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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8 | 특집 [문화 이슈]
보고 만나고 듣고 힐링까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을 만나다
임주아 기자 (2013-07-30 17:43:42)

영화 매니아들의 놀이터, 전주독립영화관은 고사동 구 전주보건소인 전주영화제작소 건물에 있다. 지난 5월 개관 4주년이 지나고, 이젠 어느덧 5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2009년 5월 개관 이래 10만명의 관객이 다녀갔고, 전국 예술·독립영화관의 평균 영화관람율 12%를 넘은 15%를 기록하며 지역 독립영화관으로는 손꼽히는 관객수를 자랑한다. 특히 지난 3월 독립영화관에서 상영한 <지슬-끝나지않은 세월2>는 전주 멀티플렉스 영화관들보다 일주일 늦게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수는 2배 가깝게 많았다. 문병용 운영실장은 “2010년부터 꾸준하게 관객수가 늘고는 있었지만 이번 계기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의 인지도를 더 확실히 확인하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지브이로 만나는 이야기 GV(게스트 초청: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초대된 손님과 관객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일컫는다)는 수도권 영화관에선 어려울 것 없는 행사지만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시간이라 귀하게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여는 GV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도 그렇다. 대화의 기회가 드문 지역에서 GV를 꾸준히 여는 것만으로도 영화관을 찾는 이들에게 작게나마 답을 보여줄수 있는 까닭이다.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GV에 더많은 감독과 손님을 끌어오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1999, 면회>의 김태곤, <굿바이 홈런>의 이정호, <마스터클래스의 산책>의 이장호, <미스진은 예쁘다>의 장희철, <지슬>의 오멸 등 올해 3월 한달에만 다섯명의 감독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을 찾았다. 특히 <지슬>상영과 함께한 GV에는 전좌석이 매진돼 성황을, 최근 7월 16일 열린 <힘내세요, 병헌씨> GV엔 이병헌 감독을 비롯한 주연배우 3명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관객 정승원(전일고·17)씨는 “영화를 아끼는 사람들에게 감독과의 대화 시간은 큰 자극이자 좋은 기억이다. 좋고 나쁨, 상업 독립을 떠나 이러한 만남의 장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수요일의 고백 :: 마수걸이 인문학 콘서트 매달 열리는 무료 교육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명사들의 인문학 이야기를 듣는 <마수걸이 인문학 콘서트>는 지난해 7월 만화가 채규석의 강연을 시작으로 강준만 교수, 경제학자 선대인 소장, 이승우 작가, 시사평론가 김종배, 변호사 이한, 최승호PD, 철학자 강신주, 원종우 작가, 아이쿱생협 정원각 국장, 공수창 감독 등 다양한 명사들이 독립영화관을 찾았다. 백승우 팀원은 “인문학 열풍의 탈을 쓴 명사들의 성공이야기나 스펙쌓기에 집중된 강좌의 틀을 깨보고 싶었다. 문사철 이외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인문학으로 방향을 틀면 흥미롭겠다 생각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매달 다양한 장르의 명사를 섭외하는데 스케줄 등 어려움이 따르기도 하지만 강연에 참여한 분들이 감동했다며 좋은 평을 해주실 때 큰 보람을 느끼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내년에는 영화에 좀 더 무게가 실린 강연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7월 동성결혼식으로 화제를 모은 김조광수 감독이 ‘다른 혹은 다르지 않은’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 이번 달에도 신청자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귀띔이다. 영화보고 치유하고 :: 힐링시네마, 힐링무비데이 <마수걸이 인문학 콘서트>가 힐링 인문학 강좌라면 <힐링시네마 IN 전주>는 영화 치유 수업이다. 영화를 함께 보고 이야기 하며 마음을 치료하는 심리치유 프로그램으로 영화도 보고 이야기도 듣는 강좌다. 지난해 12월 5개 강좌로 첫 선을 보인 뒤 올해부턴 매달 목요일 정기적으로 이어가고 있으며, 수필가이자 영화치료전문가인 이승수씨가 힐링전도사로 나선다. 질 높은 영화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힐링무비데이>도 있다. 2009년 첫기획 당시엔 화요일 토요일로 나누어 한 타임씩 상영했지만 요일을 헷갈려하는 관객이 많아 화요일 전 시간으로 바꿔 상영하고 있다. 이젠 자연스럽게 ‘화요일엔 무료상영회’라는 공식이 생겨 관객들에게도 쉽게 기억한다고 한다. 매주 주제에 맞는 영화를 선별해 좀더 다양한 영화를 소개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완득이’ ‘도둑들’ 등흥행영화를 비롯해 유수 세계영화제에 초청된 ‘아르마딜로’나 거장 켄로치 감독의 ‘보리밭에 부는 바람’, 주목받는 한국 독립영화 ‘파수꾼’ 등 다양한 영화를 골고루 소개하고 있다. ‘지프떼끄’ 속의 디지털독립영화관 ‘지프떼끄’는 지역 및 국내외 독립영화상영의 창구 역할을 담당하는 ‘디지털독립영화관’, 영상의 원래를 미디어아트를 통해 체험할 수 있는 ‘영상체험관’, 영화제 기념품 및 출품 책자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지프샵(JIFFSHOP)’, 영화·영상 콘텐츠로 특화되는 ‘기획전시실’, 전주국제영화제의 역대 상영작 및 관련 자료를 열람할수 있는 ‘자료열람실’로 구성돼 있다. 그중에서도 자료열람실은 디지털독립영화관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병용 운영팀장은 “예전에는 빈장을 어떻게 채울까 고민했지만 이제는 장 넣을 자리가 없어 고민”이라고 했다. 기록물 보관방식과 아카이빙에 관한 아이디어가 요구되는 지점이다. 복합문화공간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선 1층 영상체험관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운영할것인지, 기획전시실은 하반기에 꽉 잡혀있는 대관 일정처럼 계속 그 형태로 갈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해진 예산과 전문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어디까지 논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나 가장 중요한것은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행보를 어느 접점까지 갈것이냐 하는 것이다.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일이 전부라생각하는 사람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는 지프떼끄속의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타 예술 독립영화관들보다 저렴한 상영료는 조심스러운 부분이자 차별화의 일부항목이다. “영화관에서 이런 것도 해?”라는, 그 틀을 깨는 이야기를 시도했다면 이제 새로운 방향도 제시할 수 있는 디지털독립영화관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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