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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 | 칼럼·시평
[문화시평] 故김치현 유작전
관리자(2011-01-06 14:33:30)

故김치현 유작전 (2010년 12월 4일~2011년 1월 3일)전주박스갤러리나비 


그는 또 하나의 별이었다 - 진동규 시인 


 스스로 빛을 발하지 않는 것은 별이 아니다. 우리가 샛별이라 부르는 금성도 제 스스로 빛을 발하지 못한다. 별이 아닌 것이다. 유성일 뿐이다.우리에게 빛을 보내 주는 태양보다 백배천배나 되는 별이 있다고 한다. 몇 광년에걸쳐서 우리에게 오는 빛은 지금 우리가보는 순간의 별이 아니라 몇 광년 전의별빛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별은 어쩌면 우주 공간에서 사라져버린 별일 수도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담다 새삼 별 이야기를 할까. 김치현 화백의 그림 앞에서 김 화백의 작품이 빛을 발하는 것인가를 생각한 것이다. 작품 앞에서 빛이라는것은 그 작품만이 가지는 개별성을 말하는 것일 터이다. 그 작가가 가꾸어 가는 세계가 구축되어 있다는 뜻이다.


김치현의 작품은 항상 이웃이 있다. 그 이웃들이 서로 나누는 이야기들이 빛을 발하고있다. 풍경화인 것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그 속에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이 속살거리고있는 것이다. 아낙네들 몇이서 김을 매는 것인지, 나물을 캐는 것인지. 아니다. 분명 그들은 노동의 행위가 아닌 아름다운 이야기로 엮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늘에 띄워 놓은 구름들이 그것을 구체화시키고 있지는 않은가. 아낙네들이 입고 있는옷 빛깔 등이 그대로 올라갔거나 대비색으로올라가 있다. 그가 남긴 삶의 향기 “나는 이렇게 못해요, 눈이 빠질라고 해요.”학생들이 오려 놓은 문양들을 골라주면서하는 말이었다. 섬세한 여학생들이 면도날로파놓은 솜씨를 감탄하면서 작품에 끌어 들인것이다. 학교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공동체 그자체가 작품이 되었던 것이다. 


생활이, 삶 그자체가 작품으로 승화되는 것이 아니겠는가.작가의 소박한 생활이 빛을 발하고 있었던 것이다.그의 작품 세계가 확충되어지는 모습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가 붓을 놓기 전까지열정적으로 전개시켰던 그림들이 그것인데호랑이도, 닭도, 문서 조각 같은 것들까지 다끌어들인 것이다. 이야기가 풍부해졌다는 것이다. 그것들이 유기적으로 아주아주 활달하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티엘운운하기 전에 세상을 넓혀 놓았다는 것이다.몇 광년 전의 빛까지도 여기 와서 빛을 발하고있지를 않는가. 그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김치현의 작품을 내가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좀 어색하다. 아직 나는 그와 이별을 하지않았다.“나 이제 병원에 안 갈랍니다. 형님이랑 같이 거기도 가고 그럽시다.”그 약속이 아직 쟁쟁하다. 열정적으로 그리던 화실을 나는 아직 이별하지 않았다. 그의작품이 지금 내 앞에서 빛을 발하고 있지를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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