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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8 | 특집 [상식철학]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나라
김의수 전북대 명예교수(2013-07-30 17:41:49)

한여름 밤의 꿈
어느 날 윤창중이 TV진행자로 화려하게 복귀한다면 어떻게 될까? 말도 안 된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만약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대한민국 사회는 야만의 사회로 전락했다는 증거다. 인권 말살의 성차별을 일삼는 마초 전문 매체가 생겨나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대부분의 시민들과 함께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여러 TV 채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강용석 현상은 어떻게 된 일인가? 지난 5월 서울 북악산 성곽 트레킹 그룹에 함께 한 적이 있다. 성곽 길을 걷는 일 정도는 가볍게 따라잡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오르막 계단이 끝없이 이어졌고, 기관지가 약한 나로서는 상당히 숨이 찼다. 그런데 그보다 더 괴로운 경험은 성곽 입구에 있는 윤동주 문학관에서 먼저 해야만 했다. 지난 해 개관한 문학관은 폐쇄된 수도 가압장 구조물을 그대로 활용하여 윤동주가 옥사한 후쿠오카 감옥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인상 깊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동영상을 상영하고, 좁은 공간을 활용하여 주요 유품들과 사진들을 감상할 수있게 만들어 놓았다. 동영상을 보며 받은 감동을 안고 나오니 신체 건강한 노인이 해설을 해준다. 모스크바 철학대회에 갔을 때 미술관 지킴이를 맡고 있는 분들이 80대 노인들이어서 참 좋게 보였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물론 그분들보다는 훨씬 젊었지만, 아무튼 퇴역한 군인 같은 분이었다. 좀 안 어울리는 체구와 어투였지만, 그래도 윤동주 시인의 생애와 시를 알차게 잘 소개해 주었다. 그런데 윤동주 시인의 출생 년도를 말하다가 혹시 기억하기가 어려우면 같은 해에 태어난 박정희 대통령을 생각하면 좋을 거라고 말한다. 다른 말은 더 보태지 않았고, 시인의 명예에 손상이 갈 어떤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숨이 콱 막히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모순되고 맥락에 어긋나며 아무런 소용도 없는 그 말을 집어넣어야 하는 저 분의 피 속에는 무엇이 흐르고 있을까? 이렇게 숭고하고 우아한 곳에 나마 잘 어울리는 인사를 배정하는 세상이 언제나 올까?

말도 안 되는 세상
박원순 시장은 시민사회 지도자로 활동하던 중에 국정원의 사찰을 받았다. 아마도 시민사회말살을 획책한 MB정부의 정책기조에 의해서일 것이다. 이명박은 시국선언을 한 교사들을 중징계하고, 시국선언을 한 교수들을 연구비배정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시국선언에 참여한 시민단체들에게는 그동안 지원하던 예산을 삭감해버렸다. 이런 일들은 품격 있는 민주사회이기를 포기하는 정책이고 행위이다. 그들은 무고한 민간인을 사찰하고, 사실과 다른 의혹을 덮어씌워 그가 세운 기업을 무너뜨리고, 해외로 전전하며 도피생활을 하게 만든 반인권적 행위도 자행했다. 이것은 민주적인 정부이기를 포기한 행위이다. 그들은 심지어 IT전문가들을 동원하여 선거 날에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마비시켰다. 그리고 국정원을 대대적으로 동원하여 박원순 시장의 시정을 방해하는 활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대통령선거에까지 개입하였다. 그렇게 하여 정권을 재창출하고 권력을 연장한 것이다. 이것은 민주국가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역사적 범죄행위이다. 시민정신의 엄격한 기준으로 볼 때 지금 우리사회에는 정말 말도 안되는 일들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이나 박근혜나 이미 후보 시절부터 그들의 실체와 본질이 다 드러난 상태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선되는 현상을 보면서 시민들은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감추고 감추다가도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들 사이에 이제 더는 용납할 수 없다는 기운이 일어나고 있다.

희망의 빛이 남아있는 나락
고등학생들이 시국선언을 한다. 비운동권 총학생회들이 시국선언을 한다.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연일 시국선언을 한다(6/26가톨릭대16명, 성균관대13명, 청주대민교협, 대구경북민교협 6/27 서울대민교협, 한남대민교협,충남대민교협, 동국대51명, 충북대45명, 7/1 한신대68명, 한양대47명, 7/2조선대25명, 7/3성공회대48명, 7/5덕성여대21명, 동아대19명, 배재대17명 7/8교수학술4단체, 7/9부산대118명, 중앙대58명, 공주대33명, 부경대 20명, 7/10대구대19명,7/11전북지역 258명). 시민단체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촛불집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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