계의 성과로 꼽을 있는 것은 「대한 고우회」의 창립이다. 전문고수와 판소리를 연구해 학자들 북애호인들로 구성된 대한고우회는 「소리와 장단」이라는 회보를 발간하는 , 판소리와 더불어 북이 차지하는 위치 정립으로 국악의 체계적인 연구와 발전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

도내의 사진협회(전주, 이리, 군산, 남원) 연례행사인 전국 사진공모전과 회원전을 열어 외형으로는 풍성한 활동을 것처럼 보였으나 내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예년보다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국 사진공모전은 사진 인구의 저변 확대에 힘입어 1 지부대회에 800여점의 작품이 전국에서 응모, 성황을 이루었으나 전북지역의 작품은 너무나 미흡해서 전북 사진계의 분발이 촉구됐다. 거기에 더하여 사협 회원들의 회원전 작품 가운데에는 작품에 대한 성의와 예술성이 결여된 작품도 있어서 일반 출품작의 수준에도 미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5 동아싸롱 입선작 전부 전시는 사협에서 담당하여야 일이였음에도 써클단체인 일요사우회에서 경비를 부담 전시하여 주위의 칭송을 받았으며 전북 사진계의 안목을 높여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여기에 김광식씨의 지방 연극제 기획전은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전시여서 눈길을 끌었으며 박환윤씨의 山사진전은 사진에 대한 정열을 느끼게 하는 좋은 전시회 였으나 '와이드 칼라'까지 등장하여 너무나 상업적인 분위기를 표출했다는 평을 듣기도 하였다.

87 전북사진계의 활동은 대체로 의욕을 보인 것으로 평가되나 별다른 수확을 꼽을 수는 없으며 써클전과 대학가의 사진전에서도 좀더 개성 있고 창의성 있는 작품에의 시도가 아쉬웠다.


▲무용

전반적인 활성화에 힘입어 무용공연의 횟수가 부쩍 증가한 해였으나 재정적인 지원이 아쉬웠다 하겠다.

전북에서의 무용공연 대관료가 서울 대극장의 대관료와 비슷하여 지역 무용인은 서울 공연을 자주 가졌다. 흡족한 성과를 거둔 작품은 없었지만 많은 공연의 열기는 무용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6월에는 1 전북신인 무용제가 펼쳐졌는데 훌륭한 무용가로 성장할 잇는 가능성과 의욕을 복돋아 주는데 기여한 셈이다.

초청공연으로는 광주시립의 발레공연과 양정수 교수의 현대무용 공연, 대한민국 무용제 대상장「○의 세계」공연이 예술회관에서 성황리에 올려졌었다. 또한 김화숙 교수의 현대무용 「흙으로 빚은 사리의 나들이」가 3 호암아트홀에서 있었으며 11 5일의 피에르 가르뎅극장 초청공연과 11 9 대구 시민회관 12 12일의 광주 남도 예술회관 공연 국내외 활동이 두드러졌다.

전북 가림다의 2 공연이 2 전북 예술회관에서 있었으며 6월의 창무춤터 공연과 9월의 인천 제물포 예술제 초청공연이 인천 시민회관에서 11 30 3 공연이 예술회관에서 「홀로서기」「나의 공간, 그리고……」「色의 유희」는 전북 가림다 단원들인 김영자 황경숙 신경옥의 안무로 좋은 무대를 보여 주었다.

발레공연은 5 30 의선 교수의 1 발표회가 학생회관에서 있었는데 의외의 반응이랄 있을 만큼 호응이 좋았다. 그리고 한국 발레 연구회 참가와 9 26 전국 10 단체가 참가한 한국 발레협회 주체 공연이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있었는데 원광대 백의선교수 안무의 「별 사랑」이 펼쳐졌었다.

한국무용은 최선 문하생 발표회와 이길주 원광대 교수의 대한민국 무용제 참가 「검정 고무신」와 광주 남도 예술회관 공연이 있었다. 정근 공미에 공연이 11 29 예술회관에서 있었으며 지역 무용인들의 서울공연은 지방과 중앙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크게 환영 일이지만 좀더 지역 무용 애호가를 위해 많은 공연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바램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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