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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7 | 연재 [수요포럼]
빛으로 그리는 그림, 이야기가 담긴 사진
161회 수요포럼
(2016-07-15 09:22:13)




사진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누구를 위한 사진인가. 힘 있고 가치 있는 사진이란 무엇인가? 사진을 찍는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이런 질문을 하면서 셔터를 누를 것입니다. 그런 고민을 해야 할 것이고, 진행이 되어야할 것입니다.


그림을 정확하게 그리기 위한 복제도구로 처음 사용 된 사진. 새로운 판화와 같은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사진은 예술의 '오리지널'이라는 특수성에 들어맞지 않았다. 하지만 사진은 '예술의 복제'를 넘어 '복제예술'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형성하게 된다.
사진은 사실을 기록하는 매체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그러나 시대에 따라 사진의 영역은 달라지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SNS가 등장하면서 단순한 기록의 의미를 넘어 자신을 표현하거나 소통의 도구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제 사진은 창조적 아름다움을 지닌 '느끼는 사진'으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 때로는 시인이 되라고 사진작가 안봉주 전북일보 편집국 부국장은 말한다. 수요포럼을 통해 '이야기가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한 방법'을 들어보았다.


사진에 담긴 추억 이야기 
"소소하게 스터디 하는 느낌으로 진행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냥 편하게요."

대학교의 사진 강의와는 다른 느낌의 수요포럼은 그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계획된 시간 안에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만큼 이번 포럼에 모인 참가자들도 어떤 사진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다. 그의 이야기는 사진기에 담긴 추억으로 시작됐다.

"중학교 입학 기념으로 아버지가 본인이 쓰시던 카메라를 주셨습니다. 처음에 우리 아버지가 사진을 좋아하셔서 아버지도 고등학교 때 사진에 관심을 가지셨다고 합니다. 그때는 우리집이 잘 살지 못해서 아버지 외숙이 논 한마가지를 팔아 카메라를 사주셨지요. '케논네트'라고 하는 카메라였는데, 렌즈 교환식이 아니었어요."

옛날의 카메라는 재산으로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기억속의 카메라는 아버지와 많은 관련이 있었다. 아버지는 가장 예뻐하는 막내 여동생에게 카메라를 맡기고 월남전에 가게 되었다. 아버지는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 하자 그 카메라를 선물로 주었다. 사진과 인연이 시작 됐다.

"고등학교 졸업 무렵 꿈이 바뀌었습니다.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죠. 저는 3살 때부터 증조부님과 함께 살았어요. 증조부님 방에는 서화가 많았습니다. 조부님이 모아둔 작품이었습니다. 그때 본 그림들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덕분인지 초등학교 때부터 화가가 꿈이었어요. 그런데 정작 대학 입학할 때는 집에서 반대를 해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그는 결국 공대에 진학하게 됐다. 그는 과 친구들도 모를 정도로 수업을 거의 듣지 않았다. 학교생활은 그만큼 흥미가 없었다. 그러다 학교 사진동아리에 들어가게 됐다. 사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시작됐다.
졸업 후 전공을 살려 공대 쪽 직장을 얻었다. 그러나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던 직장은 오래 가지 못했다. 지방 신문사에 다시 들어간 것을 그 때문이었다. 30년 동안 신문사에서 일을 하면서 예술사진으로 시작되었던 그의 사진은 자연스럽게 보도사진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순수사진과 보도사진의 차이는 큽니다. 신문사에서 일하던 초기에는 선배한테 혼도 많이 났어요. 시각 자체가 다르니까요. 잘 못 찍힌 사진은 선배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다시 나가서 찍어왔습니다. 많이 배웠죠."

사진작가이자 사진기자로 걸어온 그의 30여년 삶이 흥미로웠다. 


