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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 | 특집 [레지던시의 미래]
지역 레지던시 현황
전북 레지던시의 현 주소를 묻다
최정학, 김이정(2016-04-15 10:04:45)




전북지역에서도 지자체의 지원과 사설로 운영되는 많은 레지던시들이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 지원예산에 기대고 있지만, 나름의 성격과 운영의 묘를 살리기 위한 노력들이 엿보인다. 장르로는 여전히
미술 분야가 대부분이다. 문학 창작의 공간으로 운영되던 곳은 올해부터 그 운영을 중단했다.
작가의 창작활동을 기반으로 한 인큐베이팅과 지역문화 활성화, 이제는 도시재생의 큰 몫을 차지하는 레지던시
이야기를 문화저널에서는 2회의 기획에 걸쳐 짚어본다. 첫 번째로 전라북도 레지던시 현황을 알아봤다. 사람과
창작, 지역문화 사이에서 아직은 많은 고민을 품고 있는 작가의 방을 들여다봤다.


전북지역에서 최초로 시도된 레지던시,
창작문화공간 여인숙

'군산 창작 문화 공간 여인숙'은 '문화공동체 감'에서 운영하는 문화예술 소통의 공간이자 미술 창작 공간이다.
2007년 군산 개복동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 창작 공간 입주를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시작하면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개복동 거리는 군산을 대표하는 성매매 업소 밀집 지역이었고, 2010년 개복동에 있던 목욕탕에 '신예욕탕 레지던시'를 시작하게 됐다. 목욕탕에서 진행했던 신예욕탕 레지던시는 '새로운 예술을 하기 위해 거닐다.' 라는 뜻으로 다양한 창작 교류를 진행했다. 당시 레지던시에는 총 12명의 작가가 입주했으며, 지역작가 7명과 외부작가 5명이 참여했고, 이는 당시 지역 문화계에서 최초로 시도된 민간문화단체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이었다.
2010년 겨울,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거점공간으로 목욕탕에서 여인숙으로 옮겨지게 된다. 현재 군산 창작 문화 공간 여인숙으로 공간 이전 확장을 하게 된다. 1960년에 지어져 2007년까지 실제로 (구)상봉여인숙으로 운영됐던 곳이지만 영업을 하지 않아 흉물스럽게 방치되었던 이곳을 이상훈 대표와 서진옥 큐레이터와 함께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했다.
여인숙이었던 겉 외곽면은 살리고 여인숙의 방 한 칸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되, 손님 1명이 겨우 잠들 수 있는 공간은 30여개의 방을 전체 개조해 1층에 전시공간(갤러리), 커뮤니티 공간, 사무실, 2층에는 레지던시 작가 작업실과 숙식공간으로 이뤄졌다. 큐레이터도 작가들과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며, 작가들을 관리한다.


지역밀착형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일궈낸 값진 성과
레지던시는 3명의 외부작가가 7개월 간 작품 활동을 하고 전시회를 여는 방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여인숙에 참여하는 레지던시 예술가들은 군산에서 생활하면서 보고 듣고 느끼며 사회 혹은 지역과 관계를 맺고, 그것들이 작업에 반영돼 '군산'이라는 지역의 모습과 정서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2011년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신제현 작가는 케이블 프로그램 <아트스타 코리아>에서 레지던스 당시 만들었던 작품을 가지고 우승하기도 했다.  
창작 레지던시 여인숙은 올해도 레지던스 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되어 9천5백만 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도내 레지던시 단체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이는 지역의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지역예술인 네트워크 협력체계를 활성화해 지역예술인오픈 강좌, 레지던시 입주작가와 동네해설사와 함께하는 원도심 골목투어 등 지역만의 소소한 예술문화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프로그램, 지역 원로예술인과의 만남 등 지역과 예술가가 협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해왔다. 또한, 새만금 ICT 융합인재양성사업단 및 군산 소상공인 협동조합원들과 함께 군산 지역의 독창적인 문화예술을 타 지역에 알릴 수 있는 융합 및 협업의 기회도 입주 작가들과 함께 모색할 예정이다.


