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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3 | 칼럼·시평 [문화칼럼]
마음 살찌우는 문화 공약이 필요한 이유
이경한 교수(2014-02-28 18:40:37)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봄은 지방선거와 함께 시작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자치단체의 단체장과 의원, 그리고 교육감을 뽑는다. 입지자들은 저마다 출사표를 던지고서 주민들의 품으로 다가서고 있다. 그리고 주민들은 선거를 통하여 대표자들을 선택한다. 다시 말하여 주민들은 선거를 통하여 자신들의 삶의 질을 높일 있는 후보를 선택하는 자기결정을 한다. 그래서 지방선거는 지방자치로 가는 중요한 정치적 과정이다. 


정치와 생활의 

균형


지방자치의 핵심은 생활정치이다. 생활정치는 자연스럽게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삶의 정치로 이어진다. 정치가 지역 주민들의 삶에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정책을 펼친다. 거창한 정치구호가 아닌, 일상의 삶속에서 겪는 주민들의 실존적인 고민과 문제에 파고들어, 이를 실감나게 해결하고자 한다. 이런 정치는 주민들과의 스킨십이 강하다. 정치와 생활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서로가 상생을 꾀한다. 이런 정치를 하고자 하는 것이 지방정치의 민낯이다.

선거 시기가 되면, 입지자들은 지역의 발전에 관한 공약을 쏟아 놓는다. 대부분 입지자들은 개발 담론을 중심으로 공약을 개발하여 주민들에게 제시한다. 개발 담론은 주로 사회간접자본 시설, 대규모 토목 공사, 기업 유치 등이 중심을 이룬다. 입지자들은 자신들이 출마하는 선거 지역을 더욱 개발을 해놓겠다는 공약을 제시한다. 보통 이런 개발담론은 지역이 타지역과 과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낙후되었음을 전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개발 담론은 허점이 많다. 흔히 개발담론이 비판을 받는 이유는 개발의 이익이 지역 주민들의 삶에 피부에 닿을 정도로 직접적인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여 오히려 지역의 토호 세력들이 개발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개발 담론은 개발을 위한 의사결정이 지역 주민이 아닌, 타자나 중앙부서에서 이루어진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개발 담론은 지역 주민의 삶과 실감나게 연계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생활양식 = 문화


지방정치가 생활정치로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개발 담론과 함께 가치 담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생활정치에서 가치 담론을 담는 중요한 영역은 문화이다. 문화는 생활양식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삶과 밀접한 연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지방정치의 입지자들은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공약을 개발하여 주민들의 문화지수를 높이려고 해야 한다. 이는 주민들의 삶을 행복하게 이끌어 것이다. 이것은 우리 지역의 전통문화와 생활문화 사이의 조화를 꾀하는 일부터 시작할 있다. 우리 지역은 상대적으로 산업화의 시대에서 경제개발에 뒤처지긴 하였지만, 문화적 자산과 이에 대한 자존감을 지니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 지역은 문화적 지속가능성이 풍부한 곳이다.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살피고, 나아가 문화적 정체성을 공유할 있도록 해야 한다. 


문화는 

자본이 아니다


그리고 생활문화에서는 주민들이 문화를 향유할 있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필요하다. 생활 속에서 문화를 경험하여 주민들을 문화적 자산가로서의 자긍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개발담론에서도 문화는 다루어졌으나, 여기서는 주로 문화시설만을 짓기에 급급하였다. 그러나 시설을 활용한 문화 프로그램과 콘텐츠 개발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졌다. 입지자들은 주민들이 문화 향유자로서의 삶의 질을 누릴 있도록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정책의 중심에는 문화인이 있어야 한다. 입지자들이 문화를 개발의 수단으로 여기는 순간, 그리고 문화를 자본으로 어설프게 보는 순간, 문화인은 자긍심을 잃게 되고, 주민들은 문화의 주변인이 되고 것이다. 주민들이 지역의 문화 정체성을 가지고서 문화를 생활 속에서 즐길 있는 깊이 있고 품격 높은 문화 정책이 요구된다. 안에서 주민들이 문화를 향유하여 문화가 삶이 되었을 , 문화가 우리 지역의 자산이 것이다. 

지방정치의 입지자들이 주민들을 위한 문화 공약을 많이 쏟아내어 생활 정치를 실현해주길 바란다. 지방자치의 소중한 가치가 문화 공약을 통하여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입지자들이 개발 공약 못지않게 문화 공약을 소중히 여기어, 지역 주민들이 문화를 더욱 많이 향유할   있었으면 좋겠다. 김구의 백범일지 중의 글을 인용하며 글을 맺고 싶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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