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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 | 연재 [특별기고 / 수요포럼]
평화, 그 고존의 길을 염원하다
다큐멘터리 PD가 바라본 전쟁
김영미(2018-02-07 16:51:46)

김영미PD는 179회 수요포럼에서 분쟁지역을 취재하는 일과 참혹한 현장에 대한 생생한 경험을 전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한다는 책임감으로 일년 중 8개월 해외취재현장을 누비며 소식을 전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은 남의 일처럼 관심이 없다. 이 글은 중동 주요분쟁국들의 문화와 현재 상황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가 작성한 글이다.


■ 전쟁은 왜 일어날까?
전쟁이 나면 사람들이 많이 죽는다. 누구나 아는 이 사실이지만 당장 내가 사는 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떨까? 한국은 이미 1950년에 6.25 전쟁을 경험한 나라다. 그러나 지금 그 전쟁을 기억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세월이더 흐르면 잊혀질 것이다. 전쟁에 대해 아무도 실감하지 못한다 해도 지구상에서는 매일 전쟁으로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현실이다. 도대체 전쟁은 왜 일어나고 누가 피해자인지 지금도 진행중인 다른 나라의 분쟁 또는 전쟁을 통해 알아보자.


■ 전쟁은 다양한 이유로 일어난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전쟁은 영토분쟁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땅 사이에는 분리 장벽이 있다. 이스라엘이 서로 사는 공간을 막아놓고 분리시킨 것이다. 분리 장벽은 엄연히 주거공간을 차별한 불법행위다. 때문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감정의 골이 깊다. 이 두 나라의 분쟁은 중동지역 전쟁의 빈번한 원인이고 늘 전쟁위험을 안고 있는 화약고와 같다. 그렇다면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모두 미워할까? 아니 그렇지 않다. 이스라엘 사람들 중에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박해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2014년에도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에 3차 폭격을 가하자 이스라엘 제2의 도시 텔라비브에서는 폭격반대 시위가 시민들에 의해 일어나기도 했다, 그들은 폭격이든 전쟁이든 사람들이 죽어갈 수밖에 없으므로 나라이름과 종족 혹은 종교와 상관없이 폭력을 막아달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지 일반 시민들 중에는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세계 화약고 가자지구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땅과 이집트 사이의 국경에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가 이곳 국경을 봉쇄했기 때문에 가자지구 사람들은 갇혀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세력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제거해야 할 대상이라고 여긴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가자지구를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수천명의 민간들의 무고한 희생의 되풀이다.


■ 아프가니스탄 전쟁_급진 이슬람 세력과 미국의 싸움
탈레반은 누구인가? 탈레반은 이슬람 신학교(마르데사)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란 뜻 이다. 1980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이 학생들이 '반소련' 저항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탈레반은 무장세력으로 자리잡고 외세와 맞서며 1995년부터는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쥘 정도로 성장한 정치세력이 되었다. 하지만 2001년 9.11 테러가 나고 이들과 빈라덴이 배후라는 이유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공격했다.


아프간 여성들은 왜 온몸을 가리는가?
탈레반은 급진 이슬람주의자이다. 이슬람과 정치를 하나로 보는 신정 정치 주의자들이기도 하다. 엄격한 이슬람법인 '샤리아'법을 통해 국가를 통치하려고 한다. 여성의 복장은 샤리아에 의해 규정했는데 코란에 나오는 '네 누이와 아내의 얼굴을 남에게 보이지 말고 베일로 가려라'라는 것에 의해 여성들은 온몸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는다. 이 옷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내려오는 복장으로 눈 주위에 살짝 망사가 있어 이 부분으로 앞을 내다보며 걸을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탈레반은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들을 처벌하며 이 옷을 입기를 강요하고 있다.


아프간 사람들은 왜 미군을 미워할까?
처음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들어왔을 때, 환영까지는 아니어도 죽이려 달려들진 않았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며 미군의 군사작전으로 인해 민간인 피해자가 늘어나자 아프간 사람들의 미국에 대한 원한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미군은 무인 공격기로 공중에서 폭격을 해서 많은 인명이 살상되기도 한다. 무인 공격기는 사람이 직접 조종하지 않는 로봇 비행기이다. 지상에서 리모트 콘트롤하는 것으로 지상에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누가 있는지 구별하기 힘들다. 그래서 일단 폭격을 하게 되면 민간인들이 많이 죽을 수 밖에 없다. 그럴수록 미군에 대한 원망은 높아만 간다.