공모사업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운영 레지던시,
이당미술관
1969년에 지은 영화빌딩에 들어선 이당미술관은 목욕탕이자 여관으로 운영하던 허름한 옛 건물을 그대로 남겨둔 채 미술관 간판을 내건 곳이다. 골조를 그대로 둔 뻥 뚫린 천장,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목욕탕 타일 등 40년 넘은 건물의 흔적이 미술관 곳곳에 남아 있다.
이당 미술관은 1층 목욕탕 공간을 전시관으로, 2층부터 4층까지 옛 여관방을 작가 레지던시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수상한 목욕탕'이라는 타이틀로 3개월 단기 레지던시 작가들 6명과 군산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을 모아 기획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레지던시 미술관으로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셈이다.
공모 사업에 의해 운영되는 레지던시가 아닌, 미술관 자체 예산으로 진행되는 레지던시는 작품 제작을 위한 작업실, 숙박실, 프로젝트 기획전 홍보를 위한 행정지원 및 기획전 팜플렛 제작 등 일체를 지원한다. 입주 작가 의무사항은 계약 기간 내 워크숍 및 지역 문화재생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한다.


부안 휘목미술관

거주형 레지던시 사업 벗어나
젊은 작가의 융복합 미디어 작업 지원

휘목미술관은 지난 2007년 부안군 진서면 운호초등학교 폐지부지에 지은 미술관이다. 뒤로는 내소사를 품고 있는 변산이 앞으로는 서해바다가 펼쳐져 있는 곳이다. 이미 변산의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개인 미술관으로 시작, 2011년부터 레지던시 운영
휘목미술관은 개인이 지은 미술관으로는 전국적으로도 손에 꼽을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 2009년에 전라북도 등록미술관 2호로 지정되었다. 원형과 사각형으로 구성된 메인 전시관의 규모는 약 150여 평. 이곳에서 연 3~4회씩 소장 작품을 중심으로 한국미술계 원로작가 초대전과 테마 기획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 너른 미술관 앞마당은 조각공원으로, 다양한 설치미술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휘목미술관은 지난 2011년부터 전라북도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있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레지던시 운영을 위한 네 개의 방과 작업실을 따로 준비하고 있다. 휘목미술관이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것은 자칫 정체될 수 있는 미술관에 새로운 활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휘목미술관은 주변에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추고 자체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근현대 미술작품도 550여 점에 이르지만, 반면 지리적으로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전주에서도 1시간이 훌쩍 넘는 거리다. 때문에 지역작가들과의 교류와 소통, 그리고 이를 통한 미술관의 새로운 변화에 늘 목말라 있었다. 이는 부안지역도 마찬가지. 휘목미술관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작품활동 뿐만 아니라 거주 작가와 지역 작가의 그룹전, 거주작가들의 지역아동센터 미술수업 등 예술교류 활동 및 지역 주민연계 프로그램도 해마다 진행해 왔다. 


도심활성화 보다 새로운 창작에 집중
타 지자체의 레지던시가 도심활성화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면, 휘목미술관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십분 활용하여 작가들이 7~8개월 동안 작가들이 마음껏 새로운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운영하였다. 작가들 또한 이런 작업환경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작품 세계를 모색할 수 있었다.
휘목미술관은 올해도 레지던스 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되어 5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게 되었다. 여섯 번째다. 휘목미술관은 지난 다섯 해 동안 진행해온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대한 자체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올해는 한층 진화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거주형' 레지던스를 벗어나 주제와 테마를 정하고 융·복합 미디어 작업 위주의 젊은 작가들을 선정해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뉴미디어 작업을 하는 신진작가들을 통해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근현대 미술작품들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구상하고 있다. 그동안 3~4명의 작가들이 7~8개월 동안 거주하며 작업했다면, 올해부터는 장기거주 작가와 단기거주 작가를 섞어서 보다 많은 작가들을 만날 계획도 갖고 있다.


