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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9 | 칼럼·시평 [꿈꾸는학교]
아이들이 행복한 그곳 ‘동화분교’
정성권 교사 (2014-09-01 18:17:02)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아이들의 맑고 투명한 눈빛과 순수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닮고 싶어진다. 이 아이들이 커서 이 나라의 기둥이 되고, 더 나아가 다음 세대의 발판이 될 아이들이라 생각하니 교육자로서 나에게 주어진 사명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아이들과 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노라면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한다. 연예인, 경찰관, 제빵사, 축구선수, 선생님 등 얼굴모습 만큼이나 좋아하는 것도 잘 하는 것도 하고 싶은 일도 다르다. 아이들의 다양성은 곧 그 아이들이 가진 잠재력이자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은 바로 이 잠재력을 찾아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교육관을 가지고 학교 교육활동을 하고 있는 아이들의 행복꿈터 동화분교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동화분교는 1935년 동화간이학교로 문을 열어 지금까지 8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이다. 가속화되는 산업화와 이농현상으로 학생수가 감소하여 1995년에 번암초등학교동화분교장으로 명칭이 개정되었다. 계속되는 학생수 감소로 폐교위기 까지 갔던 동화분교는 산촌유학과 학생 중심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전학생들이 늘어 2012년 6억 5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학교 건물을 전면 리모델링하게 되었다. 


동화분교는 ‘자연과 어울려 스스로의 삶을 설계하고 창조적 다양성을 키우는 학교’라는 비전 아래 ‘행복꿈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자에서 의미를 따온 ‘터’는『펼치다, 약동하다, 용솟음치다, 베풀다, 기초, 근본, 토대』등의 의미를 가진 단어이다. 학교가 학생들이 꿈을 펼치고, 가능성을 찾아 약동하고, 용솟음치는 행복한 인생의 기초, 근본, 토대를 마련하는 행복한 곳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타인과 함께 성장하며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아 행복한 인생을 열어 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행복꿈터 10색 교육활동』이라는 다양하고 특색있는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학생들이 자연을 닮은 인성을 가꾸고 자라도록 계절별로 체험활동 요소를 추출하여 다양한 자연생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에 3군데(200평) 텃밭과 3개의 화단을 조성하여 감자, 옥수수, 고구마, 고추, 토마토 등 다양한 작물과 야생화 20여종, 원예화초 9종을 기르면서 농작물과 꽃이 자라는 과정을 배우고, 땀 흘려 얻은 결실의 소중함도 느끼고 있다. 노작체험 뿐 아니라 계절 체험놀이(물놀이, 다슬기잡기, 단풍놀이, 눈싸움 등)도 실시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그 안에서 건강하게 성장하는 아이들로 교육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해 생각하는 힘도 기르고 있다. 사람은 언어를 기반으로 생각하고 통한다. 언어와의 만남을 즐겁게 하는 것, 이는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할 핵심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동화분교는 아이들이 신나고 즐겁게 언어의 힘을 기르게 하고자 책 읽어주는 엄마, 독서교육 워크북 개발, 원어민 영어수업, 초등영어 마스터 워크북 개발 등 인적․물적 자원을 독서와 영어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실시하고 있다.


시험 점수와 서열 위주의 낡은 학력관을 벗어나 성취기준 중심의 배움과 과정 위주의 평가를 지향하고 있다. 동화분교는 매월 월말평가를 실시하며 90점 이상 학생에게 학력우수상을 주던 기존의 평가방식을 버리고 각 학년교육과정에 과정 중심의 수시 수행평가 계획 수립하였고, 평가지 피드백 파일을 만들어 가정과 교류하며, 학기말 성취도평가 출제 방식과 통지 방식을 전면 개편했다. 이 평가방식은 현재 학생을 바라볼 때, 몇 점짜리 학생이 아닌 잘하는 것과 보충해 주어야 할 부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것으로 학부모도 교사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동화분교는 도시와 농산어촌 지역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자신의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도록 2013년도부터 농산어촌 ICT활용 시범학교를 운영하며 방과 후에 Smart Learning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Smart Learning 교육은 스마트 패드를 이용하여 자료를 검색하여 활용하거나 그림 및 동영상 편집/제작, 악기 연주 등 다양한 Apps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이루어지고 있다. 


흔한 슈퍼마켓도 학원도 하나도 없는 이곳 동화분교 학생들에게 저녁 시간을 이용하여 실시되어지는 동화골 야학은 그야말로 즐거움 그 자체이다. 2014년도에는 특별히 우리나라의 역사를 공부하고 이해함으로써 장구한 우리 민족의 역사를 보고 느끼며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의 자부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한국사 검정 능력 시험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 내용과 문제를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도시학생과 농‧산촌 학생과의 인성적 교류를 통한 상호 이해를 돕고, 산촌유학 홍보 및 장기 산촌유학생을 모집하는 것을 목적으로 단기산촌유학캠프(1개월)를 실시하고 있다. 캠프 기간에 참가한 학생들은 한 달 동안 도시와 농촌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고 배우면서 사회성도 기르고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교류하는 체험을 하게 된다.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학생 자치회 다모임을 조직하여 전교생이 집장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1주일에 한번씩 학생들은 다양한 안건을 가지고 함께 모여 심도 있는 토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과 상대와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 등을 배운다. 


학생들의 진로와 꿈을 찾기 위한 활동으로 ‘터’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가 행복꿈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학생들의 진로활동, 상담활동, 체험활동 등을 실시하는 곳을 ‘터’라고 명명하여, 학교의 교실에 4가지 터(언어, 역사, 음악, 과학터)를 마련하였다. 각각의 터는 터의 특성에 맞게 환경을 구성했고, 필요한 학습물품이나 체험물품 등을 구비하였다. 학생들은 학교에 있는 시간을 활용하여 자신이 활동하고 싶은 터에 가서 다양한 체험 및 교육활동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 나가고, 교사와 더 가까워지는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학교의 지역적인 열악함으로 문화적 경험과 배움의 기회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학교에서는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학생들의 특기적성 및 소질을 개발하고 있다.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여 음악(밴드, 바이올린, 플롯, 기타), 인성(제과제빵, 자연생태교육), 미술(디자인, 공예), 체육(축구, 배드민턴) 등의 영역으로 프로그램을 편성하여 전학년이 고르게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또한, 배운 특기를 뽐낼 수 있도록 전시회, 공연 등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8개의 강점지능(언어지능, 인간친화지능, 자연친화지능, 논리수학지능, 신체운동지능, 자기성찰지능, 음악지능, 공간지능)별로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강점지능을 찾고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학년 초 다중지능검사를 통해 자신의 강점지능을 찾고, 관련 진로 등을 배우고, 각 지능별로 2개월 단위로 동아리를 운영하여 다양한 다중지능 동아리 활동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또한, 학교 안에서의 동아리 활동을 넘어 다락방(多樂方, 다방면으로 즐겁게 현장체험을 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 나감) 활동을 운영하여 자신의 진로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우리학교를 방문하신 분이라면 누구나 “동화 속에 나오는 아름다운 학교다. 왜 이름이 동화분교인지 알겠다.”라고 이야기 한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배우고, 순박하고 착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경험은 자라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이곳에 장기산촌유학생을 받을 수 있는 산촌유학센터가 마련되어 있다. 많은 친구들이 우리가 나누는 행복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성권 교사 

아이들의 다양성과 잠재력을 키워주는 교육자가 되고 싶다. 전주교대와 중부대학교 상담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장수군 번암초등학교 동화분교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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