■ 이라크 전쟁_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
미국은 왜 사담 후세인을 제거했나?
2003년 미국은 사담 후세인 정부가 대량 살상무기를 생산하고 있다며 독재 체제인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심어주겠다고 전쟁을 시작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그 혐의로 체포되어 교수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사담 후세인이 세계를 위협할만한 대량 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담 후세인이 독재로 수많은 이라크 사람들을 죽인 독재자인 것은 맞지만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사망자의 숫자가 훨씬 더 많았고 이라크는 그 후 더 큰 내전에 휩쓸려서 지금도 여전히 정치상황이 불안하고 혼란 속에 빠져있다.


이라크 내전은 왜 일어났나?
이라크는 종족과 종파가 다양한 나라다. 그래서 항상 내전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각 종족과 종파들이 서로 정권을 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담 후세인 시절 이슬람 수니파(다수파)가 득세했다. 그러나 지금은 또 다른 시아파(소수파) 정권이 들어서 있다.


이슬람무장단체 IS는 어떤 단체인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IS는 원래 알카에다와 뜻을 같이하는 이슬람 무장 단체이지만 최대 거점인 모술을 중심으로 이라크 안에서 점점 세력을 확장하며 더 잔인하고 악랄한 수법으로 사람들을 처형하는 공포 정책을 펼치며 승승장구했다. 그 잔인함 때문에 알카에다도 두 손 들고 결별하게 되었다. 제2도시인 모술을 IS에게 빼앗긴 이라크 정부군은 2016년 10월 모술탈환 작전에 돌입. 9개원간의 전투 끝에 올해 7월 이 지역을 되찾았다. 하지만 이 작전으로 IS조직원보다 많은 민간인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 내가 바라본 전쟁
나는 다큐멘터리 피디다. 그리고 전쟁과 분쟁, 내전을 취재하는 종군 취재진이다. 굳이 위험을 각오하는 종군 취재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아무도 안하기 때문이다. 나라도 취재를 해야 한국에 생생한 뉴스를 전해줄 수 있고 정확한 실상을 한국사람 시각으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를 하기 위해 사람들과 만나 직접 소통을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한국에 전하는 사람이다. 위험하다고 해서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아니라 위험할지라도 취재가 필요하면 반드시 들어가 취재를 해야하는 의무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 외국 취재진이 겪는 고충
언어가 다르다
통역을 동반하고 취재를 하지만 최대한 취재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새로운 정보를 알기 위해 언어를 최대한 많이 배워 놔야 한다. 언어가 다르면 사실을 왜곡할 수도 있고 다 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언어가 서로 달라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확한 통역을 통해 사실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서로 문화가 다르다.
우리나라와 중동 아프리카는 지리상으로 거리가 너무 멀다. 같은 현상을 두고 보는 시각이 그들이 보는 시각과 천지 차이로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화가 다르다는 것은 많은 생각에서 서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이들의 생각과 문화를 분석해야 한다. 이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 취재하며 종종 난관에 부딪치는 경우가 있는데 일이 벌어져도 이게 왜 벌어졌는지 몰라 헤맬 때 참 답답하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 취재진은 눈높이를 취재원과 맞추는 훈련이 필요하다.


용기가 필요하다
독재 국가에 가더라도 비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우선 건강한 판단력이 있어야 하고 현지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나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그래서 평상시 이에 대한 훈련이나 공부가 필요하다. 바른 생각과 현상을 냉철하고 논리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취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걸 바탕으로 용기 있는 취재를 하려고 현장에서 부지런히 뛰어다녀야 한다.


취재할 때 벌어지는 위험 상황
카메라를 들고 있는 그 자체가 위험하고 경호원이 있어도 저격을 피하기 힘들 수 있다. 취재진은 타겟이 되기 쉬우므로 위험에 대해 감지능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와 풍부한 경험을 필요로 한다.