폐산업시설을 활용한 문화재생 레지던시
완주문화재단 | 잠종장 복합문화공간 레지던시
2015년 출범한 완주문화재단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으로 잠종장(옛 호남잠사) 일부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창조하기 위한 복합문화 공간조성 계획안을 확정,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레지던시 사업을 시작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주민교육을 통해 예술의 창의적 생산과 옛 잠종장의 산업 생산가치를 문화생산 가치로 연결하는 공간재생으로 추후 지역정체성을 기반한 주민생산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공간 구성으로는 디자인 융합실과 공예기반 작업실(도자·유리·섬유·금속·목공), 레지던시가 조성될 예정이다.


근대문화유산을 예술적 가치로 되살린 레지던시
익산문화재단 | 익산창작스튜디오

전북 익산의 구도심 지역인 평화동에 위치한 익산창작스튜디오는 근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익산문화재단 건축물이 함께 위치해있다. 외관만 보더라도 시대적 장소성과 역사적 흔적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곳은 오랫동안 폐 건축물로 남아있었던 지역의 흉물이었지만 예술인들과 예술단체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창작공간으로 지난 2011년 새롭게 생겨나게 됐다.
이 공간은 과거 일제시대에 쌀 수탈의 역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표상이다. 현재 익산문화재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축물은 1930년에 세워졌고, 당시 전북지역의 토지를 개간하고 농지에 물을 공급하였던 익옥수리조합(현 익산문화재단)사무실이 비좁아지자, 현재의 익산창작스튜디오 건축물을 1975년에 증축하기에 이른다.
익산창작스튜디오는 지역 내에서 작가들의 창작 여건을 활성화하고 현대예술 활동을 장려하며, 지역 현대미술의 국제화를 위해 익산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레지던시 창작공간이다. 이곳은 침체된 원도심 구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 활동을 견인하고 있는 센터로써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올해는 전북문화관광재단의 2016 레지던스 프로그램 지원사업에 선정돼 850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설립 6주년을 맞은 익산창작스튜디오는 '익산창작스튜디오의 융합과 확산'을 주제로 익산문화예술의거리와 연계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 할 계획이며 익산의 특색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갈 예정이다.


한옥마을에서 작품활동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공간
전주문화재단 | 한옥마을 창작예술공간
고즈넉한 한옥마을에서도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레지던스 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 2012년부터 지역예술인들의 창작활동 지원을 위해 한옥마을 내 창작예술공간 2개소를 운영하고 있으나, 올해부터는 '창작예술공간2'만 운영된다.
매년 초 공개모집을 통해 입주작가를 선정하고 공공요금 등 공간운영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창작예술공간2'는 문학창작 활동에 적합한 공간으로 조성된 곳으로, 이 곳에 입주한 지역작가는 1년 동안 공간에 거주하며 창작활동에 매진할 수 있다. 지난해 입주작가인 소설가 이광재 씨의 작품 '바람보다 큰'이 제5회 '혼불문학상'에서 올해의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당선되는 영예를 안았다.
올해는 진동규 시인이 입주해 창작활동에 몰두할 예정이다. 


작가들의 편의를 최대한으로 고려한 레지던시
전북도립미술관 | 창작스튜디오

전북도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는 미술가들이 체류하면서 창작하고, 미술담론을 생산하는 세미나 등을 개최하면서 아시아의 미술가들과 교류 및 소통의 장, 지역민과 함께하는 문화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계기 마련을 위해 조성됐다.
완주군 상관면의 옛 상관면사무소를 리모델링한 전북도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는, 완주군이 5년간 무상임대한 공간으로 2층 규모의 건물에 7개의 작업실(스튜디오)과 다목적 전시실, 사무공간, 식당 등이 갖춰진 공간이다. 스튜디오는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되며, 전시실은 도립미술관 기획전과 입주작가 공간으로 활용된다.
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의 주요 프로그램은 소개전과 결과전, 전시회 개최 및 출간물 발간 등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 작가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은 전문가와 작가 매칭 비평 프로그램, 오픈 스튜디오, 워크숍, 세미나 등 네트워크 구축, 지역연계 프로그램은 지역주민 및 학생들과의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운영된다.
현재 강성은(한국화), 김진숙(판화), 최지연(서양화), 윤성필(설치) 등 총 4명의 작가가 입주해있으며, 해외 작가도 입주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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