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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6 | 연재 [장영란 김광화의 밥꽃 마중]
으름꽃
(2017-06-30 15:21:21)



조선바나나 '으름'을 먹어본 적이 있는가? 달콤한 과육이 있는 으름은 산에서 저절로 자라는 야생과일이다. 그래서 씨앗이 크고 많은데 이 씨앗을 씹으면 무척 쓰다. 으름덩굴은 씨앗이 동물의 위장을 거쳐 발아하기 좋은 상태를 만들고자, 자기 씨앗을 달큰한 과육으로 감싸 놓았기 때문이다. 과육은 먹되, 씨앗은 고스란히 내놓아야 한다. 그래서 으름을 먹으려면 씨앗을 솔솔 가려 뱉어내며 먹든가 아니면 통째로 꿀꺽 삼켜야 하는데…….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맛인지 몰랐지만 지금은 가을에 으름을 못 먹고 넘어가는 건 상상이 안 된다.
이 으름덩굴에는 어떤 꽃이 필까? 숲 가장자리 그러니까 햇살이 잘 들어오는 곳을 좋아한다. 으름은 잎이 먼저 나는데, 잎은 동글동글 작은 잎 5~6개가 손바닥을 펼친 모양으로 모여서 난다. 5월 숲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달콤한 향기가 나면 으름꽃을 찾을 수 있으리라.
으름꽃은 암꽃 수꽃이 따로 있는데 자기꽃가루받이를 하지 않고 다른 으름덩굴의 꽃가루만 받는다. 암꽃은 크고 검붉고, 수꽃은 작고 연한데, 이렇게 꽃잎처럼 보이는 건 꽃덮이조각이다.  꽃덮이조각은 보통 3개로 아래를 보고 피는데, 활짝 피면 뒤로 젖혀진다. 그러면 암꽃 안에 으름 열매가 될 씨방 여러(3~ 15)개가 마치 꽃술처럼 동그랗게 모여 있고 그 끝인 암술머리는 끈적인다. 수꽃 안에는 수술이 6개가 있고 꿀샘이 들어있어 곤충을 불러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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