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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 | 인터뷰
[명인명장] 매사냥 무형문화재 박정오 명인
관리자(2011-01-06 14:33:19)

매사냥 무형문화재 박정오 명인 


 애기야! 매나간다! 

2010년 11월 우리나라 전통 매사냥이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그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오고 있는 곳이 진안군 백운면입니다. 무형문화재였던 전영태 옹이 작고하신 이후 그 맥을 이어오는 있는사람, 바로 박정오(70) 명인입니다.

20년 전만 해도 여름엔 농사짓고 겨울엔 매사냥을 하던 것이 자연스러운일상이었지만 이제는 산세도 달라지고 삶도 달라져서전통 그대로의 매사냥을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봉받이꾼’으로서의 자부심을 잃지 않고 매사냥을 전수하고 있는 박정오 명인을 만나봅니다. 

<걸어온 길> 1942년 진안군 백운면 출생 1980년 김용기 옹에게 매사냥 기법 사사 이후 전영태 옹과 교류하면서 매사냥의 맥을 이어옴 2007년 매사냥 보유자(무형문화재 제20호) 지정 2009년 12월 매사냥 시연회 개최 2010년 11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현재 아들 박신은씨(44)에게 전수 중 

매가 꿩 잡아논 것을 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나는 여그 백운에서 태어나서 계속 여그서 살았어요. 원래 이름이 박찬유였는디 호적에는 정오로돼 있어요. 낮 12시에 낳았다고 해서 바를 정자에다 낮 오자, 그래서 정오요.내가 매사냥을 한 것이 한 30년이 넘었지요. 

서른여덟 살 때부터. 어느 날 친구랑 산에를 올라가는디 야생매가 꿩을 잡아놓은 거요. 우리가 가니까 매는 날아가 버리고 꿩만 있는 거예요. 그래서우리는 그냥 공짜로 꿩만 가지고 내려왔는데 매사냥의 매력을 그때 느꼈어요. 그래서 매사냥을 배워보려고 하니까 백운에 가전마을이라고 거그에 매사냥 허시는 분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죠. 찾아갔더니 대처나 매가 있어요. 그래서 가르쳐달라고 해서 한 3년간 배웠어요. 

전영태 선생님(매사냥 중요무형문화재, 2006년 작고)하고 김용기 선생님(2000년 작고)한테 배우면서 하면서 그랬지요. 여름에는 농사를 짓고 겨울철이면 3년을 모셔다가 매사냥을 배웠어요. 매가 날아가서 꿩 잡아놓은 것보면 참,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매는 자기 먹잇감에 대해서는 절대로 놓는 법이 없어요. 

발이 쥐는 압력이 엄청 셉니다. 발을 잘라내는 한이 있어도 쥔 먹이는 놓질 안 해요. 옛날에는 부잣집에서 매를 많이 가졌죠 그때는 겨울이면 마을 사람들이 다 같이 했어요. 매일같이 사냥을 나갔어요. 사냥허기가 좋으니까. 어느 정도 밥술이나 먹고 그러는 사람들이 겨울철 오락으로 즐겼다고 봐야죠.

옛날에는 꿩을 잡으면 같이 사냥 나간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서 술도 한잔씩 걸치고 꿩을 잡아서 먹었어요. 옛날에는 농촌이 못 살았으니까 겨울철 보양식으로 먹었지요. 이매를 가지신 분들은 전부 다 살림이 넉넉한 사람들만가졌지요. 왜냐면 가진 것이 없으면 그 많은 식구들을 못 거느리니까. 사냥에 데리고 나가려면 밥 줘야지 술 줘야지 그러니까 부잣집에서 매를 많이 가졌죠. 

진안 백운은 산태극 수태극이라… 에…. 여기는 육이오 사변을 겪으면서도 매사냥이 끊기덜 안했어요. 왜그러냐허면 인민군들이 여그 3개월 동안 있다가 뭐야 인천상륙이 되고 허니까 저 지리산으로 전부 다 인민군들이 숨어불었어요. 그래 여그서는 계속 매사냥을 했죠. 일제시대 때도 우리선조들이 했어요. 

그때는 매가 허가제였어요. 이 매가 허가를 내는디 1종이여 1종. 예를 들어서 매가 어느 산골짜기에 매사냥을간다 그러믄 엽총은 2종이라 매사냥 허는 구역에는 들어오들 못해요. 매가 1종이라. 지금은 허가제는 없어졌지만 매가 천연기념물이라 아무나 이것을 가지덜 못해요. 저처럼 특별히 무형문화재나 이런 사람 외에는 매를 가지덜 못해요.옛날 어른들이 말씀허시기를 우리 백운이 산태극 수태극이라개서 산도 높고 나무도 울창허고 지금이사 산에 저렇게 잔 나무가있지만 옛날에는 화목으로 나무를 해다가 때기 때문에 산바닥이깨끗했어요. 

