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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 | 칼럼·시평 [[문화칼럼]]
『전북문화저널』 창간 34주년을 생각한다
최동현 사단법인 마당 이사장(2021-11-09 14:55:33)


『전북문화저널』 창간 34주년을 생각한다.


최동현 사단법인 마당 이사장




34 2-30대의 젊은 시민, 문화예술인, 언론인, 대학교수들이 전라도 땅의 문화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1987년이면 어떤 때인가? 88올림픽을 앞두고,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기 위해 국민이 나섰던 때다. 1월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6월에는 이한열 열사의 죽음이 있었고, 마침내 6월에는 6.29 선언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다. 슬픔과 환희가 교차하던 현대사의 가장 뜨거웠던 변화의 시기에 『전북문화저널』이 탄생했던 것이다. 그들은 각자의 직업이 따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경제적 보상도 기대할 없는 이런 일을 시작했을까? 『전북문화저널』을 만든 사람들은 변화의 시기에문화 소환하여 시대적 소명에 응답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이탈리아의 지식인이자 사상가였던 안토니오 그람시는 유기적인 지식인은 사회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고 했다. 사회에 관여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있다. 직접 정치사회 운동에 뛰어들어 활동할 수도 있고, 학술적인 탐구를 통해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을 제시할 수도 있다. 예술인들은 예술로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있다. 그러나 『전북문화저널』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각자 자기의 전문 지식을 가지고 변혁기 사회의 소명에 응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시작된 『전북문화저널』이 이제 서른넷의 나이가 되었다. 나이 서른넷이면 장년이다. 장년은 사람의 일생 중에서 활동이 가장 왕성하고 활발한 시기이다. 『전북문화저널』이 서른넷의 나이가 되었다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가장 활동이 가장 왕성하고 활발한 나이가 것이다. 그런데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는 『전북문화저널』의 활동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전북문화저널』은 비대면의 시대에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고민해야 시점에 있다. 코로나는 극복하겠지만,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는 변해버린 상황에 적응해서 본연의 역할을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하는 과제가 『전북문화저널』 앞에 놓여 있다.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문화는 역사 속에서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문화는 결코 자연이 아니다. 자연에 인위가 가해져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데 문화의 기능에서 가장 본질적인 것은 사회의 재생산이라고 한다.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사람의 삶의 양식과 상징체계가 반영하고 있는 사회의 질서와 규범, 가치를 따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는 천성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살면서 자연스럽게 습득 또는 교육된다는 뜻이다. 이렇게 보면 인간은 문화를 만들지만, 문화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있다. 『전북문화저널』이 현대사의 격변의 시기에 문화를 소환하여 시대적 소명에 응답하고자 것은 바로 문화의 이러한 기능을 간파했기 때문이라고 있다. 『전북문화저널』은 문화를 단순히 소비하려고만 것이 아니라, 문화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자 했다. 


그동안 『전북문화저널』에서는 지역의 문화를 발굴소개하고 지키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북문화저널』은 기사를 통해 우리 지역의 언어, 역사, 예술 그리고 문화의 담지자인 사람들을 기록하는 애써 왔다. <전라도의 , 전라도의 가락>, <가을날의 뜨락음악회>, <백제기행>, <수요포럼> 행사를 통해 문화와 예술을 행동하고 실천하는 운동의 영역으로 이끌었다. 그동안 『전북문화저널』은 우리 지역의 수많은 문화적 이슈를 발굴해서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기도 했고, 숨어 있는 전통 예술인들을 찾아내 소개하기도 했다. 그런 예인들 중에는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된 사람들도 많다. 이런 활동을 통해 『전북문화저널』은 우리의 존재에 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해왔다. 『전북문화저널』은 지난 34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러한 질문을 계속해야 것이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에 따라 『전북문화저널』의 행로가 결정될 것이다.


올해 『전북문화저널』은 문화체육관광부의우수콘텐츠잡지 선정되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룬 성과이기 때문에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그러나 자만할 일은 아니다. 『전북문화저널』의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는데, 과거가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제 『전북문화저널』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 지난 34년보다 빛나는 34년을 위해 더욱더 가열찬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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