빛으로 그리는 그림, 사진

"사진은 1839년 처음 시작이 됐다고 합니다. 처음에 만들어져서 카메라라고 하는 이름을 처음 붙인 것이 그 무렵입니다. 카메라는 렌즈를 끼우기 전까지는 암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빛이 전혀 들어가지 않죠. 라틴어로 어두운 방이라는 뜻의 단어를 따와서 카메라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오랜 세월 계속 필름을 사용해서 찍어 왔었는데 1988년 올림픽 무렵, 처음으로 디카(디지털 카메라)가 나왔습니다."
촬영뿐 아니라 기록/저장까지 디지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는 1988년, 일본 후지필름에서 만들어 졌다. 'DS-1P' 제품으로 카메라의 전원을 끄더라도 저장된 사진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은염을 기반으로 한 필름과 인화지의 표현 매체의 사진을 뒤집는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은 현상, 인화의 단계를 거치지 않았다. 촬영 즉시 그 이미지를 바로 확인하고 프린트 할 수 있었고 이미지의 데이터는 인터넷의 기반 아래 세계 어디든 전송할 수 있었다. 편리성과 신속성에 있어서 기존의 은염 사진이 가지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은염 사진이 가지는 표현력에 많이 부족했지만, '디카'는 사진 역사에 혁명을 일으켰다.

"사진이란 무엇인가요? 제일 먼저 던지는 질문입니다. 교과서에서는 '사진은 말이다'고 나와 있지요.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그것은 언어라고 이야기 합니다. '사진은 기록이다' 이것은 문자나 마찬가지죠. 예를 들으면 우리 일상에는 많은 행사들이 있죠. 그런 행사들을 찍은 사진들은 그날의 일기고 기록이 됩니다. 그런 다양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사진만의 특성은 직접적인 직접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군대 가면 동료들끼리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죠. 너 애인이 어떻게 생겼어? 그것을 설명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많이 걸리겠어요. 그리도 그것을 듣는 사람들은 또 각자의 얼굴을 머릿속에 그립니다. 같은 설명이 될 수 없는 거죠. 만약 애인의 사진을 찍어서 가져왔더라면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그 한 장으로 모든 설명이 가능한 거죠."

'말'은 부정확하다. 그의 말처럼 '말'은 다양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바로 자의적인 해석과 판단이 가능한 것이다. 사진은 자유로운 언어성을 가지면서 어느 매체보다도 지시적이고 표현대상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그의 말처럼 기록성과 동시에 언어성을 띠는 것이다.


이야기가 담긴 사진 찍기

"때로는 시인이 돼야 합니다. 시인이 글을 못 쓰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을까요? 시인이 글을 못 쓰게 되고 다른 예술로 바꾸라고 한다면 시인이 선택하는 건 사진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정말 좋은 사진은 복잡하지 않아요. 아주 간단해요. 주제가 명확하죠. 그런 사진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좋은 사진이 될 수 있어요. 근데 그 사각 네모 프레임 안에 너무 많은 걸 집어넣으려고 하면 주제가 약하게 됩니다. 좀 더 간단하게, 명확하게 내가 무얼 찍으려고 하는 것인지가 정확해야 합니다."

"사진은 다른 어떤 예술이랑 달라서 없는 것을 만들 순 없습니다. 세상에 있는 것 이어야 합니다. 없는 것을 만들어서 찍을 순 없습니다. 있는 것을 카메라 안에다가 옮기는 것입니다. 사진은 창조 보다는 발견에 가까운 거죠. 발견을 먼저 해야 합니다. 눈으로 보고 나의 생각과 나의 감성, 감각들에 의해서 발견 되는 것입니다.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찾아내는 것도 다 다를 것입니다. 사진가의 인식은 철저히 후천적으로 개발 됩니다.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면서 개발 되는 것이지요. '나는 소질이 없어' 라고 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저도 한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내가 끼가 없는 거 같다고. 나도 좀 뭔가를, 신기 같은 게 내 몸에 있었으면 더 잘 찍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봤습니다.(웃음) 근데 다르게 생각해 보니 게으른 탓이 컸어요."

모든 사진은 발견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다.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발견, 통찰력이 필요하다. 사물과 일상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통찰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의미를 발견하고 사진가가 사진으로 담아 낼 때, 사진에 이야기가 담기는 것이다.

"제일 중요한 거 같으면서도 다 아는 이야기잖아요. '카메라는 세상을 네모로 본다.' 카메라 파인더 자체가 네모로 만들어져있으니까 결국은 우리도 네모로 봐야 하는 거죠. 일상을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네모로 자르는 것. 그림도 마찬가지예요. 캔버스 사각형 안에 다 넣어야 하죠. 이런 시각을 길러야 해요. 어디서 어디까지 자를 것인지 생각해야 하는 거죠."