그러니까 사냥허기가 좋죠. 지금은 사냥 못해요. 예를 들어서 저런 넝쿨 속으로 꿩이 들어가불면 매는 따라들어가들못해요. 우에서만 있지. 그니까 사냥을 못해요. 또 사람들이 없어서도 못 해요. 지금은 돈 준다고 해도 매사냥을 같이 헐 사람이 없어요. 어쩔 수 없이 체면상 오고 글지. 매는 산에 가서 받아와요 이 매가 참 생겼지요? 매는 다 잘 생겼어요. 사냥하는 매는 산에가서 받아와요. 그걸‘매 받는다’고 허는데, 비둘기를 먹이로 놓고 사방에 그물을 쳐서 유인해서 매를 받아요. 7, 8미터 후방에다가 매 받는 사람이 움막을 치고 있다가 소리가 나면 나와서 매를받아요.이 매는 금년에 받은 맨디, 산지니라고 해요. 매를 받아서 25일정도는 방안에서 훈련을 해야 해요.

 방에서 인제 첨에는 그것을보고‘방안밥’이라고는디 밥을 주는디 조금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면서 주다가 매가 어느 정도 풀렸다, 길이 들었다, 허면 인자 밖에나와서 훈련을 시키죠.밖에서 훈련은 한 일주일이면 되어요. 방안에서 얼추 길이 다들어야 밖으로 데려나올 수 있으니까. 방에서 길이 덜 들은 것은밖에서 훈련헐라고 그면 매가 밥을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오다가공중으로 치솟아 부러요. 그러니까 이렇게 줄을 매놓고 허는 거죠. 먹이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놈이 산지니인데, 산지니라고 하는 것은 만 1년 된 매를 산지니라고 해요. 

1년 안 된 것은 보라(매)고. 만 1년 이상 넘은 매는인자 몇 년 되었는지 몰라요. 만 1년까지만 알 수 있고. 매 먹이는주로 생닭고기를 줘요. 매는 생고기만 먹으니까. 사냥헐 때는 너무나 배불리 먹이를 주면 안 돼요. 적당히 줘야지 많이 주면 매가산으로 도망가 버리고 너무나 적게 주면 힘이 약하니까 사냥을 못해요. 그걸 조절하는 것이 참 중요해요. 사냥을 잘 허느냐 못허느냐 허는 관건이죠. 조절이 잘 되고 꿩이 많은 날은 한 번에 대여섯마리까지도 사냥을 해요. 

어떤 날은 갔다가 공치기도 허고…. 근디 지금은 사냥 못헌다니까요. 전통만 남아 있지. 애기야! 매 나간다! 훈련허다가 매를 놓친 적은 없는디 사냥을 허다가 놓치는 수가있죠. 사냥을 헐 때 매를 길들인 사람이 매를 들고 산꼭대기에 올라서는디, 그 사람을 봉받이라고 해요. 매가 꿩을 보고 날기 시작하면“애기야! 매 나간다!”소릴 지르고 배꾼들헌테 알려줘요. 배꾼들은 양쪽에서 망을 봐주는 사람인디, 예를 들어서 지금 봉받이가 산꼭대기에가 있으머는 배꾼이 저짝에 하나 있고 요짝에 하나있고 좌우로 있어야 꿩이 어디로 날을지는 모르니까 지켜보다가저짝으로 날믄 저짝에로 떨어졌다, 요짝으로 떨어지면 요짝으로떨어졌다, 그렇게 알려줘야 방울소리를 듣고 매를 찾는디, 안 그러면 매를 놓쳐버려요. 여그 달아논 것이 시치민디, 시치미를 보고 인자 매를 찾는 거죠. 

한없이 날아가불면 매를 놓치는 거요 매사냥 헐 때는 몰이꾼이 많을수록 좋아요. 그래야 빠진디 없이쭉 몰아주니까 꿩이 어디로 빠지덜 못허고 사냥을 허기가 좋죠.사냥허는 시기는 겨울철 11월 달부터 그 이듬해 3월 달까지 허는디, 사냥헐 때는 일몰 직전에는 안 해요. 또 눈 오고 비올 때는 매깃이 젖으니까 안 허고, 바람이 세게 불 때 사냥을 허면 꿩을 따라가다가 매 날갯죽지가 허옇게 뒤집혀불어요. 그러믄 그 매는 놓치는 거여. 그 매는 인자 안 돼요. 한없이 날아가 부니까 그 매를 놓치는 거요. 일몰 직전에도 간혹 매사냥 허다가 산속이 어두워지면매가 어디로 간지 몰라서 놓치는 수가 있어요. 그래도 일몰 직전에 놓친 매는 찾을 수가 있어요. 길들인 매들은 3, 4일이 지나면꼭 인가로 찾아들어요. 

그때에 시치미를 보고 누구 매인지 알 수가 있는 거죠. 첫째가 낚아채기, 둘째가 북나들이, 셋째가 봉솟굼 매의 묘기가 세 가지가 있는디, 첫째는 공중에서 낚아채는 것.또 하나는‘북나들이’라고 허는데, 옛날에 베 짜면서 북이 왔다갔다 허드끼 매도 그렇게 허는 거요. 꿩이 수풀 속으로 들어갔다 허면 매는 절대로 그 속에 같이 안 들어가요. 꿩 가는대로 이리저리왔다갔다 허니까 그걸 보고 북나들이라고 해요. 셋째는‘봉솟굼’이라고 허는디 꿩이 날아가면 매가 같이 날아가잖아요? 그러믄 평상시에는 매가 꿩을 못 따라가요. 