임베딩(종군 기자 프로그램) 취재의 위험성
미군은 전쟁시 군인들과 취재진을 같이 배치하는 종군기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취재진은 미군이 제공하는 의료 혜택과 숙식 제공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전투에 참여하는 만큼 군인들과 같은 급의 위험이 뛰따를 수밖에 없다. 전투시 무기도 소지하지 않기 때문에 자체 방어도 힘들다. 하지만 무엇보다 경계해야할 가장 위험한 것은 이런 프로그램 제공자들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잘못된 사실과 부당한 행동에 눈감아주는 등 자칫하면 취재진으로서 중립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전쟁보다 게릴라전 취재가 더 위험한 이유
전쟁에 참여하는 군인들은 모두 유니폼을 입는다. 하지만 게릴라전이거나 민병대의 경우 민간인 복장을 하고 전투에 나서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아군 적군을 구별하기 어려워 오발 사고도 나고 취재진으로서는 그들 중 누가 나를 공격할 수 있는지 가늠하기가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취재진에게는 정식 군인들보다 더 위험한 존재들로 인식되고 있다.


■ 10대가 위험한 세상
나이지리아에서 누가 이 소녀들을 납치했나?
2014년 4월,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무장 단체 보코하람이 북부지방 치복이라는 도시에서 기숙사에서 자고 있는 10대 여중생 300여명을 강제로 납치했다. 이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서양식 공부를 하는 것이 죄악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보코하람은 자칭 알카에다 연계 조직이라고 말하지만 알카에다는 이들의 비도덕적인 납치를 비난하고 나서며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이슬람 경전을 공부하는 청년들이 만든 단체였지만 시간이 흘러 이들은 점점 포악해져갔고 범죄자들까지 합류하기 시작했다. 현재도 납치와 공격을 하며 나이지리아를 혼란에 빠뜨렸다. 납치여중생들 중 57명은 당일 탈출했고 21명은 32개월만인 2016년 12월 기적같은 생환으로 가족들을 만나게 되었지만 나머지 197명에 대한 생사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년병, 아프리카의 수치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는 18세부터 군입대가 허용되고 일부에서는 21살부터 이지만 인권이 유린된 내전국가에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 소년병은 근절되지 못하는 잘못된 관행이다. 시에라리온, 콩고, 라이베리아, 우간다 등 아프리카에서 내전을 겪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소년병이 발견되고 있다. 아직 유치원 다니는 어린 아이부터 10대 미성년자들이 무장 단체에 납치되어 전쟁의 맨 앞자리로 끌려간다. 자기 키보다 더 큰 총을 메고 마약을 투여 받으며 정글 속에서 전투를 수행한다. 어른 군인들에게 심한 구타를 받고 배고파서 집에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결국 죽음뿐이다. 운 좋게 살아서 집에 가더라도 마약에 찌들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다. 아이들은 어른들에 의해 보호받아야 하지만 오히려 어른들이 이들을 전쟁의 총알받이로 사용하는 우리 시대의 부끄러운 모습이다.


시리아 내전의 주역 10대 청소년들
시리아는 지난 2011년부터 7년 가까이 내전상태다. 이 내전은 10대 소년들이 담벼락에 시리아 대통령 알 아사드를 조롱하는 말을 낙서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화가 난 시리아 정부 관계자가 이 소년들을 체포해서 고문했자 그들의 부모들과 시민들이 시위를 벌인 것을 계기로 현재까지 정부군과 반군의 대치구도로 시리아 내전이 진행 중이다. 반군 중에는 10대 소년들이 다수 병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의 희생도 크다. 이들은 정식 군사훈련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을 방어할 줄 모르기 때문에 전투에 나가 사망할 확률이 높다. 세상의 관심이 시들한 가운데 시리아 내전은 점점 심해지고 있고 이들의 희생도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 20대가 위험한 세상
아랍의 봄 주역, 이집트의 20대 청년들
인터넷이 점점 발달하며 중동과 아프리카에도 인터넷 보급률도 높아지고 핸드폰도 많이 팔리고 있다. 청년들은 인터넷을 통해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 방식을 알게 되었다. 당시 30여년째 독재를 해오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통치하던 시절, 선거를 통해 자신의 지도자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들은 SNS를 통해 이런 사실을 주고받으며 또래 가운데 많은 청년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오프라인에서 모이기로 정하고 이집트 수도 카이로 중심부에 있는 타후리르 광장에 모였다. 이들은 수많은 인파에 놀라고 감탄하며 민주주의를 얻기 위한 독재타도의 구호를 외쳤고 마침내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참전한 미군중에는 젊은 20대 청년이 많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한 미군들이 많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파병을 온 군인들도 많이 만날 수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전쟁에서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얻게 된다. 그래서 전쟁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오더라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놀라운 것은 이들 중 상당수가 20대 젊은이들이라는 거다. 이 청년들에게 군대에 입대한 이유를 물으면 대학갈 학비를 국가에서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대답도 듣게 된다. 또한 컴퓨터 게임과 전쟁영화를 경험하며 자란 이들 세대는 군대나 군인들의 유니폼이 멋있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지원 입대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아직 사회 경험도 없고 뇌가 다 자라지 않아 미숙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막바로 전투에 투입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얻을 확률이 다른 사례에 비해 높다. 그 결과 귀국 후 미국 본토에서 총기 사고를 일으키거나 자살을 하는 등 부작용도 심각하다. 전쟁은 이라크나 아프간뿐만이 아니라 미군까지 희생시키며 승자가 없게 만든다.