사진을 찍는 행위의 본질은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사진가가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본 장면이 곧 사진인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눈과 카메라의 눈은 같은 듯 다르다. 사람의 눈은 보는 것을 다 본다고 생각하지만 보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하나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사진은 사각 프레임 속에 모든 요소를 담아낸다.
기본적으로 카메라는 네모로 세상을 바라본다. 이미지센서, 뷰파인더가 네모이기 때문에 사진도 네모로 표현된다. 이 네모 안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기 위해선 눈앞에 펼쳐진 세상 가운데 네모로 선을 긋고 자르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사진을 뺄셈입니다. 주제 외의 것은 빼줘야 합니다. 바로 시선이 빼앗기게 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빼야하나? 치울 수 있으면 치울 수 있지만 치울 수 없다면 각도를 통해 뺄 수 있죠. 어떻게 빼낼 것이냐 하는 것을 고민해야 합니다."

그림은 덧셈의 예술이라면 사진은 뺄셈의 예술이다. 주제가 명확한 사진일수록 담긴 이야기를 쉽게 읽을 수 있다. 한 마디로 프레임 안에 무엇을 넣고 무엇을 빼야 하는지 고민을 해봐야 하는 것이다. 사진은 뺄셈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싸고 무겁고 튼튼하고 단단한 DSLR 카메라는 가지고 다니기 힘듭니다. 초점을 맞추기도 힘들죠. 오랜 시간 촬영하면 팔목까지 아픕니다. 그래서 일단은 가벼워야 합니다. 가벼워야 하나라도 더 찍는 거죠."

어떤 카메라인지는 상관이 없다. 물론 초기에는 좋은 렌즈와 나쁜 렌즈의 차이가 심했지만 그 차이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그는 "헤밍웨이나 셰익스피어가 무슨 펜, 무슨 만년필로 글을 썼는지 밝히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라고 표현했다.

"뭔가를 찍어야 할 거 아니에요. 초보자는 물론 사진을 좀 한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더구나 초보자가 대상을 찾지 못해서 고민하고 찍지 못한다면 두려움에 벗어나지 못 할 것입니다. 내 마음을 끌어당기는 게 있다면 뭐든지 찍고 내용과 이야기는 나중에 고민해야 합니다. 꽃 하나, 돌멩이 하나가 내 마음에 꽂혔다면 그 순간 빛이 달랐을 것입니다. 그때 찍지 못했다면 다시는 찍을 수 없죠."

사진은 순간의 미학이다.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순간을 기록하는 최고의 수단 이다. 그의 말처럼 그 순간이 아니면 다시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같은 장소라고 해도 빛이 항상 다르다. 날씨도 항상 다르다. 때문에 같은 풍경은 볼 수 없다. 사진에는 내일은 없다.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감도를 제대로 못 맞추는 겁니다. 'ISO'라고 카메라에 표시되어 있는데 빛에 반응하는 속도를 표시를 해놓은 겁니다. 감도가 낮으면 훨씬 사진이 고운 사진이 되죠. 가령 숫자로 이야기한다면 100, 60 이렇게 내려오면 훨씬 고와집니다. 1000, 3000, 6000. 6000 이렇게 되면 거칠어집니다. 그래서 웨딩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감도가 낮은 것을 사용합니다. 그래야 신부 피부가 곱게 나오는 것이죠."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의 하나. 미리 'ISO'를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밤에 야경을 찍느라 높게 설정한 'ISO'를 바꿔놓지 않는다면 순간을 놓치고 사진을 망치게 된다. 일단 길거리에 나섰다면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렌즈 캡을 벗겨 두고 카메라의 전원도 켜두라고 그는 말한다. 순간적으로 셔터를 누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초점은 사진가의 의도입니다. 좋은 사진이 뭐죠? 좋은 사진은 어떻게 해야 하죠? 첫째는 초점을 잘 맞춰야 합니다. 거리를 맞춰야 하는 거죠. 옛날 카메라는 렌즈를 돌려가면서 초점을 맞추는데 요즘은 1단만(반셔터) 누르면 자동적으로 맞춰지잖아요. 그 다음엔 노출을 정확히 맞춰줘야 합니다. 세 번째가 내용이에요. 이 세 가지를 정확히 해줬을 때 내용을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초점을 맞춘다는 건 사진을 찍는 사람이 보고 있는 시선이다. 사진으로 담아내고자 하는 주제이며 사진가의 의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사진을 삼자가 봤을 때 그 초점이 맞는 곳에 가장 먼저 시선이 머물게 된다.
그는 아마추어 하고 프로의 차이가 세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손을 떨지 않고, 초점을 정확하게 맞추며 노출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다. 기본 적인 것이고 쉬운 일이지만 그만큼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충분히 기다려야 합니다. 좋은 찬스를 잡기 위해서는 끈질기게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계속 지켜보고 기다리고 그것을 찾아 내야합니다. 결국은 사진은 기다림의 미학이라고도 이야기하잖아요. 제가 촬영한 이런 생태사진들은 하루 이틀에 끝나는 게 없어요. 어느 경우는 한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같은 곳을 연속 며칠 씩 여러 번 갑니다. 담양에서 찍은 물총새 사진은 매일 아침에 가서 위장 천막 안에서 김밥을 먹으며 삼일을 쫒아 다녔어요. 근데 계속 날씨가 달라지잖아요. 그날 그 빛에 따라서 물총새 몸이 달라지니 그 순간을 잘 잡아야했죠."

