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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 | 칼럼·시평 [문화칼럼]
참여와 소통이 축제를 즐겁게 한다
송경희(2015-10-15 13:30:07)

 

 

 

2015년도 벌써 9월, 10월.... 가을의 문턱을 넘어서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옷자락을 파고 들고 있다.
날씨 좋고 추석 연휴가 있는 가을은 지역축제를 하기에 최적화 되어 있으며, 어쩌다 지역을 찾고 시간을 보내야 하는 입장에서는 더 없이 좋다.
이맘때 쯤이면 전국에 1천여 개 넘는 각 지역들의 축제가 쏟아지고 각자의 축제들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홍보들이 넘쳐난다. 이십여 년 동안 지역의 축제는 시설도 많이 좋아졌고, 완성도를 높이는 콘텐츠들이 다양하고 다채로워지고 있다. 서울만 해도 작년 한 해 동안 열린 축제는 415개, 매일 한 개 이상의 축제가 서울 어딘가에서 열리고 있었던 셈이다.
이렇게 축제가 많아진 만큼 지역민들은 이 축제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역민들은 매해 반복되는 이 축제들에 대해 한 번이라도 마음을 열고 행복하게 즐기고 있을까? 혹은 축제 내용, 즐길 거리도 풍부해졌을까?
아무래도 전문가라는 입장에서 매년 반복되는 축제를 보다보면 자칫 축제에 대한 신념이나 나 또한 국민의 입장으로 축제를 향유하는 방법론에 대해 간혹 정체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국민들은 오히려 축제를 예전보다 훨씬 일상화된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생각 외로 이제는 즐기기 위해 스스로 찾아다니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점점 축제들도 진화해 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예를 들면 기존의 관 주도형의 지역 관광축제가 점점 기초단위의 주민들이 중심인 마을단위축제, 상권단위축제, 민간축제 등으로 바껴가고 있다.
축제전문가의 입장에서 이 많은 작은 단위의 마을축제들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다보면 아무래도 평균 기준점을 두고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잘 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기 힘들다. 지역적 한계나 그 지역 사람들의 특성에 따라 축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서로 다르며 다양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 정도, 어느 정도는 현대 축제가 가지는 기본적 매뉴얼적 셋팅이 되어야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축제가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고 즐거워하는 국민들이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행정적인 평가 기준이 있어도 국민의 축제에 대한 만족도는 일률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보여주기식 축제나 가끔 주인이 없는 축제, 없어져도 될 축제들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사실 대부분의 많은 축제들을 돌아다니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는 점은 그래도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단순히 수적으로 '축제가 많다'는 것을 흔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이는 어쩌면 삶의 다양성과 연결할 수 있다. 축제가 많다는 것은 일상에서 '축제화 할 만한' 소재가 많다는 것이고 축제의 수 자체를 문화의 다양성 지표로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축제는 지역성과 특수성, 고유성 등 국민들의 삶을 반영한 것이고 이런 것들이 축제 속에서 효과적으로 표현되고, 축제는 문화적 다양성과 역동성, 국민들의 참여도와 연결되는 것이다. 다양한 축제에 사람들 저마다의 참여 의지 역시 활발하게 표출되고 있어서, 축제는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많아질 것 같다.
더불어 그와 함께 국민이 어떻게 하면 더욱 즐겁게 축제를 즐기고 접근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간혹 축제를 여는 지역과 즐기고자 하는 국민의 갭이 크다는 점이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힘든 부분이다. 축제 속 콘텐츠를 즐기고자 하는 국민들이'어떤 것을 즐길 것인가'에도 아직까지는 편차가 있음이 보인다. 적극적으로 즐기는 국민이 있는가 하면 방관자적으로 즐기는 국민도 있다. 축제는 시끄럽다, 소음이다라고 느끼는 국민도 있다. 어떤 지역에서는 축제가 시작하기 보름 전에 '지역 축제가 있을 예정이니 소음이 있더라도 협조 부탁드린다'라는 내용의 플랭카드가 걸린다. 이런 간극을 어떻게 좁힐 것이며 축제가 지루하고 반복적인 삶의 즐거운 일탈이 되어 그들에게 삶의 어떤 활력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축제에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지역민이 보는 것과 외부 관광객이 보는 것, 공무원이 보는 것이 다르고 연령대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어떻게 이 의견차를 조율하고, 모아낼 것인가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 축제를 대하는 소통의 방법과 참여관계를 통해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만족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저마다의 즐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규모나 성격이 다양한 축제 속에서 주체적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약간의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지역민과 국민들이 축제를 자발적이고도 주체적으로 즐기기 위한 참여가 필수적이다. 먼저 지역주민부터 그들의 지역축제에 주체적으로 적극 참여가능하다면, 지역민을 넘어서서 외부관광객은 물론 외국인의 관심과 참여도 아울러 높아질 것이다.
이제는 축제라는 2음절 단어 하나에서 '놀자'라는 의미와 더불어 자유와 일탈을 허락받는 가슴 뛰는 신호를 받을 때가 되었다.
9~10월,'축제의 계절'과 '천고마비'란 자연이 주는 혜택을 십분 활용하여 즐길 준비를 하는 자만이 무료한 일상에서 삶의 행복한 일탈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역의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한 축제의 재미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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