■ 평화, 그 공존의 길
전쟁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만이 최선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많이 희생되는 사람들은 애꿋은 민간인들이다. 그것이 국제사회가 같이 한 목소리를 내면서 전쟁억제의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다.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인해 세계가 점점 가까워지는 지금, 국제사회의 이런 노력들은 더욱 필요하게 되었다. 국제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공정무역
전쟁이 끝난 후에도 사람들은 그 전쟁의 상처를 잊지 못한다. 가난한 사람들끼리 먹고 살 것이 없는 빈곤이 지속되면 또 다른 전쟁이 날 가능성이 많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대부분의 병사들은 탈레반이 주는 월급 때문에 합류한다고 알려졌다. 실업률이 높아지며 일자리가 품귀현상을 빚고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없다는 절망감에 제 발로 탈레반 병사가 되기 위해 나서게 된다. 만약 그들에게 먹고 살 수 있는 다른 직업이 있다면 총들고 전투하는 탈레반 병사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분쟁지역과 가난한 제3세계에서 생산되는 물건을 선진국에서 사주는 착한 소비가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 커피, 목화, 쵸콜렛 등 다양한 상품들이 분쟁국가나 가난한 나라에서 생산되면 가격을 후하게 쳐주며 직거래를 하는 것이 공정무역이다. 남미에 마약의 원료가 되는 코카나무를 제거해서 코카인을 없애고 그 자리에 초콜렛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나무를 심으면 코카인을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는 마약 마피아들이 사라지게 된다. 공정무역이 활성화되면 일자리를 얻게 되고 그렇게 되면 총들고 싸우는 일이 잦아들게 된다.


분쟁지역에 관심갖기
국제 뉴스를 보면 자살폭탄테러와 각종 암살 사건이 분쟁지역에서 나오는 뉴스의 대부분이다. 흔하게 나오는 뉴스라 우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라크에서 공사하던 우리 기업은 위험해진 이라크 내전으로 공사현장을 두고 탈출해야 했다. 또 이란과 미국의 핵협상이 시끄러워지면 당장 우리 집 앞의 주유소 기름값이 올라간다. 2014년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반군에 의해 격추된 말레이시아 항공에 타고 있다 사망한 승객들의 경우 우크라이나 내전과는 전혀 상관없었지만 내전의 희생양이 되었다. 만약 말레이시아 항공이 우크라이나 내전에 대해 미리 알고 대처했다면 다른 경로로 비행을 했을 것이고 이런 비극적인 사태를 피했을 수도 있다. 이처럼 지구 저 끝에서 벌어진다고 귀를 막고 있더라도 우리도 그 분쟁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뉴스를 통해서라도 알려는 관심이 필요하다.


미래는 공존의 시대
인간이 지구에 살기 시작한 이후 수많은 전쟁을 치루어 왔다. 중세시대의 십자군 전쟁부터 남북 전쟁 세계 1•2차 대전 등 근대에 들어서도 큰 전쟁을 치루었다. 현대에 와서도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아직도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하고 사람들은 계속 같이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더군다나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지구 저편의 상황도 우리에게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지구에 사는 동시대의 인류로서 더 이상 생명이 사그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인류애이며 사람에 대한 예의다.


■ 맺으며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어른들이 살던 곳과는 다른 차원 높은 세상이 될 것이다. 그들은 미리 공존과 평화에 대해 고민하고 다가오는 미래를 책임질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생각이 중요하다. 분쟁지역 취재를 다니며 알게된 실상을 제대로 알리고 '사람'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화두를 던지는 것이 내 활동의 목적이다. 세상을 책임질 귀한 사람을 만나고 세상 모든 어른들이 꿈꾸는 세상이 평화와 사랑을 통해 소통할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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