순간의 미학임과 동시에 기다림의 미학의 사진. 찰나의 예술이라고 하지만 완벽한 찰나를 붙잡기 전까지의 과정은 기다림이 있어야 한다. 순간적인 재치와 판단으로 이야기를 담아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진은 기다림의 산고 끝에 완성된다.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결정적인 순간을 찾아내는 것이 사진을 잘 찍는 비결이라고 그는 말했다.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 입니다. 빛이 있어야만 찍을 수 있죠. 빛이 있기 때문에 좋아지는 그림입니다. 빛이 없으면 만들어 질수 없는 그림 인 셈이죠. 빛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차를 타고 다니다보면 똑같은 길이라도 시간에 따라 달리 보이는 곳이 있습니다. 갈 때 '와, 정말 멋있다! 올 때 다시 찍어야지.' 하고 다녀오면 그땐 없거든요. 빛의 방향이 달라졌으니까요.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 되면 그때 바로 찍어야 해요."

사진은 붓이나 펜 대신 카메라와 렌즈를 통해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다. 같은 맥락으로 그는 흐린 날을 사랑하라고 한다. 빛으로 인해 생기는 명암의 차이로 사진을 망치는 일이 없기 때문이란다.
또 물이 스며들면 색이 살아나는데, 바싹 말려놓은 바위를 찍는 것 보다 바위에 물을 뿌려서 적신 뒤에 찍으면 반사 빛이 없어지고 더욱 선명해진단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에 'P모드', 'S모드'가 있습니다. 그 역할이 흥미롭습니다. 'P모드'로 맞춰서 찍으면 조리개와 셔터를 자동으로 계산을 해서 노출을 맞춰서 찍어줍니다. 'A모드'는 내게 조리개 결정권이 있는 거예요. 내가 조리개를 설정 하면 셔터는 자동으로 계산해서 해주는 거죠. 'S모드'는 셔터를 내가 결정 하고 조리개는 카메라가 결정을 하는 방식입니다. 'M모드'는 조리개나 셔터를 모두 내가 결정 하는 것이지요."

조리개는 사진의 선명도를 나타내 준다. 쉽게 말해 초점을 조절하는 것이다. 셔터는 시간을 조정하는 기능이다. 대상의 움직임에 따라 그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듣고보니 이제야 이 두 가지를 이용한 다양한 모드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감추는 것도 미덕입니다. 사진은 직설적이어서 조금 감추고 싶은 것은 스스로 감추어야해요. 직접 화법이 아닌 간접화법으로 바꿔 보는 것입니다. 이런 방법이 관심을 더 끌 수 있죠."

사진은 너무 직설적이다.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 너무나 명확해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그는 가끔은 감출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다 드러내지 않고 일부만 보여준다거나 간접 화법으로 둘러말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호기심은 사진을 더욱 오래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어느 한 부분을 보여줌으로써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좋은 사진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강조한 것은 좋은 사진을 알아보는 좋은 눈이다.

"좋은 눈은 많은 사진들을 접할 때 가질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은 컴퓨터에 저장해두고 여러 번 들여다보세요.  '저건 어떻게 찍었을까?', '저건 셔터를 이용한 사진일까?', '조리개를 이용한 사진일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사진을 보는 눈도 좋아지고, 찍는 기법도 좋아지게 됩니다."

사진은 눈으로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의를 듣고 보니 사진은 눈으로 '읽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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