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6.7 | 연재 [TV토피아]
tvN은 어떻게 '드라마의 왕국'이 되었나?
박창우(2016-07-15 09:32:01)





tvN의 성장세가 놀랍다. 지난 2006년 개국 당시만 하더라도 tvN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에는 'B급 콘텐츠' 혹은 '악마의 편집'이란 기분 나쁜 수식어가 늘 따라 붙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믿보드(믿고 보는 드라마). '고퀄(고퀄리티)', '명드(명품 드르마)'와 같은 수식어는 기본이고, 지상파 부럽지 않은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주목 받고 있다.

tvN의 달라진 위상은 광고 매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tvN이 개국하기 전이었던 2005년도 CJ E&M 산하 케이블TV사업자의 광고매출은 650억 원에 머물렀지만, 2014년도에는 2868억 원까지 늘어났다. tvN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매출이다. (참고로, tvN의 인기 프로그램 중간광고 단가는 이미 지상파를 넘어선지 오래다.)

tvN의 현실은 지난 6월 개최된 <2016 백상예술대상>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tvN은 TV부문에서 총 6개의 트로피를 독식하며, 지상파 채널을 압도했다. 범위를 드라마로 좁히면 tvN의 성과는 더욱 도드라진다.

SBS는 <육룡이 나르샤>의 이방원을 연기한 유아인이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을 뿐이고, MBC는 드라마 부문에서 한 개의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KBS의 경우 <태양의 후예>가 TV 부문 대상을 차지하고, '송송커플' 송중기와 송혜교가 인기상과 글로벌스타상을 수여함으로써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반면, tvN은 <시그널>, <응답하라 1988>, <치즈 인 더 트랩> 등 3개의 드라마를 통해 극본상(김은희), 남녀 신인상(류준열, 김고은), 연출상(신원호), 여자 최우수 연기상(김혜수), 작품상(시그널) 등 고른 수상자를 배출했다. tvN을 '드라마의 왕국'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이유다.

tvN이 하나의 왕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가지 않은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지상파 드라마가 '멜로'에 집착하고 '자기복제'에 머무는 동안 tvN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험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 온 것이다.

가령, TV부문 남여 신인 연기상을 모두 tvN 드라마가 배출했다는 점은 과감하게 신인배우를 기용하고 발굴하는데 앞장서왔다는 의미로 해석가능하며, 지상파에서 편성을 거부한 <시그널>로 대박을 친 것 역시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지원과 노력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최근 들어 이름있는 작가와 톱스타의 tvN 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11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오는 '칸의 여왕' 전도연의 복귀작 <굿 와이프> 역시 tvN을 통해 만나볼 수 있고, 김은숙 작가와 배우 공유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올 하반기 기대작 <도깨비>도 tvN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좋은 작품과 뛰어난 배우가 몰리고 있다는 것은 결국 그만큼 tvN을 믿고 있다는 것이며, 성공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의미일 것이다.

왕국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10주년을 맞이한 tvN의 '성벽'은 앞으로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디 자만하지 않고, 지금처럼 신선하고 창의적이며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통해 대중과 호흡해 나가길 바란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