평지에서는 꿩이 더 속도가 빨라요. 그런디 인자 평지를 꿩이 날다가 봉우리를 넘어야 하잖아요? 꿩은 봉우리로 천천히 날아오르는디 매는 그렇게 오르는 것이아니요. 매는 꿩을 따라오다가 꿩이 봉우리를 넘을라치면 그 순간에 매는 수직상승을 해불어요. 불티나게 하늘로 올라가불어요. 그라꼬 여그 인자 올라서 꿩을 낚아채버리는 거죠. 그때 매의 속도가 시속 400킬로라고 해요. 엄청 빠르죠. 밑에서 들으면 제트기날아가는 소리가 나요. 

그렇게 빨라요, 매가. 평상시 평지에서는꿩을 못 따라가지만 그런 기술이 있으니까 사냥을 허는 거죠. 육식을 허는 동물이고 지 밥이 있으니까 그렇게 허는 것이겠죠. 본능적으로. 사냥매는 산지니 초지니라고 해요 매사냥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냐, 그 시기는 정확히는 몰르겄지만 문헌에 의하면 삼국시대 때부터 이것이 내려왔다고 허고 그 이전부터 시작했다고도 하고 자세헌 것은 모르겄지만 하여튼 오래되었어요. 원나라 때는 저 보라매를 해동청 보라매라고 했거든.저것이 아주 용감한 매요. 금년에 낳은 새끼라놔서 아주 용감해요. 요 매는 산지니, 우리 매꾼들은 초지니라고 해요. 

낳은 지 만 1년 된 매를 산지니 초지니라고 해요. 사냥 나가는매요. 보라는 무늬가 세로로 돼있고 산지니는 무늬가 가로로돼 있어요. 그걸 보고 보라인지 산지닌지 알아 보는 거요. 1년만 지나면 세로 무늬가 가로 무늬로 바뀌어요. 그리고 인자 평생 이 가로무늬를 가지고 살아요. 길이 안 들이면 1년이 지나도‘생매’여 매사냥이 특별히 좋다기보다도 겨울철이면 그냥 하나의 스포츠로서 즐길 만해요. 

첫째 사람이 산에 오르니까 건강해지고. 그치만 이것도 인내 없이는 못해요. 왜그르냐면 매를 첨에 산에서 받아와서부터 몇날며칠을 계속 사람이 팔뚝에다올려놓고 있는다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거든요. 아닌 말로 아침에 화장실 가고 밥 먹을 때만 빼놓고는 매를 손에서 내려놓지를 안해요. 그래야 매가 사람허고 가까이 있고 그래야사람하고 유대관계가 생겨서 사냥도 헐 수 있는 것이지 그냥매 통아리에도 앉혀 놓기만 허면 1년이 지나도 그 매는‘생매’여. 그냥 앉어만 있지 사람을 붙여주들 안해요.

 길이 안 들어. 지금까장 안 끊긴 유일한 곳이 진안 백운이죠 사냥 끝난 매는 옛날에는 3월 달에 놓아줬어요. 지금은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니까 설명을 해주려고 안 보내고 같이 살고 있죠. 매사냥이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록돼가지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요. 배우려는 사람도 많고 그래서 보람도많이 느껴요. 지금 우리 아들이 전수를 받고 있어요. 전수라기보다도 모든 것을 다 하고 있어요.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나 매사냥 허는 디 따라다녔어요.옛날에는 남북 산골 어디서나 다 매사냥을 했는데 6.25를겪으면서 다 없어져 버린 거죠. 

지금까장 안 끊긴 유일한 곳이 진안 백운이죠. 매사냥을 헐라매 혼자는 못해요. 망보는사람도 있어야 하고 몰이꾼도 있어야 하고 봉받이도 있어야허고. 매가 부리나 발톱은 사나워도 매가 정말 온순한 동물이에요. 사람을 갑자기 공격한다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어요. 사람허고 정을 나누는 것이 다른 어떤 새보다 빨라요. 보급시키려고 해도 마음대로 되덜 안해요 현재로서는 아들이 전수생으로 되어있고 그 후에는 또 누가 전수를 받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매사냥 무형문화재는 대전에도 하나 있어요. 여그서 배와갔는데 여그서 배왔다는 말을 안해요. 

허허허.매사냥이 세계적인 무형문화유산인데 널리 보급을 시길라고 해도 그거이 마음대로 되덜 안해요. 왜그러냐면 이 매가천연기념물이 되어가지고서 일반인들은 매를 가질 수가 없어요. 그러기 때문에 내가 취재허는 사람들헌테마다 당부를 하는데, 문화재청에서 좀 어떻게 법을 고쳐서라도 매사냥 배우는 사람들이 매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이것이 내 바램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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