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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3 | 연재 [사진으로 세상 읽기]
M의 연대기
장근범(2018-03-15 11:03:52)



M의 연대기 #1
군대 있을 때 중대장이 끌고 술집을 갔어요. 여성분들이 나오는 술집에서 느꼈던 감정이 거북스럽고 싫고 당황스러워서 싫었어요. 그때 경험이 거부감으로 계속 남아 있어요. 사실 성매매 자체를 생각해 본적이 없었어요. 그 술자리에 앉았을 때 방 같은 곳을 들어갔더니 여성들이 옆에 앉는데 그 느낌이 별로 안 좋았어요. 누군가가 나에게 술을 따라주고 친한척하는게 참 별로였어요. 거부감이 많이 들었어요. 내가 왜 여기 있어야하는지 왜 이분이 나에게 술을 주는지도 몰랐어요. 사회생활을 하며 주변 동료나 선배들의 강요가 있을 때는 남자들끼리 술을 먹거나 가자고 하는 사람들 많았는데 그때마다 그냥 저는 집으로 갔어요. 그 그룹에 못 낀다고 소외감이 느껴질 때는 없었어요. 되려 그 사람들이 꺼려진 적이 있었어요.
직상 상사나 동료들이 요구 할 때 마다 싫다고 하거나 거부했어요. 그런데 그 부분 때문에 불평불만을 갖는 사람들이 있어요. 너가 거부하기 때문에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없다거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지 못한다고... 그런다고 그런게 없다고 일을 못하거나 깊은 이야기를 못한다고 .. 핑계라고 봐요.. 동질감에 대한 핑계.. 본인이 가고 싶으니 이유를 씌운다고 생각했어요. 쓸데없는 이유죠. 선미촌은 두려움의 공간이고 회피하고 싶은 공간이고 지나칠 때나 상당히 기분이 안 좋아요. 일부에서는 노동으로 가치를 이야기하지만 충분히 다른 걸로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국가라는게 다른 부분으로.. 일자리를 만들거나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사실은 선미촌에 가는 남자들은 구매라고 이야기하지만 강간이나 다를 봐가 없다고 봐요. 폭력이라고 생각해요. 상대방의 동의 여부를 떠나 돈으로 강제하는거니깐. 존재해야할 의미 자체가 없다고 생각해요. 살인이나 전쟁이 합리화 될 수 없다고 봐요. 역사를 핑계로 합리화 시킬려고 하는거라고 생각해요. 도덕적 두려움이라고 하고 싶어요. 누군가를 억압해 둔 상태에서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폭력.


M의 연대기 #2
선미촌은 많이 취해서 기억이 잘 안 난다. 허겁지겁 마음에 드는 사람을 선택했고 관계를 하고 나왔다. 거리를 슬슬 걸어가며 호객을 하는 언니들의 유혹을 받았다. 4명이 갔기 때문에 4명이 되는 곳을 찾았다.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나고 싶었다. 키가 작은 여성을 좋아해서 하이힐을 벗어달라고 했다. 내려 와달라고 말한 손님이 처음이라고 했다. 손님을 놓치기 싫어서 이 요구를 들어줬던 것 같다. 하이힐에서 내려오는 그녀를 보는 느낌이 이상했다. 세련되고 우아해 보였던 사람이 하이힐에서 내려오니 동네 아는 사람처럼 평범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녀를 따라 황급히 올라갔는데 진짜 안쪽이 복잡하고 나선처럼 생긴 계단을 들어가서 중간에 화장실이 있었고 코너를 돌자 빼곡한 방이... 방이 넓지도 않았다. 촘촘히 쌓여있는 방들로 들어갔다. 일자로 누우면 4명이 누울 수 있는 좁은 방에 들어가서 성기를 씻고 옷을 벗고 발기만 시킨 상태로 관계를 시작했다. 관계를 끝내고 다시 좁고 미로 같은 공간을 지나며 힐끗 다른 방들이 보였다. 이 사람들은 방들을 분명 받아서 쓰는 방일텐데 일이 끝나고 그 공간에서 지낼 사람들을 생각하니 자유가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들이 돈을 벌려고 하는 목적보다는 빚을 갚는 느낌이었다. 그 후 오다가다 보이는 선미촌을 바라보는 느낌이 좋은 감정이 아니었다. 여기로 올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선택에 고민이 생겼다. 그러고 나서 더는 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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