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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4 | 특집 [저널의 눈]
딴 짓하지 말고, '딴짓'하자!
김이정 기자(2015-04-01 11:53:59)

딴 짓하지 말고, ‘딴짓’하자!
플랫폼 커뮤니티 <딴짓>

전주 고사동에 위치한 인문공간 파사주에서는 올해 열 번째 <딴짓> 모임이 열렸다. 모임 시간이 다가오자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한 회원들은 서로의 근황부터 확인하는 ‘왁자지껄’한 절차부터 거친다.
취업준비생부터 문화시설 종사자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회원들이 모인 <딴짓>은 이름처럼 ‘딴 짓’을 하는 모임이다. 연령대는 20~40대. 어느 하나의 관심사로 시작된 모임이 아니나 보니 이 모임의 주요 ‘강령’이라면 ‘자기만족서비스’쯤 되겠다. 자기가 만족하는 그만이라는 발칙한 생각들이 <딴짓>을 이끄는 가장 주요한 요소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수차례 이야기를 나누고 모임을 거치면서 공통의 생각이 발견되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문화와 복지, 공동체 활동 등이다.
<딴짓>은 2013년 2월 처음 만들어졌다. <딴짓>을 굳이 정의하자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지향, 누구나 같이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커뮤니티다. 지하철이나 기차역의 승강장을 뜻하는 플랫폼 본래의 의미처럼 <딴짓>의 활동에 따라 관심 있는 사람들의 ‘승하차’가 자유롭게 이뤄지고 연결되고 있다.
지난 2013년 6월 전주천을 중심으로 한 지역 탐방세미나 ‘동네와 사귀다’를 시작으로 청년 릴레이 토크프로그램 ‘천일야화, 청년을 연구하다’, ‘청년네트워크파티’ 등이 꾸준히 진행됐다. 뿐만 아니라 회원들 간의 일상적인 활동으로는, 최저임금도 안 되는 금액으로 식사와 후식을 한 번에 해결하기, 일회용품 대신 텀블러와 손수건 사용하기 등 스스로 의미 있는 실험에 나서기도 한다.

올해 <딴짓>에서는 ‘공동체 문화’에 관한 일을 모색하던 중 긴 호흡이 필요한 ‘도시텃밭’을 매개로 한 소통과 연대활동을 벌인다. ‘생활 속 도시텃밭, 딴짓 터’라는 주제로, 딴짓 모임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전주 치명자산에 텃밭을 가꾼다. 이들은 도심 속 게릴라 텃밭 조성, 텃밭에서 조성된 작물로 음식을 만들어 소셜 다이닝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주변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같이’하면 더 재밌게 하자는 것이 이들이 만나는 이유이다. 모임장 정문성 씨는 “지역에서 학연, 지연으로 엮이지 않는 이상 다른 분야의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이 곳에서만큼은 직장에서 하지 않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 이야기는 자기 자신의 발전일 수도 있고, 지구 사랑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딴짓> 모임은 진지하지 않다. 어떤 날은 모여서 수다만 떨다간다. 진지함의 무게를 버린 것이 <딴짓>의 힘이었다. 사람도, 공동체도, 문화도 모두 우리 일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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