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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 | 인터뷰 [공간과 사람]
커피트럭은 멈춰도 ‘사람여행’은 계속 된다.
사람을 여행하는 김현두
(2016-02-15 10:40:48)

 

카페 공간153 주소 | 전북 진안군 진안읍 당산길 26-2

커피트럭을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여행을 다니던 커피청년 김현두 씨(35)가 정착했다. 지난해까지 매월 꼬박꼬박 여행 소식을 전했던 문화저널의 필자로, 전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연사로서 바쁜 시간을 보내던 와중에도 틈틈이 그만의 공간을 꾸렸다. 여행 중에 만난 인연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삶을 지탱하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었다.
멀리 제주도에서부터 진안까지와 며칠을 묵으며 페인트칠과 카페 공사를 도와주는 친구들도 있었고, 더운 여름날 음료수를 들고 찾아오는 이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여행을 하지 않았더라면, 얻지 못할 인연들이었을 것이다.


그가 여행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또래의 직장인이 만나는 사람보다 다양했다. 고등학생부터 영화배우, 대기업 간부, 여행가 등 보통 직장인이 쉽게 만날 수 없는 사람까지 인연이 확대됐다.
진안 터미널에서 내려 현두 씨의 가게까지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골목길을 잘 못 들어 그의 가게를 스쳐 지나쳤을 정도였다. 그만큼 현두 씨의 가게는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조그만 땅을 사서 2층짜리 가게를 지으려고 했다. 15평정도 되는 작은 땅에 2층짜리 건물을 지으려 했으나 진안 땅값이 생각보다 너무 비쌌다. 그러던 와중, 현두 씨가 상가나 헌 집을 찾으러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된 한 어르신의 소개로 발견하게 된 곳이 지금의 자리가 되었다.
"이 집은 작년 봄에 계약을 했어요. 처음 보는 순간 너무 예뻤어요. 마당에는 제비꽃과 철쭉꽃이 만발해있고 툇마루가 너무 아름다웠어요"
도시를 좋아하지 않는 그는 카페는 무조건 진안에야 차려야 된다고 생각했다. 전주나 서울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것은 당연히 알았다. 몫이 좋은 곳에서 장사를 해야 돈이 벌린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카페를, 그것도 진안의 주택가에서 한다고 했을 때 지인들은 반대했다.


"원래 꿈이 고향에 조그맣게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이자 꿈이었어요. 처음에 서울의 홍대 주택가도 아니고, 진안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한옥에서 카페를 한다고 했을 때 더 만류했죠. 그런데, 공간이 완성되고 나니까 강원도를 제외한 지역의 사람들이 한 번씩은 제 카페를 찾아주셨어요. 대부분은 여행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었고요."

커피청년, 꿈을 이루다
요즘 그의 일상은 주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다. 손님이 오면 커피를 내어드리고, 남는 시간에는 오롯이 글을 쓴다. 하루를 기록하며 써내려간 글과 사진들이 흩어진 그의 생각들을 한곳으로 모이게 하였고, 운명과 우연의 틈 사이에서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게 해주었다. 그 사람들을 여행하며 내가 그 사람의 여행이 되는 삶은 길 위에 선 그를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서게 만들었다.
"여행이 꼭 어딘가로 떠나야만 '여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여행이라는 의미가 제게는 남달라요. 배낭을 메고 커피트럭과 함께 여행을 하긴 했지만, 그런 물리적인 위치적 이동에 의미를 두진 않았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으니까 저를 어떤 '틀' 안에 가두려 하더라고요. 제게는 이곳에 오는 분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여행이 되어버렸어요."
그는 시간이 되면 가까운 순창에 있는 금산여관에 들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면식도 없고, 가본 적도 없는 데 금산여관에서 진안에 가게 된다면, 제 공간을 꼭 들러보라고 소개해주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왔다간 손님들도 꽤 많았고요. 어떤 분인지 꼭 만나서 이야기 나눠보고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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