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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 | 칼럼·시평 [전주대사습놀이의 미래를 생각한다]
문제는‘축제 기획’이 아니라 ‘축제 본연’의 성공이다
전지영 음악평론가(2012-01-05 13:50:46)

전주대사습놀이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에 대한 충고와 아이디어들은 이미 넘쳐나고 있다. 굵직한 성격규정에서부터 소소한 내용에 이르기까지 이미 논의될만한 것들은 공론의 장에서 거론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되고 있는 것들은 대략 가지 정도로 정리할 있을 같다. 첫째는 대사습놀이의 전반적인 성격을 경연대회에서 축제형태로 가져가자는 제안이고, 둘째는 주로 운영상의 문제로서, 심사의 공정성 문제와 경연종목에 있어서 선택과 집중의 문제이다. 셋째는 보존회의 위상과 관련하여 통합 추진체를 마련하자는 것이며, 넷째는 대사습청 건립문제이다.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한 이런 논의들은 어쩌면 아이디어의 타당성 싸움 같기도 하지만, 속에서 보다 본질적인 문제들은 잊혀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점을 하나하나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이들이 대사습놀이의 방향을 경연대회에서 축제로 전환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 축제에 대하여 깊이 있는 논의를 하지 않고 전체적인 키우기와 경제적 이윤확대로 단순하게 연결시켜서 이야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6 포럼에서 지적한 있는데1), 사실 축제에 대한 논의를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범하고 있는 오류가 있다. 그것은 과연 축제 성공을 위한 조건이 무엇인가와 성공한 축제란 어떤 것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많은 축제전문가들은 축제의 성공모델을 프랑스나 일본에서의 자생적 모델을 꼽기도 하고 오랜 전통(혹은 역사성) 지역민들의 공동체의식을 성공의 중요 요인으로 꼽기도 한다. 그리고 국내 축제의 방향성을 그런 방향에서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런데 국내에는 식민지 경험과 산업화를 거치면서 지역의 자생성을 갖춘 콘텐츠들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하였고, 그런 상황에서 축제는 역사적 자생성 보다는 새로 발굴되고 기획된것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축제 본연의 공동체적 제의성이나 놀이성보다는 자연스럽게 지자체 홍보 단체장 선거 홍보자료용으로 전락하거나 지나친 경제주의에 의해 본질이 왜곡된 외화내빈으로 치닫게 되곤 한다.


따라서축제 자체의 본질적 성공요건과 소위축제기획 관점에서 바라본 축제 성패요건은 달라질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축제의 본질을 경제적·상업적 목적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 축제 본연의의미성 축제기획의경제성이라는 괴리를 뒤섞어서 사고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축제의 성공을 지나치게 경제적 관점에서만 따짐으로써, 이른바성공한 축제 모델을 지역 브랜드 홍보에 성공적이거나 많은 경제적 이윤을 남기는 것에서 찾았다. 하지만 역시의미성경제성이라는 양날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것이다. 축제의 성공은 경제성보다 의미성에 두어야 하며, 경제성은 오히려 부수적 효과에 해당한다고 있다. 의미성이란 본질적으로 공동체의 역사적·당대적 삶에 대한 의미성이며, 그것은 경제적 측면보다 정서적 측면에 닿아있다. 외형이 커지고 상업적으로번영한다 해도 그것이 공동체 삶에 정서적 풍요를 주지 못하고 지역민들의 공동체성과 유리되어 있다면 축제는축제 기획 통한 경제적 성공은 얻을지언정 축제 자체의 성공은 되지 못한다고 있다. 결국 축제의 가장 근본적 요건은 경제성·상업성이 아니라 의미성에 있으며, 축제의 성공 역시 그에 따라 평가되어야 한다는 점을 우선 인지할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내축제 기획 거의 이런 점보다는 외형적 측면에 집착했고, 지나친 경제주의(혹은 상업주의) 대한 지적은 끊임없이 지적되어왔다. 대부분 축제들이 생성과 역사성보다는 20세기 후반에 발굴되거나 기획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매우 심각했으며, 때문에 많은 축제들이 본래 취지와 달리 변질되거나 성공의 문턱에서 좌절되는 경험을 겪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전통예술행사나 경연대회 수준에 머물러있던 것들이 본격적인 축제로 방향전환을 이런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치밀한 논의가 필요하다(예컨대 구례 동편제소리축제나 보성 서편제소리축제가 현재 이런 상황인 같다). 전주대사습놀이 역시 방향전환의 필요성은 공감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외형적 판을 키우거나 지역민의 공동체성보다 외지인을 위한 상품화가 우선시 생명력이 짧아질 우려가 것이다. 축제기획을 통한 경제적 이윤추구와 상업적 목표달성이라는 당장의 욕망보다는 과연 이것이 십년, 백년을 가기위한 기초체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지역민들의 역사적·당대적 공동체 삶이 담겨있지 않은 외형적 확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것인지, 무엇이 과연 축제의 성공인지,‘ 축제기획이아니라축제본연의성공을위해서 어떻게 방향성을 잡을 것인지에 관한 논의가 필요한 것이다.


