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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 | 연재 [장영란 김광화의 밥꽃 마중]
들깨꽃
(2016-10-17 09:17:28)




가을로 접어드는 9월에 꽃이 피는 게 들깨다. 여름 기운을 먹고 푸르게 자란 들깨 줄기 끝과 잎겨드랑이 여기저기서 꽃대를 올린다. 길이는 사람 손가락 정도. 그 꽃대 하나에 작은 꽃이 돌아가며 빼곡히 붙어 아래 꽃부터 하얗게 피기 시작한다. 꽃이 피면 푸른 들깨 밭이 하얗게 물들고 그 향내는 더욱 진해진다. 며칠 뒤, 땅 위에 먼저 피었다 진 하얀 꽃잎이 쫙 깔려있는 걸 볼 수 있다.


이 꽃대를 따서 튀기면 향긋한 들깨송아리튀김. 이파리를 따서 먹으면 향긋한 깻잎. 우리나라 사람은 이 향을 좋아하지만 외국인들은 그렇지 않다니…….  


들깨가 9월초에 꽃을 피우는 건, 낮의 길이가 짧을 때 꽃을 피우는 단일성 식물로 밤잠을 좋아해서다. 하지만 잎들깨 농가에서는 들깨에서 꽃대가 올라오면 잎이 쇠지니까, 어떻게든 꽃피는 걸 막으려고 밤에 불을 환하게 밝힌다. 도시 근교를 밤에 다닐 때 비닐하우스 안에 밝게 불을 밝힌 곳이 바로 잎들깨 하우스. 들깨나 사람이나 밤잠을 자기 힘든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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