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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5 | 칼럼·시평 [독자들께]
온데 간데없는 것, 어디 봄뿐이겠습니까
이세영 편집팀장(2013-05-02 15:59:53)

벚꽃 구경 한 번 가기도 전에 봄이 자취를 감추니 마음 어지러운 날들입니다.
남북 간 벽이 더 두터워진 틈에 개성공단의 봄은 한달음에 뒷걸음쳐 그야말로 얼어붙은 겨울이 되었습니다. 황망한 시절에 전주문화재단 직원의 공금횡령 사건까지 접하고 보니 올 봄 이 지역 문화가도 오갈 데 없이 겨울입니다. 그래서 더욱 봄볕이 그리운 계절, 그래도 남쪽부터 시작된 꽃잔치 덕분에 산하가 부산합니다.

우리 지역에서도 어김없이 봄 축제가 시작됩니다.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각 시군의 오래되거나 새롭게 만들어진 축제가 뒤를 잇습니다.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온 축제가 삶에 새로운 기운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호 연중기획 <공간>은 전주종합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지역주민들에게 친숙한 이곳은 통칭하여 ‘종합경기장’으로 시절을 건너왔습니다. 머지않아 이 공간은 새로운 옷을 입게 됩니다. 전주종합경기장을 찾은 이유입니다. 이 공간의 과거를 살펴보니 그 역사와 의미가 각별합니다.

오랜만에 전북대 정초왕 교수가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지역의 창작초연 연극에 대한 평입니다. 그렇고 보니 지난달 <클래식 뒷담화>는 창작초연에 실패한 음악들이었습니다. 필자 역시 창작초연의 의미와 문제점을 꼼꼼히 짚어냅니다. ‘더 좋은 작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는 창작초연의 의미가 없다는 필자의 주장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앞뒤 없이 창작초연에 성공하라고 부추기는 환경을 돌이켜보면 더 그렇습니다. <아름다운 당신>은 서울과 지역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학동미술관 관장 김지연씨가 주인공입니다. 쉰의 나이에 늦깎이로 사진을 배워 10여년 ‘정미소’를 찍어온 사진가. 사진답지도 않다는 비난 속에서도 묵묵히 사진 속에 시간을 붙잡아 오고 있는 그의 작업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계남정미소 공동체박물관과 서학동 미술관을 열게 된 이유와 최근 작 ‘낡은 방’에 얽힌 사연도 들었습니다. 10여년 간직한 그의 사진첩을 함께 들춰보실 것을 권합니다.

< 꿈꾸는 청춘>에서는 소설가 김소윤을 만났습니다.
시민에 봉사하는 공직자, 육아를 책임지는 엄마, 한 가정의 살림을 꾸리는 아내는 소설가의 삶을 위해 그가 선택한 일들이었답니다. 그 삶 속에서 그는 글 쓰는 이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분투했는지 이야기합니다. <클래식 뒷담화>는 쇼팽과 샹드의 이야기입니다. 쇼팽과 샹드의 관계에 대해 딱히 정해진 정설도 없이 비난과 찬사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진실을 알아낸다는 것은 참 고약한 일 인 것 같습니다. 파리 사교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쇼팽과 샹드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진정한 재난과 공포의 정체가 궁금하다면 <보는 영화 읽는 영화>에서 다룬 <테이크 쉘터>를 읽어보십시오. <테이크 쉘터>는 예의 재난영화와는 조금 다릅니다. 허리케인이나 지진, 화산폭발 대신 현실의 삶이 ‘재난’일 수 있다는 메시지가 의미심장합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영화의 제목처럼 방공호를 지어야 하는 ‘공포’에 휩싸이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영화가 된 현실, 현실이 된 영화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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