번째 문제로, 전주대사습놀이 운영 특히 심사 공정성 문제와 경연종목에 있어 선택과 집중의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데, 우선 전주대사습놀이를 많은 이들이 최악의 경연대회 하나로 기억하게 정도로 심사가 심각한 문제라는 점은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들도 나오고 있고, 원인 역시 대부분 원로 실기인들이 중심이 되고 있는 심사위원진들에 있다는 점도 공감대가 이루어져있다. 이에 대해서는 여기서 새삼스럽게 아이디어를 반복할 필요는 없겠지만, 제자·친인척에 대한 심사회피제도나 즉각적인 점수공개와 같은 제도적 장치는 효과가 없으며, 그보다는 심사위원의 다변화와 양적증가가 보다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점도 대개 공감하고 있는 듯하다. 다만 언급하고 싶은 것은 이런 불공정성이 전통음악의 미래에 심각한 폐해를 끼친다는 점은 다시금 이야기하고 싶다. 사실 현재 전통예술 학습에는 막대한 레슨비용이 들기 때문에 과거처럼 헐벗고 가난한 이들이 이를 악물고 공력을 쌓아서 명인명창이 있는 길은 원천적으로 막혀있다. 여기에 권위 있는 경연대회에서 심사의 불공정성이 더해질 점이 향후 전통예술 전승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칠것은 보듯 뻔하다. 현재의 명인명창들은 막대한 권위를 누리면서도 끊임없이 금전적인 면에서 자신의 권위를 확인받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있음을 쉽게 발견할 있는데, 당장 자신은 좋겠지만 이는 후속 세대의 예술적 의욕을 짓밟는 행위가 되어 결국 전통음악 전반의 위기를 가져올 폐해임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또한 경연종목을 지금과 같이 백화점식 나열을 하지 말고 특정한 종목에 선택과 집중을 하자는 논의가 있고, 이와 함께 전통음악이 아니라 현대 한국사회와 소통할 있는 창작분야도 경연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이 있다. 사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용절감과 질적 향상을 꾀할 있다는 점은 충분히 동의할 있는데, 창작분야를 경연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은 쉽게 동의하기가 어렵다. 경연은 기량을 심사하지만 창작은 예술성을 심사해야 하는데, 예술성을 심사한다는 자체가 넌센스이고, 때문에 우선 심사기준마련부터 모호해진다. 또한 이미 창작분야에 대한 지원은 전통음악보다 다양하게 지원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대사습무대에서 창작을 다루어야 이유가 없다(문화관광부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적 지원금은 대부분 창작분야에 이루어지고 있다). 다룬다 하더라도 이미 다양한 무대에서 다양한 장르의 창작 경연이 다양한 심사기준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사습이 질적으 우수한 경연이 되기가 어렵다. 현대 한국사회와 소통한다는 것은 물론 당연히지향해야 것이지만, 그리고 창작이 역할을 있다는 것도 동의하지만, 그것은 경연을 통해서가 아니라 경연외적인 장치를 통해서 구현해야 문제이다. 조금 직접적으로 말한다면, 적어도 전주대사습놀이는 변화하는 국악에 맞게 스스로를 변모시켜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통음악 자체의 산실로 권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셋째는 대사습놀이보존회와 전주MBC, 전주시, 시민단체 등을 포괄하는 통합 추진체를 마련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추진체의 멤버구성인것 같다. 어디서나 그렇듯이 제도보다는 사람이 문제인 것이다. 실제로 여러 축제들이 지역 토호들과의 연계 때문에 보다 효과적인 진행방향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통합 추진체와 같은 외형적 형태를 어떻게 구축하느냐보다, 추진체에 어떠한 성향의 멤버들이 주요 구성원이 되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어렵겠지만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보다 객관적이고 전통에 대한 진지한 마인드를 갖춘 다양한 방면의 인사들을 영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넷째는 지원금 확대를 통한 대사습청 건립문제인데, 점은 대사습만의 문제가 아니라 틀에서 사고할 필요가 있을 같다. 오늘날 대부분 전통음악 공연은 서구식 극장무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실제로 전국에 수많은 공연장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주자들이 공연을 하려면 마땅한 무대를 찾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극장무대는 많으나 악기 음향이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청중들과 교감이 이루어질 있는 소규모 공간은 오히려 드문 편이다. 반면 농악이나 탈놀이 같은 단체종목의 연행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있는 야외무대 또한 드문 편이다. 말하자면 현재 공연공간이 전통음악의 실정과 괴리가 있는 것인데, 대사습청이라는 것은 이와 같은전통음악 전용공간의 대명사라는 필요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같다. 전주대사습놀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삭막하지 않은 전통음악 전용공간의 확충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공간마련 이후 활용성이 진지하게 고민되어야 같다. 사실 전주대사습놀이에 대해 워낙 많은 논의들이 있어서 글이 얼마나 통할지는 모르겠다. 전주대사습은 때로는 살아있는 전통의 권위이면서도 때로는 악명 높은 불공정성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그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과 애정의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선과 미래전망의 아이디어들은 대부분 제도적, 외형적인 것들에 치중해있고, 정작 중요한 인적, 내면적 개선점들은 언급이 되고 있지 않은 같다. 축제로서의 몸집 불리기보다는 의미성을 진지하게 사고해야 하고, 심사 공정성이나 통합 추진체는 제도개선이 아니라 인적 쇄신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대사습청 같은 하드웨어는 공적 지원금의 문제라기보다는 활용성을 진지하게 사고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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